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이름, 이름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한 해 동안 성경을 통독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족보를 읽게 된다. 역대상에는 무려 1장부터 9장까지 족보가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먼저 어떻게 이 족보가 구성되어 있는지 보고, 그다음 이 족보의 중요성에 대하여 논의하기로 한다.
1. 족보의 내용 : 이 족보는 아담 또는 창조 시대(대상 1:1~3 참조)에서 홍수 시대(1:4 참조)에 이르는 이스라엘 역사 이전부터 출발해서 홍수 이후의 국가들(1:5~26 참조) 그리고 아브라함(1:27 참조)까지 이른다. 이 시점부터 이름의 목록은 하갈과 그둘라와 사라에게 난 아브라함의 아들로 제한된다(1:29~34 참조). 그다음에 다시 이삭의 후손, 즉 에서와 이스라엘의 자손들로 족보의 범위가 좁혀진다(1:35~54; 2:1, 2 참조). 여기서 우리는 족보를 기록하는 성경 기자의 주된 관심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야곱 또는 이스라엘의 가족 명단은 유다 지파로부터 시작한다(2:3~4:23 참조). 그 이유는 독자의 관심을 다윗과 그의 후손(3:1~24 참조)으로 이끌기 위해서이다. 물론 유다의 다른 자손들의 명단도 열거된다(4:1~23 참조).
다른 지파의 후손들도 기록되었다. 족보의 순서는 일반적으로 지파들의 지리적 위치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다는 중앙에 위치해 있고 시므온이 유다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므로 그다음에는 시므온이 언급되며(4:24~43 참조), 족보의 시선은 요단강 동편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여 르우벤(5:1~10 참조), 갓(5:11~22 참조), 므낫세 반 지파(5:23~26 참조), 레위(6:1~80 참조)를 차례로 언급한다. 그다음 차례는 북쪽 지파들이다(잇사갈 7:1~5; 베냐민 7:6~12; 납달리 7:13 참조). 그리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움직이며 지파에 대한 언급이 끝난다(므낫세 7:14~19; 에브라임 7:20~29; 아셀 7:30~40; 베냐민과 사울 8:1~40 참조). 역대상 9장은 바벨론에서 귀환한 자들의 명단인데 초점은 레위인들에게 맞춰져 있다(9:1~34 참조). 그리고 다시 사울의 족보로 돌아와서 다윗의 통치를 열 준비를 마친다(9:35~44 참조).
2. 족보의 중요성 : 첫째, 이 족보는 틀림없이 세계적인 차원의 압축된 역사이다. 그것은 창조, 홍수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확증함으로 시작해서 다윗 통치의 출발로 마친다. 그것은 또한 포로기와 귀환기의 역사를 포함함으로써 희망적인 요소를 제공한다. 한때 하나님의 백성은 예루살렘 성과 성전의 파괴 그리고 실망스러운 귀환 때문에 낙담하였지만, 그들은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역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과거에서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의 역사는 그분의 손에 이끌려 계속된다.
둘째, 성경의 설명에 따르면 역사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후손을 생산하는 능력을 주신 결과이다. 이런 생식의 역사는 하나님이 그분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인류 공통의 조상 아담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특별한 족보는 하나님의 백성과 인류 사이를 어떤 종류의 편견도 없는 실존적인 연대와 결속으로 묶는다. 족보 가운데서 아브라함의 출현은 그가 땅의 모든 나라를 축복하기 위한 하나님의 도구로 선택되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셋째, 이 족보는 그것이 할애한 길이를 근거로 볼 때 다윗과 레위 지파의 제사장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족보는 종종 특정 인물에게 종교적 또는 사회적 책임과 특권을 맡기는 신적 위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의 무대에서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
성경에서 왕과 제사장은 구속 사역과 예수님의 봉사를 대표하는 하나님의 도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수님은 왕이자 제사장이시다. 그분은 단순히 마리아의 아들이 아니었다. 그분은 독특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하나님의 아들이셨고, 아버지 하나님은 그분에게 특별한 책임을 맡기셨으며, 그분은 그 책임을 기꺼이 수용했으니 곧 인류의 구속이었다.
성경의 족보에는 배울 점이 많다. 다음부터 족보를 그냥 읽지 말고 자세히 심사숙고하며 연구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그곳에 담긴 수많은 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목사, 교수, 신학자로 봉사한 후 은퇴하여 텍사스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