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책임인가?
하와가 죄를 지은 첫 번째 사람인데도 왜 바울은 아담을 통해 세상에 죄가 들어왔다고 말하는가?
죄가 세상에 들어온 일과 하와의 연관성은 아주 오래전부터 논란의 주제였다. 이 문제로 인해 하와가 비난을 받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유대 문학은 그녀의 역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아담은 그녀의 범죄에 책임이 있고 그런 까닭에 죄가 들어온 일에도 책임이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오늘날 가장 일반적인 설명은 바울의 신학에서 드러나듯 아담이 인류의 대표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가 한 행동은 모든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몇 가지 성경적인 근거와 아담이 지은 죄의 본질을 살펴본 다음 그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볼 것이다.
1. 아담과 하와 : 하와는 신약 성경 중 고린도후서 11장 3절과 디모데후서 2장 13, 14절에서 두 번 언급된다. 바울은 “뱀이 그 간계로 하와를 미혹(엑사파타오 : 잘못된 생각을 받아들이게 이끌다.)한 것같이 너희(고린도교회 교인들) 마음이 그리스도를 향하는 진실함과 깨끗함에서 떠나 부패할까(파제이로 : 황폐하고 부패하게 만들다.) 두려워”진다고 심경을 전했다. 거짓 교사들은 뱀과 같고 신자들은 하와처럼 될 수 있었다. 그들은 그녀의 전례를 따라서는 안 된다. 그녀의 죄는 하나님께 대한 그녀의 헌신을 어긋나게 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내적 부패가 일어났다. 하와의 죄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죄에 대해 책임이 있다.
디모데전서 2장 13, 14절에서 바울은 하와의 경험을 언급하면서 거짓 교사에게 귀 기울이는 일의 위험을 설명한다. 창조되었을 때, 아담이 먼저고 하와가 다음이었다. 그러나 속아(아파타오 : 오도되다.) 넘어간 것은 하와였다. 속임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그는 창조의 순서와 죄의 순서를 대조시킨다. 아담은 속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하와도 죄를 지을 필요는 없었다. 그러므로 하와에게도, 에베소 교회에도 속았다는 변명은 용납되지 않는다.
2. 아담의 죄 : 하와에게 죄가 있는 게 확실하지만 바울은 죄(하마르티아 : 악)가 아담을 통해 세상에 왔다고 로마서 5장 12절에서 주장한다. 그의 죄는 “범죄”(15절, 파라프토마 : 그릇된 행동)라고 불린다. 이는 선악과를 먹었고, 불순종의 행동(19절, 파라코에 : 들으려 하지 않음.)을 했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계명을 어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에 들어온 죄는 아담이 범한 죄와 똑같지 않다. 바울은 죄를, 아담이 범한 죄의 결과로 세상에 들어와서 치명적인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악의 세력으로 의인화한다(롬 6:12). 이로 인해, 바울은 아담을 인간의 자연 상태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다. 인류는 타락한 아담의 상태에서 모두가 형벌을 받을 것이다(고전 15:21). 그러나 새로운 아담 안에서 모두가 생명을 찾을 것이다. 의미심장한 대조이다. 아담 안의 생명은 결국 죽음으로 끝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죽음은 부활을 통해 생명으로 귀결된다. 아담의 생명으로 대표된 인간의 수명은 끝날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주신 생명은 새로운 생명을 가져올 것이다(44~49절). 그리스도는 세상에 들어온 악을 제지하신다. 그분은 악을 물리치기 위해 하늘에서 오셨다.
3. 아담과 통치 : 바울의 사상은 창세기 1장 28절에 근거한다(롬 6:16; 8:18~23 참조). 오늘의 질문에 대한 나의 제안은 이것이다. 창세기에 따르면, 하나님께서는 지구의 통치를 아담과 하와 모두에게 위탁하셨다. 죄가 세상을 통치하려면 두 사람 모두 죄의 지배 아래 있어야 할 것이다. 하와의 죄만으로는 통치권을 상실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들 중 하나라도 여호와께 신실했다면, 죄악은 세상을 지배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하와가 먼저 죄를 범했을지라도, 아담이 죄를 범했을 때 비로소 죄가 세상에 들어와 세상을 노예로 삼았다. 어떤 면에서 하와의 범죄보다 아담의 범죄로 인한 결과가 더 심각하다.
아담을 통해 죄가 세상에 들어와 통치권을 행사했다는 바울의 말이 옳다. 그러나 새 아담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감사하자. 그분은 죄의 세력에 노예가 된 우리를 해방시키시고(롬 6:8~11), 마침내 피조물 자체를 해방시키실 것이다(8:18~23).
–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대총회 성경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뒤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