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위한 기도실
그저 평범한 회의실이다. 한가운데는 네모난 탁자들이 모여 있고 주위에 의자 15개가 놓였다. 모임에 늦은 이들은 창문 가까이 두 번째 탁자에 주로 앉는다. 옅은 청회색 벽에는 화이트보드, 차트 용지, 동영상과 파워포인트를 위한 스크린이 걸려 있다.
대총회 본부에 있는 평범한 이 회의실이 매주 수요일 오전 8시 15분 정각이면 국제 기도회 센터로 변신한다. 참석자는 <애드벤티스트 월드> 편집진. 30여 나라에서 보내온 평균 50가지 기도 요청이 매주 큰 소리로 낭독될 때마다 이 잡지의 이름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잠비아의 한 어머니는 더 이상 주님을 찾지 않는 성인 자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다. 필리핀의 어느 대학생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동료 신자를 돕기 위해 찾아간다. 십여 가지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할 때면 욥의 고난과 마찬가지로 신실한 사람이 암, 당뇨, 시력 감퇴, 재정 압박, 예측 불가능한 비극 등으로 몸부림치는 현실이 떠오른다. 매주 맞이하는 이 의식은 한번도 감동 없이 지나가는 때가 없다. 자기 세계에만 갇혀 있게 만드는 휘장이 벗겨지지 않는 때가 없다. 이 세상이 얼마나 심하게 파괴되어 있는지, 하나님의 백성이 얼마나 간절히 만물의 회복을 갈망하고 있는지를 때로는 이렇게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실감한다. 이토록 크고 심각한 문제 앞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본질적인 무기력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가 우주의 유일한 능력이신 분과 손잡기로 선택한 자들이라는 사실을 하나님과 우리 모두에게 상기시키는 기도가 적어도 하나 이상은 있다. 능력이신 그분은 정의를 추구하시고, 부서진 마음을 고치시고, 사랑이 새로이 샘솟고 부러진 뼈가 다시 튼튼해지게 만드는 분이시다.
부디 이 확신을 버리지 마시길. 개인 기도 요청을 받아서든, 하나님의 남은 자손 전체를 생각해서든 오늘도 누군가 그대를 위해 기도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