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의 문제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성경이 순종을 강조하는 것 그 자체가 율법주의가 아닌가?
순종에 대한 성경의 강조는 타락한 인간 본성으로는 반가운 것이 아니다. 순종은 종종 자유의 제한으로 인식된다. 우리는 그것을 누군가 혹은 어떤 법에 복종하는 일과 연관시킨다. 그러나 성경에서 순종은 긍정적인 무엇이다.
1. 순종과 경청 : 성경의 종교는 들음의 종교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인격과 뜻을 인간에게 밝히면서, 그분의 말씀을 통해 말씀하셨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하심이 바로 인간 순종의 기본이 된다. 이것은 성경에서 동사 ‘듣다.’가 종종 ‘순종하다.’를 의미한다는 사실에서 설명이 된다(예를 들어 히브리어 ‘샤마’는 ‘듣다, 순종하다.’[출 24:7; 사 42:24]; ‘아잔’은 ‘듣다.’[출 15:26]; 그리스어 ‘아쿠오’는 ‘듣다, 순종하다.’[막 9:7]를 의미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앞서 언급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순종을 적절히 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순종은 대화적인 측면을 지닌다. 다시 말해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응답한다. 우리의 응답은 그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순종의 형태로 그 말씀을 표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순종은 대화 상대인 하나님께 말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2. 우리는 누구에게 귀 기울여야 하는가? 왜 우리는 하나님께 순종해야만 하는가? 이것은 중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질문은 나는 누구에게 순종해야 하는가이다. 본래 우리는 어떤 권세에게든지 순종하며 존재한다(롬 8:6~8 참조).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만 올바른 것을 선택할 수 있다(12~14절 참조). 성령을 통해 능력을 받음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순종함으로 응답할 때, 우리는 참으로 자유 하게 된다.
아직도 왜냐고 계속 묻고 싶다면 먼저 두 가지를 인정해야만 한다. 첫째, 성서 신학에서 궁극적으로 합법적인 권위는 창조주이자 구속주이신 분의 권위 하나뿐이다. 우리 삶의 근원이신 그분께서 우리에게 들으라고 호소하신다. 둘째, 창조주이자 구속주이신 하나님의 지식에 근거한 우리를 위한 그분의 뜻은 언제나 선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 복종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신령한 말씀에 반하는 일은 모순이다. 그분께 순종할 때 우리는 그분께서 의도하신 존재, 우리가 간절히 바랐던 바로 그 존재가 된다.
3. 순종과 하나님의 우주적인 계획 : 성경적으로 말해서 우주에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하나의 통일된 계획이 있다(엡 1:9, 10; 골 1:19, 20 참조).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말씀에 따라 우주 만물이 기능하도록 창조하셨다.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시 33:6). 그분께 들음으로 우주는 하나로 재구성된다. 그러므로 우리의 순종은 우주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 되어 온전히 통합되는 일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참된 순종은 지성과 자유를 전제로 한다.
자연은 자연법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뜻에 지배받는다. 이 법은 자연계의 체계 내에서부터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자연계에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일은 없다. 때로 하나님께서 자연계에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다. 악이 자연계의 적절한 역할을 망가뜨리고 혼돈이 만연하려고 할 때이다. 기술적으로 말해서 이것은 순종이 아니다. 그러나 자유를 부여받은 지적 피조물들은 주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필요가 있는데 이는 그분께서 대화 상대가 응답하길 기대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에 대한 자연계의 복종뿐 아니라 인간의 반응은 본질적으로 같은 목적, 즉 섬김에 있다. 우주의 각 요소들은 섬긴다. 지적인 존재만이 섬김의 순환 고리를 깨뜨릴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그 결과는 우주의 붕괴이고 자기 보존에 대한 극단적인 염려였다. 순종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를 위한 주님의 본 의도에 다시 통합될 때만 가능하다. 순종은 섬김이다.
순종의 이런 이해는 상당 부분 인간 본질의 전인적 관점에 근거한다. 우리는 육체를 가진 개별적 통합 생명체이다. 성령께서 말씀하실 때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일은 언제나 전인격적이다. 입술로 ‘예’라고 대답할 때는 곧 눈과 입과 손과 발도 ‘예’라고 대답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하심에 대한 전인격적이고 행동 지향적인 응답이다. 순종은 특권이다. 그것은 율법주의가 아니다.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수년간 대총회 성경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뒤 은퇴하여 미국 텍사스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