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초기 재림 운동사에 길이 남을 재능 있는 젊은 여인
네이선 토머스
애니 스미스, 그녀의 인생 이야기는 비극적이고도 아름다운 승리로 빛난다.
젊은 나이에 절명했지만 그녀는 예수 믿음 위에 굳게 서서 부활 후에 뒤따를 영생의 ‘복된 소망’을 품고 숨을 거두었다. 항생제가 발명되기 이전까지 폐결핵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비극적인 질병에서도 그녀는 구원과 영생에 대한 확신으로 기뻐했다. 초기 재림 운동 시절 가장 중요한 시인으로 촉망받던 애니는 27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우리 교회의 공식 명칭도 조직도 존재하지 않을 때였다. 그렇지만 음악을 통해 그녀는 영원히 살아 있다. 재림교회 찬미가에는 그녀의 찬양 세 곡이 실려 있다.
진리를 발견하다
십 대 시절, 애니 스미스는 윌리엄 밀러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독실한 ‘밀러주의자’가 되었다. 1844년 10월 22일 예수 재림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자 그녀는 모든 시간을 공부와 시(詩)에 쏟기 시작했다. 1851년, 그녀의 어머니가 다른 마을에 사는 친구를 방문하는 동안 그녀에게 재림교회 창립자 중 하나인 조셉 베이츠의 강연에 참석해 보라고 제안하였다. 그녀는 전혀 흥미가 없었지만 꿈에서 도표를 사용해 강의하는 키 큰 노신사를 만났다. ‘어머니를 기쁘게’ 할 요량으로 집회에 참석한 그녀는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지막 남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 집회가 끝난 후 베이츠는 애니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도 꿈을 꾸었는데 그녀가 거기에 있었다고 말하며 놀랐다. 애니는 곧 제칠일 안식일, 성소 교리, 세 천사의 기별을 받아들였고 이후 이 진리를 확고하게 믿으며 여생을 살았다.
새로 발견한 신앙 안에서 그녀는 뉴욕의 새러토가스프링스에 소재한 <애드벤트 리뷰 앤드 새버스 헤럴드> 사무실에 시를 보내기 시작하였다. 편집장 제임스 화잇은 즉시 그녀의 문학적 재능을 알아보고 사무실로 와서 일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녀는 시력이 좋지 않아 거절하였지만 화잇 부부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기에 “어쨌든 오라.”고 답장을 보냈다.
뉴햄프셔의 집을 떠나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기도를 받고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녀는 교정과 교열을 맡아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몇 년 뒤 스물세 살의 젊은 여성은 <리뷰>와 새로운 정기 간행물인 <유스 인스트럭터>에 시 마흔다섯 편을 기고했다. 그녀는 재림 신앙을 노래하는 가사도 많이 지었다. 그녀는 ‘한밤중이야(Tis Midnight Hour)’라는 인기 곡의 음을 빌려 와서는 ‘내 본향 몇 리 남았나?’(찬미가 313장)라는 아름다운 찬미로 탈바꿈시켰다. 오늘날 잘 알려진 그녀의 또 다른 찬미는 ‘저 피곤하고 슬픈 이’(찬미가 312장)이다. 이 곡에서 그녀는 특별히 조셉 베이츠와 제임스 화잇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이 찬미에서 그녀가 묘사한 3인칭 인물은 J. N. 앤드루스이거나 혹은 그녀의 남동생인 유라이어 스미스였을 수도 있다. 역사가 아서 스폴딩은 3절에서 그녀가 정작 묘사하는 인물은 그녀 자신이며 ‘그녀’ 대신 ‘그’로 바꿔 놓았을 뿐이라고 확신하였다1.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녀의 마음속에 재림의 ‘복된 소망’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남은 4년 동안 찬미를 엄청나게 많이 지었다. 그녀가 더 오래 살았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화잇 부인의 조카인 프랭크 벨든을 뛰어넘어 초기 재림교회에 가장 중요한 찬미가 작사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재능
여기 그녀의 시적인 재능을 보여 주는 사례가 있다. 죽기 전에 온전히 회심한 엘렌 화잇의 형제 로버트 하몬을 위해 애니 스미스가 조시를 지었다. <리뷰>지에 초판 인쇄된 이 곡은 옛 영문 찬미가 494장에 실렸고 후에 ‘예수 안에 잠든 이’로 곡이 붙여졌다.
