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장소에 둔 소망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왜 하늘 성소가 중요한가?
하늘 성전의 의미에 대한 토론은 하나님의 본질, 그분과 피조물 간의 상호 작용, 이 관계의 진정성을 살피게 한다. 하나님과 피조물 간의 상호 작용과 피조물 안에 거하는 임재는 아주 중요한 신학 주제이고, 하늘 성전은 그것들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1. 하나님의 본질 : 하나님은 독특하신 존재이다. 우주 만물은 창조된 것이지만 그분은 그렇지 않다. 신학자들은 이러한 하나님의 차원을 초월성이라고 언급한다. 다시 말해 그분께서는 우주 위에 그리고 별개로 존재하신다. 창조된 세상은 그를 포함할 만큼 크지 않다(왕상 8장). 창조에 관해 말하자면, 하나님께서는 본래 떨어져 계신 존재이다. 창조는 그분에게서 뿜어져 나온 것이 아니라 그분의 말씀을 통해 존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그분 밖에 있다. 그분은 자신 안에 생명이 있기 때문에 본래 아무것도 하나님의 존재에 기여할 수 없다. 그분은 자신을 보존하기 위해 스스로 무언가를 할 필요가 없으시다. 자연은 유한한 피조물에게만 주어진 거처이다.
본래 초월적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편재(遍在)하시길 선택하였다. 신학자들은 이것을 신적 내재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 안에 임하신다. 이것은 이신론을 거절한다. 이신론에서는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한 후 그 우주를 내버려 두었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이라면 하나님은 완벽히 부재중인 창조자가 될 것이다. 편재하시는 하나님은 창세기 2장에서 인간들을 창조하실 때 창조된 세상 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창조주로 묘사된다. 성경의 하나님은 자신의 창조물과 가까이 사시기 위해 스스로가 그들을 위해 창조한 공간 안으로 자신을 낮추셨다. 창조는 그분의 사랑을 표현한다.
2. 하나님의 근접성 :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께서 그분의 창조 속으로 임재 하시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상이하고 때로 복잡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제공되었다. 가장 일반적인 답변 중 하나는 편재성이다. 즉 그분은 어디에나 계신다. 그러나 이 대답은 하나님은 만물에 스며든 비인격적 힘이고 그러므로 심오한 본질적 의미에서 만물이 신이라고 말하는 범신론 이단의 위험 요소가 있다.
그러나 성경의 하나님은 인격이시다. 성경은 우주 안의 아무것도 그분의 임재 밖에서 발생할 수 없으며 그분의 행동과 전혀 별개로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하나님의 편재성을 말한다. 이렇게 이해하는 편재성은 그분께서 특정한 어딘가에 계시기 때문에 모든 곳에 임재 하신다고 가정한다. 그분은 친히 특정한 장소, 피조물의 공간 내에 자신을 두셨다. 초월적인 하나님께서 특정한 장소에 있는 우리의 공간에 들어가심으로 내재하시는 하나님이 되셨다. 태초에 일어난 일을 묘사하면서 시편의 시인은 추호의 변명도 없이 이렇게 진술한다. “주의 보좌는 예로부터 견고히 섰으며 주는 영원부터 계셨나이다”(시 93:2). “여호와께서 그 보좌를 하늘에 세우시고 그 정권으로 만유를 통치하시도다”(시 103:19). 시편 기자에게 하나님의 보좌는 하늘 성전에 있다(시 11:4). 무한하신 분과 유한한 존재가 서로 만나는, 하나님의 근접성을 지적 존재들에게 보여 주고 체험시켜 주는, 독특한 단편적 공간이 우리가 하늘 성전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그 성소의 위엄과 웅장함은 우리에게 신비스러우며 상상을 불허한다. 이 장소는 창조 자체만큼이나 오래되었다.
3. 실제로 존재하는 성전 : 하늘 성전은 성경의 신학에서 부수적이거나 사소한 부분도, 불필요한 추론도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인격성과 그분이 피조물에게 베푸시는 강력한 사랑을 보여 주는 실제 장소이다. 이 성전은 인간 손으로 짓지 않은, 하나님의 고유한 창조 행위였다. 셀 수 없는 지적 존재들에게 그곳이 예배의 우주적 중심지가 된다는 사실(시 89:5, 6; 단 7:9, 10; 계 4:2~7), 하나님의 우주 왕국의 중심지라는 사실(시 103:19)이 그 실제성을 증명한다. 거기서 하나님께서는 피조물에 대한 그분의 뜻을 보여 주신다(시 103:20, 21). 위엄이 가득한 그 성전에서 하나님은 심판을 통해 우주의 갈등을 해결하시고자 일하고 계신다(시 11:4~6; 33:13~15). 그분은 거기서 내려오셔서 대적의 압제에서 자기 백성을 구하시고(시 18:6~9, 16, 17), 죄를 용서하시고(왕상 8:30, 38, 39), 백성을 복되고 의롭게 하신다(신 26:15; 왕상 8:32). 이 독특한 공간에서 그리스도는 아버지 앞에서 우리를 돌보신다(히 7:25).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죄의 세상에 오셨고, 우리는 그분의 구원을 가까이서 경험했다(요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