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재림교인은 군 복무를 해야 하는가?
테드 N. C. 윌슨
“군 복무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초기 역사부터 등장했다. 미국에서 남북 전쟁이 절정인 1863년에 공식적으로 조직된 이 신흥 교단은 군대 징집에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놓고 즉시 씨름해야만 했다.
다른 난제들과 마찬가지로 초기 지도자들은 성경을 안내자로 삼고 그 문제를 검토했고 성경의 원칙과 가장 일관성이 있는 입장은 비무장 전투원(무기 소지를 양심에 따라 거부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런 입장을 취한 가장 우선적인 이유는 미국 군대에서 복무하는 재림교인들이 장교들의 명령을 따른다면 하나님께 대한 충성을 타협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성경의 두 계명은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는 넷째 계명과 살인하지 말라는 여섯째 계명이었다.
비무장 전투원이라는 입장
한동안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청년들이 징병 대신 대체 비용 300달러를 납부하도록 했다. 그러나 1864년경, 그 어린 교회는 비무장 전투원이라는 공식적인 명칭을 부여해 달라는 호소를 미국 연방 정부에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세월을 통해 갱신된 이 입장에 따르면, ‘비무장 복무’는 (a) 무기를 다루지 않는 부대에 배치되어 복무하는 것 (b) 무기를 사용하는 부대에서 의무병과에 복무하거나 (c) 무기 사용이 전투 중 주요 업무가 아닌 보직을 받는 것이다(당사자가 수용할 만하고 무기 소지나 무기 사용 훈련을 요구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1
비무장 전투원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취함으로, 교회는 군대에 징집된 교인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때 이후로, 숱한 재림교회 남녀들이 위생병, 간호사, 의사, 기타 의무병과 보직을 맡아 복무했다. 적극적인 국방 의무 대신 민간 공무를 맡은 이도 많았다.
징집
그러나 비무장 전투원을 선택하지 못하고 재림 청년들이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나라도 있었다. 그런 경우에도 이 젊은이들은 조국을 섬기면서도 하나님께 충성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독일의 신실한 재림교인이었던 프란츠 하젤은 독일군에 징집되었다. 하나님께 충성한다는 이유로 동료와 상관들에게 온갖 조롱과 폭력으로 고통을 당하면서도 프란츠는 훈련 중에 탁월한 사격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러시아의 최전선에서 그는 지급받은 권총을 호수에 몰래 버리고 권총집에 총 모양 나무 조각을 대신 넣었다. 그의 부대원 1만 2,000명 중에서 7명만이 러시아 전선에서 살아남았는데 프란츠가 그중 한 명이었다.2
태평양 전쟁터에서는 16살의 시게하루 스즈키가 일본 해군에 징집되어 악명 높은 가미가제 부대에 배치되었다. 매일 저녁, 동료 조종사들이 밖으로 나가 술을 마시는 동안, 시게하루는 남아서 동료들의 군화를 윤이 나도록 닦았다. 왜 그렇게 했을까? 제칠일안식일재림교인이었던 할머니가 그에게 할 수 있을 때마다 선한 일을 하라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20년이 지나 가미가제 부대의 생존자들이 다시 모였을 때 시게하루는 빛나는 군화가 그의 생명을 어떻게 구해 주었는지를 알았다. 은퇴한 중대장이 그에게 말했다. “매일 밤 저는 당신이 동료들의 군화를 닦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당신 이름이 비행 명단에 오를 때마다 저는 그 이름을 명단 맨 뒤로 옮겨 놓았습니다.”
군 복무 지원
보다 최근에는 징집보다는 지원병 제도를 선택하는 나라도 많다. 군 복무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는 장학금, 직업 훈련, 보너스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떠나 애국심과 정치적 가치의 한 표현으로 조국에서 군 복무를 원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재림교인 개인으로서, 또 교단의 입장에서 군 복무 지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대총회 군종 사역부장인 개리 카운셀은 자신의 저서 <제칠일안식일재림교인의 군 복무>에서 이 질문에 답변한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가 비무장 전투원의 입장과 평화주의를 옹호하지만 군 복무 혹은 비무장 전투원이 본 교회의 입교 조건은 아니다. 본 교단은 교인 개인이나 군 지휘관의 양심을 대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교회는 양측의 양심과 행동에 대해 알려 주고자 한다. 그러면 최대한의 이해와 생각 속에서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3
따라서 교회의 공식 입장은 비무장 전투, 즉 무기 소지를 양심적으로 거부하는 것이지만 군 복무 여부와 무기 소지 여부에 대한 결정은 개인의 양심에 맡겨진다. 그러나 본 교회는 성경의 비전투 개념, 안식일 준수의 어려움, 기타 문제들 때문에 군 입대를 장려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인의 결정이 무엇이든 교회는 군 복무자와 그 가족을 포함한 모든 재림 신자를 섬기면서 목회적 보살핌과 도움을 제공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입장 재확인
교회는 비무장 전투원이라는 공식 입장을 1950년대에 재확인했고, 이는 1972년 대총회 연례 회의에서 한 조항을 표결 처리함으로 재차 확인되었다. 아래는 그 조항의 일부분이다.
