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건축자
주키와 팔리 움크솔리의 올인
샌드라 블랙머
주키와 팔리 부부는 풀로 뒤덮인 작은 언덕에 서서 새로운 재림교회가 시작될 곳을 바라보며 손을 맞잡았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말없이 각자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그러면서 팔리는 남편을 쳐다보았고 부부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말을 팔리가 먼저 꺼냈다. “하나님께서 정말로 이 사업을 이끌고 계신 걸까요? 우리가 정말로 그분의 계획을 따르고 있는 걸까요?”
처음에 주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아직 공사 초기 단계에 있는 2층짜리 교회 건물로 팔리를 데려갔다. 둘은 주변을 걸으며 창문 안을 들여다보았다. 주키는 그 안에서 안식일학교 시간에 아이들이 노래하고 기도하는 모습, 어른들이 편안한 의자에 앉아 성경을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친교실은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고 교제를 나누며 봉사 프로그램을 세울 것이다. 장차 이 건물은 하나님을 드높이고 방문객 모두를 따듯하게 맞이하는 인상적인 건물이 될 것이다. 이 건물에 주키와 팔리 부부는 가진 모두를 내걸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 하나님의 뜻일까?’ 주키는 의문스러웠다.
마음속에 엄청난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었지만 주키는 곧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되던 때를 떠올렸다.
주키사니(주키) 음크솔리는 성공한 건축가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이며 아내 팔레사(팔리)와 자녀 다섯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산다. 그는 늘 시간을 내어 사람들에게 믿음을 전했다. 친구와 동료에게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평신도 설교자와 복음전도자로 활동했다. 주키는 기도주일과 전도회를 수없이 이끌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받아들이는 사람을 보며 기뻐했다.
“항상 전도에 대한 열정이 있었어요. 가끔 사업 운영과 영혼 구원 사이에서 갈등도 했고요. 한편으로는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한편으로는 설교 준비할 시간도 필요합니다. 고민이 컸죠.” 주키와 팔리는 하나님께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성경 말씀으로 그들을 감동시키셨다. “그런즉 너희가 무엇을 하든지…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사업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라는 것으로 주키는 이 말씀을 이해했다. 그는 되물었다. “제 사업이 건물을 계약하고 짓는 일인데 이걸로 사람들을 어떻게 돕는단 말입니까?” 다음과 같은 대답이 들렸다. “교회를 지어라.”
주키는 말했다. “카틀홍에 있는 어느 교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건축 부지와 철골 자재는 마련했지만 더 이상 교회를 지을 자금이 바닥난 상태였어요. 수년 동안 건축 자금을 모으기 위해 애쓰고 있었지요. 아주 작은 교실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어요. 그 작은 공간에 사람들이 부대껴 지내면서 교회를 지으려고 노력했던 거죠. 그들은 저에게 설교를 요청했고, 저희 부부가 그곳에 있는 동안 머리에 이런 생각이 스치더군요. ‘아하! 바로 이 사람들을 도와야겠다! 우리에게는 기술도 있고 방법도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자금이 있지 않은가.’ 그동안 건축 사업으로 복을 많이 받았으니 공사 한 건에서 얻는 수익은 전액 교회 건축에 쓰기로 결정했어요. 한편 교인들에게는 교회당에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을 계속하라고 독려했습니다. 생활비는 나머지 공사에서 얻는 수입으로 충당할 생각이었습니다. 매년 이렇게 하기로 했어요. 예배당이 필요한 교회를 찾아 무상으로 교회를 지어 주고 나머지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로요. 이것이야말로 주님을 위한 일이며 주님께서 기꺼이 받아주시리라 생각했습니다.”
차질
하나님께서 생각나게 하신 방법대로 주키는 자신의 회사가 아주 적은 비용으로, 아니 무상으로 교회를 건축할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교인들은 매우 기뻐했다. 그런데 막상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터를 닦고 건물 벽까지 세웠는데 수익금을 교회 건축에 투입하려고 했던 공사가 무산되고 만 것이다. 지방 행정 관리들이 토지 계약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은행에서도 더 이상의 추가 대출을 거절했다. 하룻밤 사이에 교회 건축 자금이 바닥났다.
