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본
포옹과 추억 그리고 미래에 대한 약속
올리버 L. 자크
“안아 보실래요?” 그 젊은 엄마가 무게 2.7킬로그램의 꼼지락거리는 아기를 나의 무릎에 앉히며 말했다. “ 이름은 이본이에요. 여기요.” 자신의 소중한 보물을 나누는 엘리자베스는 내가 아기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고 있었다. 수년 전 그녀는 내가 목사로 사역하던 교회에서 내가 인간의 번성이라는 신성한 기적에 대해 설교하는 것을 들었다. 엘리자베스는 현재 그러한 일들에 대한 현장 경험을 가진 내과 의사이다. 그녀는 3일 전에 출산을 했다.
이본이 멋진 가족의 일원이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엘리자베스는 부모와 여동생 그리고 두 말썽꾸러기 남자 조카를 초대했다. 나도 아내 프레도니아와 그 모임에 참석했다. 성대한 만찬이었다. 할머니가 주요리와 케이크를 준비해 왔다.
분홍색 잠옷을 예쁘게 입은 이본이 내 손에 있었다. 다리와 팔, 손가락 모두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재어 보았다. 정말 작았다. 얼굴에는 주름이 있고 머리는 약간 눌려진 것처럼 보였다. 마치 물건의 품질을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새 거다. 정말 그랬다. 하지만 울음을 터뜨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내가 싫은 거니?”
나는 아기의 몸을 꼬옥 붙잡고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속삭였다. 아기는 안정을 찾고 잠이 들었다. 방 맞은편에서 부러운 듯 미소 짓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얘는 좁은 장소에 익숙해요.” 그는 내과 의사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기가 태어날 때 그 자리에 안 계셨나? 근무 시간이었나 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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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좋은 대화! 말할 게 정말 많았다. 출산 후 엘리자베스가 그렇게 빨리 축하 파티를 여는 것을 보고 놀랐다. 훌륭하고 지혜롭고 따뜻한 가족! 그 가운데 그 작고 잔주름 많은 공주님이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나는 이 소중한 작은 생명을 부드럽게 꼬옥 껴안았다. 그녀를 가슴 쪽으로 가져오며 내 손으로 그녀를 완전히 감싸 안았다. 그녀가 내 심장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내가 숨 쉬는 것을 느낄 수 있을까? 그녀의 작은 몸속으로 울려 퍼지는 나의 목소리가 확신과 위안을 가져다줄까? 그녀는 편안해했다. 내 안에서 뭔가가 움직였다. “남자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이에게 좋아요.” 나는 아버지가 된 남자에게 말한다. 그는 의자를 배치하느라 분주했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는 인자한 웃음을 띠어 보냈다.
이제 나의 어린 친구가 깨어났다. 눈을 떴다. 하품을 하고 팔과 다리를 움직였다. 나의 새끼손가락을 그녀의 작은 손에 올리자 그녀는 그것을 꼬옥 잡았다. 나는 목청을 가다듬고 정감 있게 냄새를 맡았다. “이 눈 좀 봐!” 나는 탄성을 질렀다. “이 놀라운 카메라는 바로 여기 있는 완벽한 컴퓨터로 조정된다고!”라고 외쳤다. 나는 아기의 뒤통수를 살짝 만지면서 속삭였다. “곧 초점을 맞출 거야.” 아기는 다시 들썩이며 불안해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나의 심장에 갖다 댔다. 우리 둘 다 기분이 좋아졌다. “당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요? 황홀경에 빠지기라도 한 거예요?” 아내가 물었다. 나는 “그냥.”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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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안는 것은 나에게 일종의 예배 행위이다. 내 마음은 하나님에 대한 생각과 느낌으로 넘쳐 난다. 슈퍼마켓 점원들이 식료품 담는 일을 도와줄 때 나는 가끔씩 그들에게 말한다. “나는 늙은이요. 교황보다 더 나이가 많지.” 다리는 말을 잘 듣지 않고 등은 아프다. 관절염으로 굽은 손가락은 컴퓨터의 키보드에서 잘못된 키를 친다. 무릎은 쑤신다. 기계 판막이 삽입된 심장은 더 강화되어야 한다. 백내장 수술을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새 보청기를 사용할 수도 있었다. 설교할 때 단 아래로 내려가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웃지 말기 바란다! 웃을 일이 아니다. 순간순간이 겁이 난다. 때로는 불안하여 몸서리를 치기도 한다.
나의 영혼은 하나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원한다. 나는 그분이 숨 쉬는 것을 느끼고 그분의 사랑의 심장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 그분이 나의 거친 손을 붙잡아 주기를 원한다. 그리고 당신의 모습을 본떠 또 당신처럼 되기 위해 창조된 당신의 쉼 없고 무기력한 자녀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는지 알고 싶다. 평안과 확신, 이해를 가져다주는 익숙한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 “어미가 자식을 위로함 같이 내가 너희를 위로할 것인즉”(사 66:13). 어린양을 가슴에 품고 가는 선한 목자가 생각난다. 또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셨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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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노인이 있다. 그는 예루살렘 성전에 있다.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라”(눅 2:25). 그가 팔에 안은 것은 누구인가? 나사렛 시골 마을의 아기이다! 그의 어머니가 당나귀를 타고 5일 동안 여행한 것이 그가 태어날 시기를 앞당겼을까? 애타게 기다린 아기 예수를 가슴팍에 끌어안으면서 늙은 시므온은 이 하와의 ‘씨앗’이 우리의 골육지친이 되어 악을 정복하고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에게 구원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 아기를 보라! 그의 눈과 그의 손! 조그마한 이본을 안으면서 나도 시므온의 깨달음을 공유할 수 있을까?
테어도어 루즈벨트에 관해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은퇴했고 통증과 말라리아로 고통 받았다. 한때 그 유명한 ‘의용 기병대’를 이끈 용감한 사람이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두려울 것 없는 미국 대통령을 상상해 보라. 그런데 어느 날 그는 새로 태어난 손자를 팔에 꼭 껴안고 객실에 서 있었다. 그는 말하지도 웃지도 않고 있었다. 그 노인은 울고 있었다. 그랬다. 그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괜찮아요, 대통령 각하. 우리도 이해해요. 괜찮아요!”
이본은 잘 자라고 있다. 이제 신비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생기 발랄한 학생이다. 사실 그녀는 집에서 공부한다. 그녀의 엄마가 최선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잊지 못할 멋진 방문의 기회를 제공해 준 엘리자베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본의 아빠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이본 너에게 강한 포옹을 보낸다. 우리의 신실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너와 나는 곧 다시 만날 게다. 그리고 정말로 서로를 알아 가게 될 게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니? 너와 함께 산책하고 심지어 인생의 강을 따라 뛰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너도 알겠지만 더 나은 그리고 더 안전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보좌로부터 흐르는 강 말이다.
올리버 L. 자크
목회자, 교사, 선교사 그리고 행정 관리자로 일했다. 2012년 9월에 별세했다.
발문 : 그녀의 작은 몸속으로 울려 퍼지는 나의 목소리가 확신과 위안을 가져다줄까?
(미주)
*‘의용 기병대’는 1898년 스페인-미국 전쟁 중에 양성된 미국의 첫 자원봉사자 기병대에게 주어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