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 그때와 지금
삼 일 낮, 삼 일 밤이란 무슨 뜻인가?
예수께서 무덤에 얼마나 오래 계셨는지 묻는 질문이다. 어떤 사람은 그분이 죽은 상태로 72시간을 지내셨다고 믿으며, 삼 일 밤낮보다 적은 시간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이럴 때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성경 시대에 날을 어떻게 계산했느냐이다. 오해를 피하려면 본문의 문맥, 성경 다른 곳에서 유사 용어가 활용된 사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
1. 삼 일 낮, 삼 일 밤 : 본문은 아주 분명하게 말하는 듯하다. “요나가 밤낮 사흘을 큰 물고기 배 속에 있었던 것같이 인자도 밤낮 사흘을 땅속에 있으리라”(마 12:40). 우리에게 이것은 하루 24시간씩 정확히 만 삼 일의 정확한 시간을 말한다. 그러나 그저 삼 일이라고 강조하는 성경 기자에게는 꼭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
성경 시대에 하루는 낮/빛과 밤/어둠으로 구성된다. 그러므로 “삼 일 낮과 삼 일 밤”은 삼 일을 말하는 다른 방식이다. 마태는 예수께서 “사십 일을 밤낮으로”(마 4:2) 금식하셨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가는 “사십 일”(막 1:13)이라고 말한다. 성경 기자들은 정확한 24시간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들의 관심은 거기 있지 않았다. 우리처럼 시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구절은 동의어이고 첫 번째는 시간상의 정확한 분량이 아닌 날수를 강조한다. 우리가 그들보다 시간에서는 더 정확하지 않은가? 물론 그렇다!
2. 다른 구절들 : 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 다른 시간 표현들을 사용한다. 그중 몇몇은 서로 모순처럼 보인다. “삼 일 만에(또는 ‘후에’) 살아나리라”(막 9:31; 10:34; 마 27:63 참조)에서는 ‘만에’에 해당하는 헬라어 ‘메타(meta)’를 사용했다. “사흘에”(마 27:40)에서 ‘에’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위에(on), 안에(in)’를 뜻하는 전치사 ‘엔(en)’이다. 전치사를 사용하지 않은 구절도 있다(마 16:21; 17:23; 20:19; 눅 9:22; 18:33; 고전 15:4 참조). 그리고 “사흘 동안에(사흘에)”(마 26:61)라는 표현에 사용한 전치사 ‘디아(dia)’는 ‘삼 일 안에’, ‘삼 일 이내에’, ‘삼 일 사이에’(호 6:2 참조)로 번역될 수 있다. ‘후에’라는 표현은 부활이 넷째 날에 발생했음을 암시하지만 다른 구절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결국 ‘후에(메타)’가 무엇을 의미하느냐가 관건이다.
유대 문헌에서 ‘삼 일 후에’라는 구절은 ‘모레’를 의미한다.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이해했다. 마태복음 27장 63절에 따르면, 사람들은 예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그분이 셋째 날에 부활할 것이므로 “그 무덤을 사흘까지(‘헤오스’ heos) 굳게 지키게”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삼 일 후에’는 셋째 날의 어느 시간을 말하며 ‘셋째 날’과 같은 말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태복음에서 예수가 사흘을 ‘삼 일 밤낮’으로 말한 곳은 12장 40절뿐이다. 즉, 당시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을 ‘삼 일 이내에’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3. 포함 계산 : 다른 구절들을 살펴보면 ‘삼 일’이라는 관용적 문구에서는 하루의 일부분도 온전한 하루로 계산한다. 관용적인 표현을 문자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구약에서도 유사한 용례가 나타난다. ‘삼 일 밤낮’이라는 구절은 ‘삼 일’을 의미한다(삼상 30:12, 13). 에스더는 사람들에게 자신과 함께 ‘삼 일 밤낮’을 함께 금식하자고 요청했다(에 4:16). 그런 다음 “제삼 일에” 그녀는 왕 앞에 나왔다(에 5:1). 이것이 포함 계산이다. ‘삼 일’에서는 하루의 일부도 온전한 하루로 계산하여 포함시킨다. 르호보암 왕은 사람들에게 “갔다가 삼 일 후에 다시 내게로 오라”(왕상 12:5, 12)고 요청했다. 이스라엘 밖에서도 동일한 현상을 발견한다. 기원전 8세기에 메소포타미아 왕은 자신이 어느 도시에 당도한 사건을 언급했다. “짐은 아즐라야누 시에서 삼 일 동안 기다렸다. 그리고 셋째 날에 그들이 도착했다.” 첫날의 한 부분, 셋째 날의 한 부분도 삼 일에 계수 되었다.
성경을 정확하게 해석하려면 성경 기자들이 계산한 방식으로 날을 계수 해야 한다. 예수께서는 금요일에 돌아가셨고 셋째 날에 부활하셨다.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은퇴하기 전까지 목사, 교수, 최근에는 대총회 성경연구소 소장으로 교회를 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