월드 뷰
빌 노트
대총회 본부에서는 복도를 걷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이 처음 방문한 손님인지 아닌지 금세 알 수 있다. 방문객의 발걸음은 직원들보다 느리다.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 활기차게 걷는 우리의 걸음걸이에는 익숙함과 서두름이 내포되어 있다. 가령 3층에서 열리는 위원회에 늦지 않으려는 식으로 말이다. 반면 방문객의 동작에서는 복도나 사무실을 잘못 찾지 않으려는 신중함이 배어난다.
몇 주 전이었다.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청년들이 복도에서 헤매는 것 같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도와 드릴까요?” 나는 잠시 내 용무를 잊어버리고 그들에게 물었다. “사람을 찾으시나요? 아니면 어떤 사무실을 찾으시나요?”
“예.” 한 사람이 나직이 대답했다. “청소년부를 찾고 있습니다. 거기서 약속이 있어서요.”
방금 걸어온 길을 되돌아 나는 어느새 그 친구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어디서 오셨어요?” 내가 물었다.
“이곳저곳 사방에서 왔습니다.” 또 다른 친구가 천천히 말했다. “저희는 ‘1년 선교’ 프로그램 참가자로 올 한 해 뉴욕 시에서 봉사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시는 분은” 한 친구가 말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애드벤티스트 월드> 편집장 아니신가요? 잡지 앞쪽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껄껄거리면서 나는 편집장이 맞으며 3쪽 사진의 주인공이라고 대답했다.
별안간 사방에서 미소가 피어올랐고 어색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 <애드벤티스트 월드>.” 각기 다른 억양으로 여기저기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맞아요. 목사님 기사를 <애드벤티스트 월드>에서 읽어 봤어요.”
지구라는 땅덩어리가 갑자기 한 손에 들어온 것처럼 작아졌고 훨씬 더 인간적이고 가까운 곳이 되었다. 전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우리에게는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연결해 주는 고리가 있었다. <애드벤티스트 월드>는 우리가 믿음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이 되어 주었다.
이번 달 커버스토리에서 이 청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잡지가 수백만 재림 신자를 하나로 이어 주는 끈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기 바란다. 그 나라가 임할 때까지 개인적으로 다 만날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이미 ‘온 세상에 펼쳐진 사랑의 큰 교제’에 다 같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