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목소리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선물
윌헬미나 던바
노래하고 말하는 능력은 하나님께서 주신 아주 특별한 선물이다. 분명 이것은 가장 값진 은사이다. 이 은사로 하나님께 찬양과 기도를 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너는 힘써 소리를 높이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높”이라(사 40:9). 우리가 얼마나 신묘막측 하게 지음을 받았는지 생각한다면 이 말씀은 우리에게 첫째 의무가 된다. 이 능력은 어린 시절부터 계발되는 은사이며 이것을 통해 우리는 평생 지성적인 의사소통을 나눈다.
갖가지 공적인 모임에서 사람들이 한데 뒤섞여 다양한 언어로 말하는 소리를 들을 때가 종종 있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상관없이 각 사람이 사용하는 음향 발생 장치는 그 어떤 악기보다 더 복잡하고 경이로운 것이다. 인간의 발성을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시도되었다. 또 과학자들은 기계적으로 발성을 재현해 보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길이와 굵기가 다양한 수많은 파이프를 사용하여 인간의 음성과 유사한 소리를 낼 수 있고, 컴퓨터로도 어느 정도 비슷한 목소리를 합성해 낼 수 있다. 하지만 풍부한 표현력과 동시에 의미가 있는 언어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은 목 중간에 V 자 모양으로 돌출된 단 두 개의 관절과 ‘성대’라고 불리는 근육만을 사용하여 적어도 두 옥타브의 음을, 숙련된 가수는 더 넓은 음역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음 하나를 내기 위해 성대는 1초에도 미세한 진동을 수없이 반복하는데, 이때 생각의 통제를 철저히 받는다. 머릿속에서 음 하나를 생각하면 성대는 순간적으로 반응한다.
소프라노 가수가 높은 ‘도’ 음을 낼 때 성대가 초당 1,200번, 다시 말해 분당 7만 2,000번 진동(열렸다 닫혔다)한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반면에 가장 낮은음을 내는 베이스의 성대는 초당 40회만 진동하면 된다. 초당 진동 수가 너무 많으면 올림음(반음이 높아지는 ‘샤프’), 진동 수가 너무 적으면 내림음(반음이 낮아지는 ‘플랫’)이 난다. 우리 신체에는 참으로 놀라운 음향 기계가 장착되어 있다.
신묘막측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음성을 창조하실 때 가능한 모든 음향학적 요건을 고려하셨다. 예를 들어, 우리 얼굴에 있는 부비강의 ‘공동(空洞)’들은 천연 울림통 또는 앰프라고 할 수 있다. 놀랍게도 나는 얼굴에 있는 이 ‘구멍’들이 전혀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골칫거리라는 의사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감기나 독감에 걸리면 콧물로 꽉 막혀 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창조주께서는 절대로 실수하지 않으신다. 두껍고 긴 성대는 낮은음을 내고 상대적으로 짧고 가는 성대는 높은음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성대의 길이와 굵기 외에 부비강의 공동도 음색에 큰 영향을 준다. 공동은 크기도 다양하다. 사람에 따라 매우 크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안면 구조에서 뼈의 두께도 음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가수 대부분은 입천장이 높고, 혀가 길고 크며 입도 크다.
가수의 체구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키가 크면 낮은 성대가 길어 낮은음을 낼 수 있고, 키가 작으면 짧은 성대로 높은 음을 노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마치 피아노가 현의 길이와 두께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는 것과 같다. 길고 두꺼운 현은 키가 큰 사람처럼 낮은음을 내고, 짧고 가는 현은 키가 작은 사람처럼 높은음을 낸다.
