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교리
하나님의 모습들
시편에서 하나님의 놀랄 만한 다양한 모습들을 발견하다
파울루 칸디두 지 올리베이라
친구에게 들었던 실화이다. 신자 한 사람이 트럭 트레일러 밑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왜 트럭 밑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지 누군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여기 있으면 하나님이 나를 볼 수 없으니까요.” 하나님에 대한 개념이 영적 생활의 형태를 좌우한다. 나는 가톨릭 국가에서 성장했기 하나님에 대한 나의 이해는 웅장함, 엄숙함, 거리감과 연결되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지만 우리가 열심히 예배에 참석하면 일주일에 세 번 그분을 만날 수 있고, 그분 앞에서는 행동거지를 똑바로 해야 한다고 배웠다. 일상생활에서 그분은 까다로운 이웃 노인네, 끊임없이 따라다니며 잘못을 찾아내 벌주려고 안달하는 분으로 느껴졌다. 절박한 상황이 아니면 피하고 싶은 분이었다.
그런데 이후 시편에서 아주 다른 하나님을 만났다. 나는 길에서, 가게에서, 모퉁이에서, 집에서 그분을 만났다. 그분은 언제나 사람들의 삶에 함께하셨다. 골치 아픈 인생 가운데 자신을 드러내시는 그분을 그린 다채로운 그림 한 장을 보고 나는 놀라고 말았다.
시편에 나타난 하나님의 모습을 통해 나는 그분에 대한 관점을 바꾸었고 영적 활력을 얻게 하시는 하나님의 세 가지 특징을 알게 되었다.
멀리 계시지 않고 함께하신다
시편에 나타난 첫 번째 특징이자 가장 놀라운 사실이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계신다는 것이다(시편 139편). 하나님은 멀리 계신다는 왜곡된 추측이 널리 퍼져 있는 듯하다. 멀리 계신 하나님과 거래하는 편이 더 쉽고 더 안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분은 남을 덜 겁나게 하고, 더 신비적이고, 어쩌면 더 거룩하다. 그러나 시편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놀랍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분은 영광의 빛 가운데 계시는 분(시 104:1, 2), 그 능력과 위엄이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분(시편 8편; 139:6)으로 인식된다. 놀랍게도 시편의 거룩한 하나님은 우리의 죄와 부족함에 초점을 두지 않으신다(시 130:3, 4). 하나님께 충성하려는 마음의 방향이 마음의 상태보다 더 중요한 듯하다(시편 106편). 담대하고 겸손하게 나아가 그분의 그늘 아래서 안전, 평화, 쉼을 찾으라고 거룩한 시와 찬미들이 나를 초청한다(시 91:1, 2). 이런 친밀함을 통해, 나는 어디서 삶이 변화되는지, 성실할 수 있는 힘을 어디서 얻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그분께서 나를 이끄시도록 맡기는 지점이다. 우리가 그분에게서 벗어난다는 것도 그분에게로 들어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우리는 그분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며 아무것도 숨길 수 없다(시 139:7).
잠잠하지 않고 활동하신다
두 번째 특징으로 하나님은 인간 역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시 135:6, 7). 내가 알았던 멀리 계신 하나님은 침묵하시는 분이고 보거나 듣지 않는 분이다. 어쩌면 그렇게 고통을 외면하고 침묵으로 일관하시면서 인간의 광란에 무관심하실 수 있는지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하나님의 진면목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나는 경이감에 휩싸였다. 그분은 인간의 운명과 자연의 법칙을 방치하지 않으셨다. 시편에 나타난 하나님은 나라와 자연계까지 통틀어 모든 것을 다스리시는 분이다(시 9:7, 8; 104:14, 15, 27, 28).
