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을 위한 예배
교회에서는 문화와 인종의 차이가 존중되어야 한다
돈 W. 맥팔레인
30년 전만 해도 ‘다양성’은 영국 재림교회에서 별로 사용하지 않던 단어였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구분은 백인과 카리브인의 문화적 차이였다. 그리고 그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양편이 함께 예배드리려 하지 않는 모습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았다.
독특한 문화를 선호하는 행동이 비난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비난은 편견과 고정 관념에서 비롯한 것이다.
문화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이들이 있다. 하나님의 자녀라면 모두가 함께 예배드려야 한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은 진정한 하나님의 자녀가 아닌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리는 그렇게 단순하지마는 않다.
예배 문제
예배는 문화적 맥락에 맞을 때 가장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따라서 한 그룹이 다른 그룹과 어울리지 않은 이유는 단지 친근한 분위기에서 예배드리고 싶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영국 제도에는 막연하게 ‘카리브해 교회’라고 불리는 교회가 여럿 있다. 따지고 보면 그 교회들은 특정 국가나 지역 심지어 특정 마을 사람들로 구성되었을 뿐이다. 카리브해 사람들이 자신의 특정 관습에 따라 한데 모이듯이 다른 문화에 속한 신자들도 당연히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노래하고 기도하고 설교하며 자신들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는 사람들과 예배하고 싶을 것이다.
가나 사람들의 예
1992년 가나에서 온 신자들이 남영국합회에 가나인 모임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나인 교회를 조직하여 가나 재림 신자들을 양육하고 가나 교민 사회에 복음을 더 활발하게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소위 ‘민족 교회’ 시대가 탄생하였다.
1992년 런던에서 가나 재림교회가 설립된 이후, 여러 다른 민족 교회가 생겼다. 아프리카, 필리핀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재는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불가리아어, 루마니아어로 예배드리는 교회들이 있다.
교회가 조금이라도 더 활발해지려면 단일 문화 교회에서 다문화 교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영국합회는 인식했다. 영향권을 넓히고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집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구성원뿐 아니라 현 교회에서 일이 이루어지는 방식도 다문화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이상적이었겠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예배와 전도의 패턴이 이미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그것을 바꾼다는 것은 무리였다.
더군다나 신중한 문화적•민족적 그룹에게 인종적인 특성조차 고려하지 않고 함께 예배하라고 강요하면 불만이 생길 것이다. 민족 교회가 생기기 전에 많은 사람이 그러한 이유로 교회에 나오기를 중단했을 것이다.
민족 교회 설립을 종교적인 인종 차별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다르다. 영국연합회에서는 각자가 자유롭게 그들이 원하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예배드리는 곳, 따뜻함과 사랑으로 환영받는 곳에 참여한다. 실제로는 문화가 다른 예배 그룹에 참여하는 신자들이 어느 민족이든 존재한다. 민족 교회는 단지 예배자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예배에 참석하게 될 구도자들에게 더 폭넓은 선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 교회들은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에 복음을 제시하기 위해 더 큰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민족 교회는 영국 연합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에 속한다.
인구학적 지진
2000년 이후 재림교인 수천 명이 남아프리카와 동유럽에서 마치 하루 만에 모여든 것처럼 몰려왔다. 수적으로 가장 많은 남아프리카 신자들의 유입은 영국연합회에 여러 가시적인 이익을 가져왔다. 고군분투하던 작은 교회들이 활기를 되찾았고 새로운 멤버들의 음악적 재능으로 예배가 풍요로워졌다. 교회의 사명에 대한 그들의 헌신이 교회가 생기를 되찾게 했다. 따뜻하고 친절한 새 구성원들의 성향 또한 특별한 선물이었다.
필자가 처음 교회 행정에 몸담았을 때는 지도자들이 주로 교회의 주된 구성원들을 양육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다. 오늘날 행정부의 관심은 특정 문화적 그룹에 편파적이지 않으면서 폭넓게 구성원을 섬기는 것이다. 교회는 다시 전과 같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는 영국 제도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주류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도 여전히 관심이 많다.
전반적 고찰
영국 제도 안에 있는 교회는 다른 의미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훨씬 더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가장 쉬운 예가 성의 다양성이다. 사역의 남녀 평등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한때 고조되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방해를 받고 있다.
주류 인구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 영국연합회는 교회의 인종적 구성 비율이 인구 전체의 인종 비율과 반비례하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전도가 자연스럽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에게 믿음을 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에서 복음을 전할 때는 문화적 연대감이 더 필요하다.
게다가 그동안 강조된 전통적인 접근 방법은 주류 인구에게 다가가는 데 가장 이상적인 방법처럼 보이지 않는다.
다양성의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다음 사항이 필요하다.
◼ 모든 새 신자가 따뜻하게 환영받아야 하고 가족의 일원이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 다양성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리더들이 다양한 문화 그룹과 대화하며 상대를 이해할 기회를 얻게 해야 한다.
◼ 타 문화 그룹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목회자가 채용되어야 한다. 지난 10년간 채용된 목사들 대부분은 아프리카, 동유럽, 인도와 남아메리카 출신이었다.
지역 교회는 새 신자들의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해 교회 생활에 새 신자를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
주요 전망
영국 제도의 재림교회는 다문화 형태에 돌입했고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 이러한 새로운 맥락에서 교회를 대표하는 모든 문화는 타 문화를 돌볼 책임을 나누어야 한다. 가령 영국 제도의 재림교인 중 영국인은 20퍼센트에 불과하다. 포르투갈인•러시아인•불가리아인•가나인 교회가 이룩해 낸 것처럼, 영국인들도 자기 문화에 어울리는 적합한 방식으로 예배하고자 한다.
교회가 지닌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사회에서 발휘할 수 있으려면 다문화 전도와 선교에 강조점을 두어야 한다. 목사와 신자들은 자신의 문화 밖에서도 전도할 수 있도록 훈련과 격려를 받아야 한다.
교회는 지도자를 현명하게 선택하고 사회 구조뿐 아니라 교회의 다양한 문화 구성이 고려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거의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 내는 영적 풍요로움과 다채로움을 선물처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타 문화 민족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탐구하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를 아주 다르게 만드셨으면서도 그분 안에 하나 되게 하신 하나님의 지혜에 경탄할 것이다.
돈 W. 맥팔레인 미국
메릴랜드 주 타코마파크에 있는 슬리고 교회의 행정 목사이다. 영국연합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