하나님께서는 다양함을 사랑하신다. 인간을 창조하시되 소리와 음색이 무한할 만큼 다양한 존재로 지으셨다. 그렇기에 다양한 음성이 섞인 합창단일수록 천상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경이롭고 복잡하다
노래뿐 아니라 말할 때에도 목소리의 변화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음량을 조절하기 위해서 72가지 근육이 눈 깜짝할 사이에 함께 움직이는가 하면, 1분간 대화하는 동안 혀와 턱, 입술은 제각각 최소 300번 움직인다. 그와 동시에 성대가 진동하고 호흡기의 근육들은 적정량의 공기만을 내보낸다. 이것이 별로 복잡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목소리가 대략 500단계에 이르는 가청 음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 고함 소리부터 미세한 속삭임까지 한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소리는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 경매사가 딱딱 끊어지는 어투로 말할 수 있는 반면, 숙련된 가수는 한 음을 오랫동안 낼 수 있다. 말은 공명시키는 요건들에 따라 뚜렷하거나 죽은 소리가 되기도 하고, 때론 선명하거나 굴절되어 듣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에 더하여 놀랍도록 다양한 세계의 갖가지 언어까지 감안하면 눈이 휘둥그레지지 않을 수 없다.
사고의 과정
의미 있는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인간의 두뇌 속 사고의 과정은 어떤가? 어떤 동물도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지적인 대화를 나눌 수는 없다. 심리학자들이 집에서 침팬지를 기르면서 어린아이와 똑같이 가르치고 보살폈지만 수년 동안 습득한 어휘는 단 네 가지 소리뿐이었다. 앵무새나 구관조와 같은 새들이 단어나 어구, 심지어 짧은 선율의 음을 흉내 낼 수는 있다고 해도 그 소리가 새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그 새들은 지성적인 대화를 나누지도 못한다.
복음 전파에 사용해야 할 음성
인간의 음성에 관한 물리적인 특성들과 그 작용에 대해 이해하는 만큼 우리는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서 더 풍성히 재능을 계발해야 한다. 복음 교역자, 교사, 음악가들에게 발성 훈련에 대한 영감의 교훈이 주어졌다. 올바른 호흡, 폐와 복근의 사용 그리고 명료한 화법은 엘렌 화잇의 글에 많이 언급되었다. 그녀는 또 발성 기관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때의 해로운 결과들에 대해서도 말하였다.1
그러나 올바른 발성 훈련은 건강에 여러모로 유익하다. 발성 훈련은 “체육에 있어서 또 다른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일은 허파를 넓히고 튼튼하게 하므로 질병을 예방하게 한다.”2 엘렌 화잇은 또 이렇게 기록했다. “인간의 음성은 하나님의 귀중한 선물이며 선을 위한 능력이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당신의 종들이 그들의 음성의 정감(情感)과 선율을 보존하기를 원하신다.”3 특별히 복음 사역자들은 항상 경외심을 가지고 말해야 한다면서 “목청을 돋우고 진리를 고함치듯 선포함으로” 감화력을 떨어뜨리는 사람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목소리가 제대로 발해지고, 엄숙성이 있으며 감동적으로 조절되면 그것은 더 큰 감명을 자아낼 것이다. 바로 이런 어조로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을 가르치셨다. …어조는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을 끼치는 데 큰 몫을 담당한다.”4
우리는 말하고 노래하는 능력이 참으로 하나님의 귀한 선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이 놀라운 선물을 소중히 간직하고, 또 그것을 사용하되 온갖 좋은 들을 주시는 분께 영광과 존귀를 돌릴 수 있도록 사용하자. 우리에게 소리의 선물이 없다면 이 사회가 얼마나 적막하고 건조하겠는가? 이 선물은 우리가 하늘에 이르게 될 때 훨씬 더 귀하게 될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가나안의 언어’를 말하게 될 것이며, 천사들의 찬양대와 함께 노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 땅에서 분명히 하게 될 일을 지금 실천하기로 결심하자.
1 <증언보감> 2권, 616
2 <교육>, 199
3 <복음 전도>, 667, 668
4 <증언보감> 2권, 615
윌헬미나 던바
남아프리카의 헬더버그 대학에서 30년 동안 음악을 가르치며 찬양대 지휘자로 봉사하다 은퇴했다. 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음악 석사 학위를 받았고 런던 트리니티 칼리지와 런던 로얄 스쿨의 연합 이사회의 성악 및 피아노 음악 부문 자격 소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