“우리 내외는 고민했습니다. ‘이제 어쩌지? 우리가 이만큼 도와드렸으니 이제 교인들 스스로의 힘으로 마무리하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함께 계속해 나아가야 하나?’ 그러나 우리는 계속해 나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주키는 다른 공사에서 얻는 수익금, 다시 말해 가족의 생계를 위한 돈을 교회 건축에 투입했다. 주키가 설계한 건물은 벽 네 개에 기둥 네 개만 있는 작은 교회가 아니었다. 크고 눈에 띄는 2층짜리 건물의 건축 비용은 미화 30만 달러에 달했다.
“출애굽기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성소 건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좋은 천과 정금, 가장 좋은 목재를 사용하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우리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이 교회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결심했지요.”라고 주키가 말한다.
공사 계약이 무산된 것에 대해 처음에 주키와 팔리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동안 하나님께서 사업에 복을 주셨으므로 자금을 충당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보통은 새로운 일감이 금세 생겼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제 사정이 예전 같지 않았다.
“일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어요. 지난 15년간 했던 일인데 말이지요.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마침내 저축해 둔 금액까지 교회 건축 자금으로 사용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주키가 노력해도 새로운 일이 생기지 않았다. 거의 모든 돈을 교회 건축에 쏟아부었고 부부는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대출금과 차 할부금을 갚을 수 없게 되었고 은행에서는 결국 재산을 압류하겠다고 통지했다.
도전에 맞서다
“압류 통지로 가족은 최대 고비를 겪었어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요. 함께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저희 집에는 기도하는 곳이 따로 있는데, 거기 서서 내외가 서로를 바라보며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 건축을 계속합시다.’”
변호사와 회계사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라’고 만류했지만 주키와 팔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일이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어리석은 것’이지만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닌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고린도후서 1장의 말씀을 기억했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재정적 압박으로 집안은 엉망이었고 부부는 혼란과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바로 그때 주키는 팔리에게 “바람도 쐴 겸 교회 건축 현장에 가 보자.”고 제안했다.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2시간가량 그곳을 거닐었습니다. 그러자 점점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고, 어떤 대가를 치르든지 이 일이야말로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주키가 회상했다.
“교인들은 우리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어요. 그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놀라운 일로 하나님을 찬양했고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지요. 그 모습을 보고 힘을 얻었어요. 하나님은 이 교회를 우리가 건축하기를 바라신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그러자 초점이 바뀌었어요. 집과 차를 살 돈을 달라고 기도하지 않고 아주 단순하게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교회 건축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3개월 동안 집과 차 할부금을 갚지 못하자 은행에서는 정확히 3일 후 주키의 모든 재산을 압류하겠다고 통보했다. 사람들, 특히 교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상상하니 마음이 무거웠지만 하나님을 향한 헌신, 그분의 부르심에 대한 충성심이 그 압박을 능가했다. 내외는 하나님의 보살핌을 믿고 전진했다.
주님의 개입
셋째 날, 은행 문이 닫히기 직전에 주키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요하네스버그에서 550킬로미터 떨어진 더반에 사는 어느 사업가의 전화였다. 요하네스버그에서 건설 사업을 감독할 경험 있는 업자가 필요한데, 주키에게 그 일을 제안한 것이다. 그는 주키를 최근에 알게 되었다. 길을 지나다가 ‘아름다운 교회가 들어선 것’을 발견했고 잠시 둘러보았는데 현장에서 주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어느 부동산 개발업자가 교인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예배당을 짓는 중이라고 그에게 설명했다. 기독교인이었던 그 사업가는 생각했다. ‘자기 돈을 들여 교회를 짓는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걸!’ 그는 곧바로 주키에게 연락하고 사업을 제의했다. 알고 보니 그 사업은 작은 일이 아니었다. “규모가 엄청났어요.”라고 주키가 말했다.