오늘날, 사회와 자연의 격변으로 불안과 염려가 쌓이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의 미래를 붙잡고 계시다고 시편은 확증한다. 모태에 있는 존재까지 그분이 돌보신다는 사실에 나는 위로를 받았고(시 139:13) 마침내 그분의 섭리를 대면했다(시 18:5, 6, 16~19). 칠흑 같은 어둠을 비추는 빛줄기처럼 그분의 눈은 우리를 뒤따른다. 빚더미에서 절망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신다(시 103:8). 위험을 당할 때 피난처가 되신다(시 57:1). 빈곤한 자들 편에 신실히 서시며(시 103:31), 목마른 자를 만족게 하시고 주린 자를 채우신다(시 107:8).
또 신실한 자들과 그렇지 못한 자에게 똑같은 사랑으로 은혜를 베푸신다(시 104:5~31). 그분께서 충만한 긍휼과 자비 안에서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시는지 깨달은 다음 나는 놀라 미소를 지었다.
화내지 않고 사랑하신다
마지막으로, 그분의 세 번째 특징은 사랑이다. 처음에 나는 분노하고 즐거워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시편에 묘사된 그림들은 찡그린 얼굴이 아니다. 신선한 아침 공기처럼 그분은 유머 감각이 있고 기쁨과 행복을 주시는 분이다(시 4:5~8). 그분께서는 어둠을 빛으로, 심지어 즐거운 소리로 변화시키는 데 전문가이시다(시 100:1, 2). 시편의 하나님은 불순종하는 자들에게 번개를 내던지려고 구름에 앉아 계신 성미 고약한 분이 아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는 그분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나는 만족의 근원이신 그분 때문에 행복하다(시편 126편).
시편 136편에서 나는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거기서 그분은 성실하게 사랑하는 존재로 자신을 소개한다. 시편의 저자들인 다윗, 아삽, 고라, 모세, 헤만, 에단, 솔로몬, 여두둔은 모두가 하나님을 신뢰했고(시 130:5) 그분을 아는 것은 그분을 신뢰하는 것임을 이해했다(시 9:10).
이스라엘의 역사는 하나님을 향한 불신앙의 끔찍한 행위들로 가득하다. 모세와 아론을 시기했고 자녀들을 마귀에게 희생 제물로 바치기까지 했다.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을 거절하고 바알 앞에서 음식을 먹었다. 그러나 그 모든 악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자비와 관심으로 응답하셨다(시편 106편).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하나님은 멀리 있지도, 침묵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우리 가족에게 번영과 복을 주고 싶어 하신다(시편 128편; 144:12~15).
진짜 모습
하나님이 없다고 주장한 사람이 어리석다면(시 14:1), 트럭 트레일러 아래 있는 사람을 하나님이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어리석다. 다행히 하나님께서는 우리 자신의 형상을 따라 흑인 신, 백인 신을 만들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 현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지저분한 거리 걸으시고 우리의 가장 평범하고 사소한 대화에도 귀 기울이신다. 그분은 가난한 사람, 겁에 질린 사람의 눈물을 손수 닦아 주신다. 그분은 비극을 느끼시고 버림받은 자의 고뇌를 들으신다. 그분은 자녀들이 기도할 때 미소 지으신다. 결혼식에서 젊은 부부가 맹세할 때 함께하신다. 그분은 시인의 귀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속삭이시고 음악가들에게 새로운 화음을 제공하신다. 그분은 인간과 관련한 모든 일의 하나님이시며 진실로 안전한 거처이시다(시 90:1).
파울루 칸디두 지 올리베이라
브라질 출생으로 현재 중동에서 일하고 있다. 일리안과 결혼해서 두 딸을 두고 있다.
사이드 바
아버지 하나님
영원하신 아버지 하나님은 모든 창조물의 창조주, 근원, 유지자, 통치자이시다. 그분은 공의롭고 거룩하며, 자비롭고 인자하며, 노하기를 더디 하며, 변함없는 사랑과 진실하심이 한량없는 분이다. 성자와 성령 안에 드러난 성질과 능력들은 아버지에 관한 계시이기도 하다(창 1:1; 계 4:11; 고전 15:28; 요 3:16; 요일 4:8; 딤전 1;17; 출 34:6, 7; 요 14:9).
발문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하나님은 멀리 있지도, 침묵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