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전략
늘 기대한 대로 이루어지지만은 않는다
한넬 오촙스키
지난여름 핀란드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남편과 나는 남편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 친지를 찾았다. 그사이 새로운 일이 많았다. 친구 타이티는 2년 전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했고 한참을 고통에 시달렸다. 반신불수가 된 자기 몸을 하나님이 치료해 주신 일, 중보 기도로 말미암아 다시 걷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근황을 묻는 타이티에게 나는 우크라이나 호프채널(Hope Channel Ukraine)에서 기획한 기독교 프로그램 녹화에 초청받았다고 말해 주었다. 프로그램 녹화를 휴가 직전에 끝내고 온 참이었다. 관심 있게 듣던 타이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기도 핀란드의 어느 기독교 TV 방송국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사고를 당하고 회복되었는지를 방송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어떻게 응답하셨는지, 중보 기도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개인 간증을 소개할 예정이었다.
이처럼 특별한 순간에 우리가 다시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타이티는 확신했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하며 나는 방송국 녹화에 대해 몇 가지 팁을 알려 주었다. 나 역시 친구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싶었다.
두 달 후 타이티는 자신이 출연한 프로그램의 인터넷 주소를 알려 주었고 나는 그의 개인 간증을 시청했다. 친구의 얼굴은 밝고 행복해 보였다.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그녀는 치유에 대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
친구의 간증을 소개하다
방송을 시청한 뒤, 나처럼 원래 핀란드 태생으로 현재 독일에 살고 있는 친구 사투가 떠올랐다. 그녀 역시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보면 좋아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링크를 사투에게 알려 주었고 타이티가 나의 친구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다음 날 사투에게 답장을 받았다. “하나님의 연속적인 은혜를 함께 나누게 해 줘서 고마워.” 그녀는 매우 소중한 두 사람을 위해 여러 달 동안 쉬지 않고 기도 중이라고 했다. 실제로 사투는 그들과 함께 울고 슬퍼했다. 교회에서 개최한 기도 주일과 중보 기도에 참석할 수 있도록 친구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기도에 냉담한 것처럼 보였다. 상황은 점점 나빠져 갔고 사투는 몹시 낙담했다. 시편 38편 8, 9절에 등장한 다윗과 같은 심정이었다. “내가 피곤하고 심히 상하였으매 마음이 불안하여 신음하나이다 주여 나의 모든 소원이 주의 앞에 있사오며 나의 탄식이 주의 앞에 감추이지 아니하나이다.” 기도가 헛되지 않았다는 증표를 그는 갈망했다.
사투가 내 친구 타이티의 간증을 접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방송을 보면서 그녀는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은혜와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녀는 방송을 거듭 시청했고 사랑의 메시지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런 다음 페이스북으로 타이티에게 연락을 했고 둘은 곧바로 친구가 되었다.
하나님의 시간은 완벽하다는 것을 사투의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투와 타이티는 이제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다. 그들은 하나님과 함께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격려한다. 또 미래에 하나님께서 무엇을 계획하고 계신지 발견하고 싶어 한다.
하나님의 도구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도 그분의 목적을 위해 우리를 사용하신다. 하나님의 복이 흘러넘치도록 광맥을 연결하는 데 나 자신이 작은 도움이 되었다니 가슴이 뿌듯하다.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 소소한 과정이 많았다는 점을 발견할 때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를 적절한 때, 적절한 장소로 인도하셔서 남에게 복을 끼치도록 복잡한 전략을 시행하신 것만 같다. 10년 전, 합창단원으로 로젠하임에 방문하여 공연할 때 사투를 처음 만났다. 그때는 우리 둘이 하나님의 사랑과 선하심에 압도당하여 경이감 속에서 그분 앞에 찬양을 드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네게 복을 주어…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창 12:2). 모든 자녀가 남에게 복을 끼치기를 그분은 원하신다. 그분은 분명 우리를 이끄시며 우리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을 행하신다고 우리는 확신할 수 있다. 그 순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과 은혜의 도구로서 사용하실 수 있다.
연장이나 악기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주인이신 하나님의 손이 닿으면 선한 일들이 벌어진다. 하나님은 명장(名匠)이시므로 우리는 전능하신 그분을 신뢰할 수 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광명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해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 용서받으며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로 소개되지만 이 아름다운 기도의 실제 저자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한넬 오촙스키
은퇴 목사인 남편과 독일 남부에 살고 있다. 우크라이나 호프채널과 여성봉사부의 연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