예수 안에 잠든 이, 평안하게 쉬도다
세상 어떤 다툼이 침노할 수 없는 그 맘
고통이나 죄악도 슬픔이나 염려도
평안하게 잠든 이 흔들 수가 없도다
구주만을 흠모하며 일평생 살아온 이
모든 고난 묵묵히 짊어지고 살았다
모든 것 내맡기고 하나님만 사랑한 이
시련의 채찍에도 불평이 없었네
이 세상을 사랑하오? 사람들이 물었네
죽어 가던 성도가 힘을 다해 대답한 말
나의 보화 있는 곳은 저 위 하늘뿐이라
손을 들어 가리킨 곳 저 하늘 본향일세
예수 안에 잠든 이 속히 일어나리라
세상 끝 날 나팔 소리 하늘 가득 울려 날 때
굳게 닫힌 무덤 문은 깨어져서 열리고
불멸의 아름다운 생명으로 살겠네
예수 안에 잠든 이여 그대 한숨 거두어라
이 약속이 그대에게 기쁜 안위되게 하라
죽음의 사슬에서 영원히 풀려나서
다시 살게 되리라 영원한 하늘에서2
좀 낭만적인 기록에 의하면 애니가 J. N. 앤드루스에게 관심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다른 여자와 결혼함으로 그 관계는 끝나고 말았다. 그녀가 마음 아파했었다고 해도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왜냐하면 ‘리뷰’사에서 일한 지 2년 만에 흔히 폐결핵으로 불렸던 결핵이 악화되어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결핵은 19세기를 휩쓴 재앙이었고, 애니 스미스와 존 앤드루스 모두 이 질병에 쓰러지고 말았다.
애니 스미스는 우리 교단 최초의 중요한 시인이자 찬미가 작사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글을 쓰면서 생애 마지막 몇 달 동안 자신의 시를 수집하였다. 그녀는 시 모음을 남동생 유라이어 스미스에게 건네주었다. 유라이어는 훗날 작가와 교사뿐 아니라 <리뷰>의 편집자로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유라이어는 누나가 죽기 바로 며칠 전 그 시 모음을 인쇄하였다. 시집의 제목은 <이 땅의 집, 하늘의 집(Home Here, and Home in Heaven)>이었다.
짧고 진한 생애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2년 만에 예술가, 시인, 작사가, 편집자로 입지를 다진 애니 스미스는 훗날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1863년 5월 21일 미시간 주 배틀크릭에서 본 교회 대총회가 처음 조직될 때 대표자들은 애니 스미스가 지은 ‘오랫동안 산 위에서(Long Upon the Mountains, 영문 찬미가 447장)’를 불렀다. 새로 조직된 본 교회 총회에 참석자들에게 그만큼 의미가 큰 곡이었던 것이다.
재림교회 찬양의 역사가 150년이 지난 오늘날, 애니의 유산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녀가 바란 것은 예수님의 재림과 신실한 모든 자들의 구원이다. 찬미 ‘오랫동안 산 위에서’의 마지막 절은 ‘복된 소망’을 품고 살다 간 이 젊은 여인의 묘비에 꼭 맞는 가사이다.
주가 속히 오신다 구름 타고 오실 때
무덤 속에 자던 성도 모두 일어나리라
구원받은 성도들 우렁찬 찬송 소리
하늘 향해 외치리 승리의 개가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주님 다시 오시기를
어서 속히 오소서 오, 나의 구주여
복된 소망 우리 맘에 기쁨으로 차오르니
구속받은 주의 자녀 본향으로 이끄소서
애니 스미스는 우리의 가슴과 역사 속에 남아 있다. 선구적인 시인이자 음악가로서 그녀는 제임스 화잇에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어넣었고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교육에서 음악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했다. 음악과 찬양에 대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관심이 제임스 화잇과 애니 스미스로부터 시작되었다.
1885년 7월 26일에 숨을 거둔 애니 스미스는 뉴햄프셔 웨스트윌턴 가족 묘지에 안장되었다.
1 A. W. Spalding,
2 Ellen G. White,
네이선 토머스
캘리포니아 앵귄에 있는 퍼시픽유니언 대학 역사학 명예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