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건강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손자 녀석 때문에 걱정입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고 말도 안 듣습니다. 담임선생과 부모의 말에 따르면 집중하지 못하고 과잉 행동을 보이며 매우 충동적이라고 합니다. 선생이나 아이 부모나 다 아이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라고 하는데, 우리 생각에는 조금만 더 엄하게 훈육하면 될 일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 부모가 ‘관여하지 말라’고 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걱정이 많겠습니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는 모두에게 스트레스입니다. “관여하지 마세요.”라는 말은 섭섭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가뜩이나 부모로서 괴롭고 염려되니 더 힘들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는 당부일 수 있습니다.
ADHD는 그 여파가 워낙 큰 질환이어서 연구가 엄청나게 진행되었습니다.
ADHD는 행동 증상을 보고 진단하게 되는데 그중 많은 증상을 이미 언급해 주셨습니다. 이 질환에 걸리면 글을 못 읽거나 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되며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나타납니다. ADHD는 고등학교 졸업률을 떨어뜨리고, 한곳에서 꾸준히 일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질문하신 분의 의도는 좋지만 아이의 행동을 지적하거나 좀 더 엄해야 한다고 충고하는 것보다는 비판하지 않고 사랑으로 격려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면 상대방이 훨씬 고마워할 것입니다.
나이에 걸맞게 활달한 아동과 청소년은 ADHD 진단을 받지 않지만 이 질환은 장기적인 악영향과 관계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의 일상 상황에서 부모와 교사가 아동의 행동을 평가하는 검증된 평가 척도’*에 근거하여 진단을 내립니다.
우울증을 비롯하여 학습 장애와 불안은 가족뿐 아니라 ADHD를 앓는 아동에게도 괴로움을 안겨 주는 요인입니다.
과잉 진단이나 상황에 부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으려면 전문적인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 같은 나라에는 ADHD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과잉 진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그만큼 높고 특히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에게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국제적인 발병률을 감안하면 남자아이의5퍼센트가 이 질환에 해당하지만, 미국에서는 1997~1999년 사이, 2006~2008년 사이에 발병률이 33퍼센트 증가했습니다.
진단 기준은 미 정신의학회의 진료 지침인 ‘정신 질환 진단과 통계 편람(DSM)’에 나와 있습니다. 진단을 내리려면 9개 증상 중 최소한 6개 증상이 적어도 12세 이전에 나타나야 합니다. 국제적인 분류에서는 ‘과잉 운동성 장애(hyperkinetic disorder )’라는 용어를 씁니다.
이러한 질환의 문제점은 중증도가 경도에서 중도로 다양하며 치료 결과도 다르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일부 연구 결과에서는 유전적 요소가 나타났는데 유전 가능성이 76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뇌 영상에서는 대뇌피질 성숙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오며, 그 원인은 뇌 속 신경세포가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ADHD 관리는 복잡하기 때문에 아주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가정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야 합니다.
비전문가가 치료약에 대해 물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자극제를 사용하면 부주의 증상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물을 쓰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기는 하지만, 행동 치료가 관리의 중심입니다. 행동적 부모 훈련뿐 아니라 보상과 다른 결과를 이용하여 도움을 받은 아동이 많습니다. 보조 식품, 비타민, 식단 변화, 설탕 사용 금지, 킬레이션 요법(체내에서 금속 제거)와 같은 보완 요법이 많이 추천되지만, 이러한 요법을 추천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며, 킬레이션과 메가비타민 요법은 ADHD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묵상의 시간 등 잘 계획한 일상생활을 통해 조용하고 평화로운 가정 환경을 조성하면 이러한 아동에게 필요한 평온함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평온함은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합니다. 너무 자극적인 TV 프로그램이나 과도한 전자 게임을 피하라고 적극적으로 권하는 바입니다.
아이 부모가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의지가 되고, 믿을 수 있으며, 사랑으로 감싸 주고, 지지해 주는 ‘오아시스’와 같은 조부모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조언하지 말고 대신 사랑을 주십시오.
* Heidi M. Feldman and Michael I. Reiff,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in Children and Adolesc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