“진정한 그리스도교는 선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시민 정부에 충성함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인간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께 최고의 충성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며 신념대로 행하고 하나님을 첫째로 삼아야 하는 의무도 변경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을 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하려고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결탁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들은 비무장 전투원의 입장을 옹호한다.”4
양심을 지킨 영웅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비무장 전투원은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미국 육군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했던 데스몬드 도스일 것이다. 2004년에는 그의 영웅적인 이야기가 ‘양심적인 전투 거부자’라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도스 상병은 맹렬한 오키나와 전투에서 동료 군인 75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계속되는 적의 공격 속에서도 몸을 숨기지 않고 자신이 고안한 로프형 들것에 이중 보우라인 매듭을 적용하여 부상병을 한 사람씩 이송했다. 부상병들은 전투가 계속되는 산꼭대기에서 10여 미터 아래의 안전한 지점까지 이송되었다.
이런 용감한 행동으로 데스몬드 도스는 미국이 수여하는 가장 영예로운 훈장인 미국 의회 명예 훈장을 받았다. 현재까지 이 훈장을 받은 사람은 세 명뿐이며 그가 첫 번째 수훈자이다.
평화의 증인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교회가 존재해 온 151년 동안 평화와 비무장을 지지하는 역사적인 증거를 유지해 왔다. 교회는 이런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교회 지도자들은 정례적으로 가능한 한 가장 공적인 방식으로 세계 지도자들에게 갈등을 피하고 평화의 왕을 찾으라고 호소해 왔다. 제1차 세계 대전이 종전 3년 뒤 교회의 공식 기관지인 <애드벤트 리뷰 앤드 새버스 헤럴드>의 속표지에 발표된 공개 서한을 주목하라. 그 서신에는 대총회장, 대총회 총무와 재무의 서명이 있었다.
“다른 종교 단체와 마찬가지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인 우리는 군비 제한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그리고 사회의 현 상태에서 가능하다면 인간 나라 간의 모든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찬성한다. 평화의 왕이신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그리고 그 왕국의 신하 된 입장에서 우리는 이 견해를 표명할 수밖에 없다.”5
기도의 사람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인 우리는 기도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은 가시적인 전쟁에 참여하고 있지만, 비가시적이면서도 매우 실제적인 대쟁투가 매일 이어지고 있다. 사탄과 그의 천사들은 우리 각 사람에 대항해 싸우며 끝내 이 세상을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의 예언에서는 우리가 마지막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예수께서 곧 오신다!
세상 어디에 있든지 우리는 각자의 조국을 위해, 또 지도자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양심의 자유와 종교 자유를 옹호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그리고 징집이든 지원이든 군 복무 중인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평화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예수님만이 주실 수 있는 평화, 다가올 그의 나라에서 누릴 평화를 위해. 그곳에는 더 이상 전쟁이 없다.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계 21:4). 평화의 왕, 우리를 위해 오시는 그리스도를 드높이고 세상에 알리자.
1 http://www.adventistchaplains-org.gcnetadventist.org/noncombatancy, 비무장 전투원에 대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에서
2 다음을 참조할 것. Susi Hasel Mundy, with Maylan Schurch, A Thousand Shall Fall(Hagerstown, Md. : Review and Herald Pub. Assn., 2001)
3 Gary R. Councell, Seventh-day Adventists and Military Service(Adventist Chaplaincy Ministries, 2011), pp. 30, 31
4 http://www.adventistchaplains-org.gcnetadventist.org/noncombatancy, 비무장 전투원에 대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에서
5 “Address to President Harding”, Advent Review and Sabbath Herald, Dec. 8.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