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논평
존 브래드쇼, ‘It Is Written’ 성경연구소 강사 및 소장
하늘을 내건 사기극
“자서전은 모두 거짓말”
6살 꼬마에게 전 세계가 속았다.
베스트셀러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에 대해
성경은 무어라 말하는가?
여러 해 전, 아이다호 주를 여행하던 우리 부부는 공중전화를 이용하려고 휴게소에 들렀다.
전화 부스에는 분홍색 전단이 가득했다. 지옥에 다녀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책을 인용한 전도지였다. 전도지에 묘사된 지옥은 어느 정도는 구체적이고 약간 흥미롭기도 했지만 도저히 믿기 힘들고 완전히 비성서적이었다.
2010년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책,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에 대해서도 비슷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되고 혼수상태에 빠졌던 알렉스 말라키라는 6살 소년이 사고 후에 천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썼다는 책이다.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한국어판 책명)은 1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 TV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당시 6살이던 알렉스는 심각한 교통사고로 두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식 회복이 불가능해 보였지만, 알렉스는 기적적으로 깨어났고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경험한 놀라운 일들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천사가 자신을 천국 문 앞까지 안내했고 알렉스는 거기서 음악 소리를 들었고, 마귀를 보고, 예수님과 직접 이야기도 나누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알렉스는 책에서 소개한 천국 이야기가 전부 거짓말이라고 고백했다.
알렉스는 출판사에 보낸 공개 편지에서 “저는 죽은 적이 없고, 자서전의 내용은 관심을 받기 위해 꾸며 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출판사는 책의 출판을 중단했고 서점에 남은 책은 전량 회수했다.
무엇보다 이런 책이 과연 출판될 가치가 있었는지를 가장 먼저 질문해 보아야 한다. 성경적인 관점에서 보면 답은 분명하다. 전혀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죽은 사람이 천국에 갔다가 돌아와 천국에서 본 것을 주변 사람에게 말했다는 기록이 성경에는 전혀 없다.
바울이 이상 중에 천국을 본 경험에 대해 기록했고(고후 12:2~4), 다니엘과 요한도 이상을 통해 보았던 하늘에 대해 기록했다(단 7:9,10; 계 4장), 예수님도 부활하신 뒤 하늘에 갔다가 제자들과 함께 머물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셨다. 하지만 죽은 뒤 하늘에 갔다가 변화산 사건 때 다시 세상에 내려온 유일한 사람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예수님도 천국의 모습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는가?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과 같이 ‘천국 체험’을 다룬 책들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이 책들이 죽음에 대한 성경의 확실한 증언들과 상반되기 때문이다. 죽음은 잠자는 것이지 죽은 사람이 천국이나 다른 곳을 여행할 수는 없다고 성경은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1장 11절에서 나사로가 잠들었다고 하셨는데 이 점에 대해 “나사로가 죽었느니라”(14절)라고 분명하게 풀이해 주셨다.
죽음의 문제에 대해 성경은 놀라울 정도로 동일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바울은 믿음 안에 죽은 성도들이 재림의 날에 예수님이 깨우시기 전까지 자고 있다고 설명한다(고전 15:51, 52). 또 예수께서 재림하시는 날에는 그때까지 살아남은 성도들도 믿음 안에 죽어 잠들었다가 부활한 성도들과 함께 하늘에 갈 것이라고 말한다.
성경 이곳저곳에서 죽음이란 첫째 부활 때까지 깨어나지 않는 ‘편안한 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계 14:13; 요 5:28, 29).
여러 해 동안 마귀는 죽음과 사후에 대한 진실을 감추기 위해 치밀하고 세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처럼 필자도 어린 시절에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천국이나 지옥에 떨어지고 특별한 경우 연옥에 간다고 배웠다. 이처럼 죽음에 대한 잘못된 가르침은 적어도 두 가지 심각한 신학적 문제를 야기한다. 첫째 예수님의 존재를 불필요하게 만들고, 둘째 강신술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 강신술은 심각한 수준이다. 심령술, 영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물품의 연간 매출 규모가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 강신술 영매를 만나 보려고 하는 사람은 마귀와 직접 접촉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울 왕의 경험이 그런 경우이다(삼상 28장 참조).
강신술이 마지막 시대에 사람을 기만하기 위한 마귀의 주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성경은 예언하고 있다(계 16:13). 최근에 급작스런 사고로 23살 나이의 딸을 잃은 필자의 친구는, 만약 죽음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알지 못했다면 자신도 아무 거리낌 없이 강신술 영매를 찾아가 딸을 만나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마귀의 속임수에 속아 강신술 영매를 찾는다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죽음에 대해 잘못 이해하면 예수님의 실체에 대해서도 그만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요한복음 11장 25절에서 예수님은 마르다에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고 자신을 소개하셨다. 예수님이 안 계신다면, 죽음 후에 부활의 소망도 가질 수 없다. 재림의 순간에 예수님의 직접적인 명령이 없다면 죽은 자들은 부활할 수 없을 것이다. 죽어서 잠자고 있는 성도들을 예수님이 깨우지 않는다면 무덤은 결코 열리지 않을 것이다. 히브리서 11장에 기록된 믿음의 영웅들조차도(모세와 에녹을 제외하고) “약속을 받지 못하였다”(히 11:39). 그들 역시 지금 잠든 곳에서 부활하도록 예수님이 재림하시기를 기다리고 있다(40절).
죽은 뒤 곧바로 천국에 간다면 부활은 필요하지 않고 예수님이 자신을 “부활이요 생명”이라고 선언하실 일도 없다. “무덤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KJV)라고 바울이 고린도전서 15장 55절에서 던진 질문은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이다.
‘천국 체험’ 장르
알렉스 말라키의 책과 같이 ‘천국 체험’을 다룬 책들은 인기가 높다. 2004년에 출판된 <천국에서의 90분>은 5년 이상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였고, 6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우연히 천국을 방문한 4살 어린이의 이야기 <천국에 다녀온 소년>은 1,0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2014년에는 영화로 제작되어 1억 불 이상 매출을 올렸다. 이런 책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천국 체험’이라는 문학 장르가 생겨날 정도이다.
아들의 책이 전량 회수되기를 원했던 알렉스 말라키의 어머니는 ‘천국 체험’ 문학 장르에 대한 열광에 우려를 표명했다.
저자 알렉스의 어머니 베스 말라키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다음과 같이 심경을 밝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거짓말하고 속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책들은 언뜻 보기에 좋아 보이지만, 성경을 연구하지 않고 진리를 탐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좋게 보이는 책들입니다.”
어떻게 이런 거짓 천국 체험이 책으로 소개될 수 있었을까?
사람들은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알렉스의 아버지가 돈을 벌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출판업자들 또한 잘나가는 책이 절판되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존 맥아더가 이끄는 미디어 사역 팀의 필 존슨 팀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느 날 갑자기 알렉스가 자신의 이야기가 거짓이었음을 고백했다는 것은 절대 진실이 아니다. 알렉스가 이 책을 직접 쓰지 않았다는 증거가 너무나 많다. 그러나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돼 버렸고 출판업계의 그 어느 누구도 이 책이 절판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제 16살이 된 알렉스는 출판사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천국에 대해서는 성경의 기록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성경만이 진리의 원천이고 사람이 쓴 것은 결코 온전할 수 없습니다.”라고 충고했다.
알렉스의 거짓 증언을 진심으로 믿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알렉스의 충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