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창조주 하나님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하나님께서는 왜 창조하셨나?
묻기는 쉬어도 대답하기는 쉽지 않은 질문이다. 질문한 이는 하나님께서 창조를 하신 이유나 동기를 묻고 있다. 내 생각에 성경은 이 질문에 명백한 답변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은 일은 성경이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것을 조사하여 그 질문에 대해 가능한 답을 추론해 보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사랑이시고 창조주이신 하나님과 그분의 창조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1.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 이번 질문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답변은 하나님께서 사랑이시기에(요일 4:8, 16)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진술은 분명히 질문에 대한 완전한 답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사랑이시기에 창조하셨다고 단순하게 말할 뿐 왜 사랑이 창조의 행위를 통해서 드러나야 하는 것인지는 말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사랑에는 이유가 없기에 창조에도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답은 심지어 창조가 비이성적이고 목적이 없다는 함축일 수도 있다.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하나님의 사랑이 창조를 부추긴 이유는 아마도 그분이 삼위일체 안에서의 관계를 넘어 밖으로 사랑의 대상을 확대하기 원하셨기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것은 창조의 이유에 대해 대답해 주지만 새로운 의문을 일으킨다. 왜 하나님께서 창조의 범위를 확대하고 싶으셨을까? 신성 간의 거룩한 갈망에 만족하지 않으셨는가? 이 대답에는 근본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문제가 존재한다.
이 답변은 영원을 통해 창조주 사이를 특징 지웠던 사랑이 부족하고 불완전한 것임을 암시한다. 그 부족은 자신들의 사랑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는 다른 피조물을 창조함으로 충족될 수 있다고 말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답변의 진짜 문제는 하나님의 사랑이 결코 자신을 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다른 이들의 유익과 선을 구한다. 창조에서 하나님이 개인적인 필요를 채운 것이라면 그 창조는 사랑이 아닌 이기심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는 창조가 하나님의 사랑과 분리된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문제는 어떻게 그 둘을 건설적인 방식으로 연관시킬 것인가에 있다.
2.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다 : 성경이 우리에게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첫 번째는 그분이 창조주이시라는 것이다(창 1:1). 우리는 보통 이 칭호를 하나님의 기능으로 이해한다. 창조는 그분의 능력이 발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하나님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하신 것이다. 즉 그분은 창조주가 되신 것이다. 그렇다면 창조하시기 전에 그분은 어떤 분이셨는가라는 질문이 따라붙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두가 지나친 추론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므로 성경의 증언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성경은 창조주라는 칭호를 행위의 관점이 아니라 존재적 특성의 관점으로 해석한다(렘 10:12; 잠 3:19; 계 4:11). 그분께서 창조를 시작하시기 전에 하나님의 지혜가 그분과 함께하셨다(잠 8:22~31). 그러므로 하나님의 창조 능력은 그분의 신적 속성 즉 하나님의 본성과 분리할 수 없다. 하나님의 창조성은 그분의 본질의 한 부분이다.
3. 하나님의 창조성 : 우리를 자기 형상으로 창조하시면서 우리 안에 창조성을 가득 채우신 분은 창조성 그 자체이시다. 내가 옳다면, 창조성이 하나님에게서 없었던 때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창조주로서의 그분의 역할은 그분의 창조성에 굳게 터를 잡고 있다.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지혜가 표현된다. 창조하고 사랑하는 것은 참으로 하나님의 본성이다. 그분은 창조하셨다. 왜냐하면 창조 행위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그분의 존재 방식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충족시켜야 할 특별한 필요가 있기 때문이 아닌 것이다. 창조는 의미 있고 목적이 있다. 왜냐하면 그분의 자유 그리고 그분의 창조적이고 사랑과 능력 넘치시는 본성을 표현하기 위해 창조하는 것이 그분의 특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창조성은 사랑의 표현이므로 그분이 창조하신 것은 선하다(창 1:31). 그분의 창조에는 선을 위한 남다른 관심과 피조물의 빼앗길 수 없는 유익이 반영되어 있다. 창조가 하나님께 추가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행 17:25). 그러나 그것은 우주 전체를 통해 그분의 지적인 피조물에게 하나님의 품성의 영광을 보여 준다.
안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대총회 성경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뒤 은퇴하여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