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가깝고도 먼 하나님 이해하기
팀 매치스
기숙사 학교에서 일하면서 공부하는 동안 매우 위험하다고 알려진 황소 이야기를 들었다. 녀석은 덩치가 매우 크고 근육이 발달하여 자기 영역을 침범하는 존재에게 무조건 공격을 가했다. 농장 주위로 그 황소를 옮길 때도 주인은 절대 방목장에 직접 들어가지 않았다. 그들은 트럭을 타고 안전한 거리를 유지했다. 가끔은 트럭이 약간씩 부서지기도 했다.
만약 그 녀석이 방목장을 탈출하여 군중에게 뛰어들거나 고속 도로에 진입한다면 피해가 어떨지 생각해 보라. 다행히도 그 황소는 절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강한 전류가 흐르는 철사로 방목장을 둘러쌌기 때문이다. 황소는 농장 인부, 트럭 등 모든 것을 우습게 여겼지만 그 전선 울타리에는 꼼짝 못했다.
우리에게 빛과 열, 기타 수많은 편리함을 선사하는 전기가 성난 동물 한 마리에게는 위대한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전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전기의 고마움과 동시에 그 무서움도 알고 있을 것이다.
시내 산
하나님께서 백성을 만나기 위해 시내 산으로 내려오실 때에도 울타리를 치라고 명령하셨다. “너는 백성을 위하여 사면으로 지경을 정하고 이르기를 너희는 삼가 산에 오르거나 그 지경을 범하지 말지니 산을 범하는 자는 정녕 죽임을 당할 것이라 손을 그에게 댐이 없이 그런 자는 돌에 맞아 죽임을 당하거나 살에 쐬어 죽임을 당하리니 짐승이나 사람을 무론 하고 살지 못하리라”(출 19:12, 13).
그것은 평범한 사교 모임이 아니었다. 전지전능하신 창조주와 함께하는 신성한 자리였으며 사람들은 그 경건한 행사에 걸맞는 태도를 보여야 했다. 그들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마음과 복장을 정결케 했다(출 19:14 참조).
성경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제삼 일 아침에 우뢰와 번개와 빽빽한 구름이 산 위에 있고 나팔 소리가 심히 크니 진중 모든 백성이 다 떨더라 시내 산에 연기가 자욱하니 여호와께서 불 가운데서 거기 강림하심이라 그 연기가 옹기점 연기같이 떠오르고 온 산이 크게 진동하며”(출 19:16, 18).
위대한 창조주 하나님은 낮에 구름 기둥과 밤에 불기둥으로 보호해 주고, 따뜻하게 인도하는 분이시지만 한편으로 두려워하고 존경해야 할 분이다. 그분은 백성에게 이 사실을 가르치고자 하셨다. 백성을 그토록 사랑하셔서 원수에게서 구해 주시고 하늘의 양식으로 먹이신 그 하나님은 또한 그들에게 최고의 존경과 경배를 요구하셨다.
자기를 낮추시고 타락한 인간과 함께 거하며 교제하시려는 뜻을 사탄이 악용하여 친밀함에서 생기는 불경을 초래하려 한다는 사실도 그분은 잘 아셨다. 그러나 그분은 거룩한 품격의 소유자일 뿐 아니라 사랑과 함께 두려움의 대상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셨다.
하나님은 자신의 거룩함과 초월성에 대해 백성에게 주의를 주라고 모세에게 반복해서 말씀하신다(출 19:24 참조).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마 후 하나님의 백성은 이 중요한 교훈을 잊어버린다(출 31장 참조). 창조주에 대한 그들의 예배를 특징짓는 경건한 의식은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파티로 변질되었다. 음악과 춤이 난무했고 자신들의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옷을 갖추어 입는 대신 그들은 벌거벗었다. 거룩한 하나님에 대한 개념은 한 마리 동물의 형상, 금송아지상으로 축소되었다. 이처럼 하나님을 금으로 만들어 표현하는 게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자신이 화가에게 전화를 걸어 초상화를 주문하면서 금으로 만든 소 그림을 요청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레위인은 이 타락한 예배 의식에 참여하기를 거절했고 제사장 직분과 함께 하나님께 영예를 얻었다. 반면 화려하지만 거짓 부흥을 이끈 사람들 중 많은 이가 파멸되었다. 하나님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을 잃어 갈수록 하나님에게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커진다는 사실은 오늘날 예배에서도 볼 수 있다.
호렙 산
하나님을 사랑하는 동시에 경외해야 한다는 교훈은 백성만 배운 것이 아니다. 모세는 백성을 이끌도록 부름을 받기 전에 하나님의 인자와 동시에 그분의 위엄을 알게 되었다. 호렙 산의 불 붙은 떨기나무 속에서 하나님은 백성을 구하려는 자비의 계획을 모세에게 공개하셨다. 하지만 기적적인 역사를 실현하시기 전에 그분은 엄중하게 경고하셔야 했다.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또 이르시되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이니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니라 모세가 하나님 뵈옵기를 두려워하여 얼굴을 가리매”(출 3:5, 6).
“너희는 스스로 삼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와 세우신 언약을 잊지 말고…네 하나님 여호와는 소멸하는 불이시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니라”(신 4:23, 24).
현재는?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이 가르치신 교훈은 효력을 상실하지 않았다. 왜냐고? 하나님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시내 산에서 위엄 가운데 나타나신 하나님을 상기시키면서 히브리서는 경고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진동치 못할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 우리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심이니라”(히 12:28, 29).
엘렌 화잇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이 땅의 성소에 붙여진 성스러움으로부터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이 그분의 백성을 만나는 곳을 어떻게 간주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1 하나님의 임재를 실감할 수 없다고 예배에서 그분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감을 잃어버릴 것이 아니라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가 다 거룩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엘렌 화잇은 계속해서 말한다. “집은 가족을 위한 성전이고 벽장과 숲은 개인 예배를 위한 가장 한적한 곳이지만 교회는 회중을 위한 성전이다.”2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은 공적이든 사적이든 하나님께 향한 존경을 예배의 모든 국면에서 나타내야 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제시된 규정을 준수하는 것 이상이라고 그분은 구약에서 말씀하신다. 그분은 그분의 율법을 우리의 마음과 정신에 새기기를 원하신다. 그제야 우리는 진정 다음의 기별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 이는 그의 심판하실 시간이 이르렀음이니 하늘과 땅과 바다와 물들의 근원을 만드신 이를 경배하라 하더라”(계 14:7). 나는 나의 거룩한 구주와 창조주께 자신을 다 바쳐 경배하고 싶다.
팀 매치스
뉴질랜드 인버가길 소재 위클로우스트리트 재림교회에 출석한다. SIT(Souther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법, 리더십, 윤리를 강의하고 있으며 레슬리와 결혼하여 사무엘과 벤자민 두 자녀를 두고 있다.
1 엘렌 G. 화잇, <교회증언> 5권, 491
2 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