바로 그날 그 사업가는 요하네스버그로 출발했고 다음 날 오후에 서류 작업을 마치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사업 규모를 감안하면 보통 수개월은 족히 걸려야 성사되는 계약이었다. 사업가는 계약금을 이체할 계좌 번호를 주키에게 물었다.
이튿날, 은행에서 주키와 팔리의 재산을 압류하기로 한 바로 그날 이른 아침에 주키는 은행 계좌를 확인했다. 계약금으로 사업 자금의 5~10퍼센트가 입금되었을 거라 예상했는데 놀랍게도 그 사업가는 50퍼센트를 송금했다.
“그에게 바로 전화해서 말했죠. 실수로 돈을 너무 많이 보낸 것 같다고요. 그랬더니 절대 실수가 아니었대요. ‘하나님의 성전을 짓기 위해 당신은 모든 것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나는 당신을 믿습니다.’라고 대답하더군요.”
정확히 정오가 되자, 주키 가족의 차량 및 재산을 압류하기 위해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주키는 그들을 멈춰 세우고 말했다. “상환 문제를 좀 협의합시다.” 그들은 대답했다. “안 됩니다. 협의는 필요 없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너무 오래되었어요. 오늘은 재산을 압류하러 온 것입니다.”
주키가 다시 그들에게 말했다. “아니, 이해를 잘 못하셨네요. 협상하려는 게 아니라, 지금 돈을 지불하겠다는 말입니다! 현금을 원하시지 수표를 원하시지 그걸 묻고 싶어서요.”
“그때가 우리 삶에서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주키는 말했다.
계속 진행
카틀홍의 교회가 마침내 완공되었다. 신자들은 이제 템벨릴 재림교회라 이름 지은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주키의 사업은 다시 번창하고 있으며 이들 부부에게 재정 걱정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새로 시작한 사역인 ‘워드 리브스 미니스트리 코미션(The Word Lives Ministry Co-mission)’의 후원 아래 하나님을 위한 교회뿐 아니라 다른 시설을 위해 기부하며 건축하고 있다. 레소토에 있는 말루티 간호학교의 행정관 건물과 강의실, 잠비아 루상구 대학의 과학관, 보츠와나 카니에 재림교회 병원의 도서관과 강당, 케이프타운 헬더버그 대학의 기혼 부부 기숙사, 루사카에 있는 잠비아연합회 본부 사무실 등이 바로 주키 부부가 후원하거나 건축한 건물들이다. 때때로 주키가 모든 공사 비용을 지불하기도 하지만 교인들과 단체가 협력하여 절반 정도의 비용을 부담할 때도 있다. 주키와 팔리 부부는 물밀 듯 몰려드는 후원 요청을 위해 믿음으로 기부 사업을 계속하고 있고 현재 이 사업은 7개국으로 확장되었다.
“일단 프로젝트를 맡으면 저희가 먼저 헌신한 후에 하나님께 자금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꼭 들어주셔요. 그분 안에서 믿음이 매일 자라고 있어요. 저희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지요. ‘이 일은 주키가 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하신 일이며 그분이 우리 부부의 삶에 역사하셨듯이 여러분의 삶에도 역사하십니다. 여러분은 그저 믿음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샌드라 블랙머 <애드벤티스트 월드> 부편집인이다.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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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 : 공사 초기 단계의 템벨릴 교회
위 : 주키와 팔리 내외
도움의 손길 : 팀벨릴 교회 아이들이 교회 주변 청소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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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학사 : 주키 음크솔리는 잠비아 치삼바 엠마누엘 재림교회 고등학교 남학생 기숙사도 건축하고 후원금 마련을 도왔다.
기념판 : 자신이 지어 준 기숙사에 주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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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 잠비아 루사카에 있는 잠비아연합회 건물
잠비아연합회 : 새로운 잠비아연합회 사무실 부지에서. 왼쪽부터 해링턴 아콤봐 잠비아연합회장, 미국인 선교사 데니스 에번스, 파든 음완사 대총회 부회장, 부동산 개발업자 주키 음크솔리, 데니스 에반스의 잠비아 현지 동역자 프랜시스 마쿠와
측량 : 교회 건축을 위해 주키가 부지 면적을 측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