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건강
벌에 쏘이면
손녀가 말벌인지 벌인지에 물려서 끔찍한 반응이 일어났습니다. 손이 퉁퉁 붓고 시뻘겋게 달아올랐습니다.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요?
벌레에 물리거나 쏘이면 중증 반응이 다양하게 일어날 수 있지만, 벌목에 속하는 곤충이 특히 위험합니다. 벌목에서 꿀벌과(꿀벌, 호박벌), 말벌과(말벌, 왕벌, 땅벌), 개미과(불개미)가 보통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킵니다.
벌목에서 쏘는 것은 암컷입니다. 위협받을 때 방어 기제로 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 안에는 아민과 키닌이 들어 있는데 이 화학 물질의 매개 작용 때문에 쏘인 부위가 아프고 붓고 가렵습니다. 꿀벌에게 쏘이면 벌침이 꽂힙니다. 벌침은 손톱으로 긁어도 쉽게 제거되지만 침을 뺀다고 증상이 완화되지는 않습니다. 20~30초만 지나면, 다시 말해 벌침이 제거될 때쯤이면 독은 이미 몸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국소 반응이 민감하다고 해서 전신에 반응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전신 반응 중 가장 심한 반응이 아나필락시스입니다. 그러나 강력한 알레르기를 동반한 조직 반응이 나타났다면 이후 침에 쏘였을 경우 주요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대비해야 합니다. 반응은 아주 빠르게 나타나지만 가끔은 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증 반응이 나타나면 알레르기/면역 전문의를 찾아가 벌독 특이 IgE 항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항체는 다양한 알레르기 반응에 분명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민감 소실도 고려해야 합니다. 민감 소실을 위해 특정 항원에 3년 정도 지속적으로 환자를 노출시키면 치료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벌에 쏘여 사망하는 비율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스웨덴에서는 1년에 2명밖에 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1년에 40명 정도가 사망합니다. 꿀벌은 벌목이라는 곤충목에 속하며 지금까지 사망 사고의 주범입니다. 소위 말하는 ‘살인벌’은 꿀벌보다 독성이 강하지는 않지만 공격성이 더 강하고 떼지어 공격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아니라 독성 반응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보통 일과성 국소 반응의 경우 냉압법이나 얼음, 일부 국소 마취,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크림으로만 치료하면 됩니다. 항생제는 거의 필요하지 않으며 초기에 붉은 줄이 나타나면 감염보다는 벌독 반응입니다.
전신 반응은 국소 반응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즉시 치료받아야 합니다. 상기도 폐쇄, 심혈관 허탈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에피펜 주사를 사용하여 허벅지 중간 근육에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을 즉시 주입해야 합니다. 성인은 0.5밀리그램, 아이는 0.3밀리그램을 주입합니다.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 사용은 규제받지 않습니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날 경우 이 약물은 생명을 구해 줍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약물을 5분에서 15분 간격으로 반복 투여합니다. 환자 대부분은 한 번 주입으로 충분하지만 반드시 병원으로 즉시 찾아가야 합니다. 항히스타민제도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재발했을 경우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병실에서 적어도 12시간 동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 병력이 있는 성인과 아이는 에피네프린 자동 주사기를 소지하고 다녀야 합니다. 이러한 환자는 위험 지역을 피해야 하며 항상 주사를 한 개 이상 지니고 있는 게 좋습니다.
국소 반응(통증, 붓기, 붉은 자국)과 전신 반응(인후조직 부종, 호흡 곤란, 또는 허탈)이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전신 반응은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