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만나다
기드온과 팸 피터슨
모험
변화된 삶
달라진 지역 사회
‘진짜 선교 스토리’에는 이런 사건들이 담겨 있다. 또 ‘진짜 선교 스토리’에서는 과감하게 변화된 삶을 소개한다. 우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선교 이야기를 들으면서 컸고 선교를 삶의 소명으로 삼겠다고 소망을 품었다. 다음은 우리가 경험한 선교 여행 이야기이다.
첫 교훈
우리는 레소토의 산악 지대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처음으로 타 문화 선교 경험을 쌓았다. 그곳에서 한 선교 단체가 운영하는 미션스쿨을 보수하고 페인트로 칠하면서 새롭게 단장했다. 예배도 인도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터득한 선교 교훈은 ‘상황에 적응하라’였다. 그러나 한참 후에야 이 교훈의 중요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후에 우리는 레소토에서 학생 선교사로 봉사하기로 결정했다. 팸은 마을의 미션스쿨에서 2년 동안 가르쳤다. 기드온은 전도 활동과 지역 사회 발전을 도우며 우물을 파고 건물을 지었다.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기로 결심한 것은 초이냐네에서였다.
케이프타운에서 대학 공부를 마무리하면서 선교의 불꽃을 일으키는 짧은 경험도 있었다. 이러한 경험 덕에 하나님께서 미전도 종족, 특히 나미비아 북서쪽에 있는 힘바 족 마을에 교회를 개척하라고 명하실 때 우리는 마음을 열 수 있었다. 드디어 꿈이 실현되었다. 우리는 선교 최전선에 서게 되었다.
배운 것과 버린 것
1995년, 우리는 짐을 싣고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나미비아 오푸우까지 장장 2,500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리를 이동했다. 한 베테랑 선교사가 우리에게 중요한 조언을 전했다.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을 가지십시오.” 이 조언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새로운 삶으로 뛰어들었고 그 삶은 17년간 지속되었다. 그야말로 놀라운 인생 여정이었다.
우리는 곧 나미비아에 도착했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앞선 다른 선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힘바 족의 방식은 잘못된 것이며 우리가 그들을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생각이 그들과 함께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 질문을 듣기도 전에 이미 답을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갔던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 방식대로 답했다. 힘바 족으로 사는 문제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기본교리에 입각한 서구적 관점으로 다가간 것이다. 힘바 족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감히 그들의 행동을 바로잡으려 했던 것이다.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을 가지라’라는 조언을 그때까지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은 가르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배우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었다. 우리가 이곳에 선교사로 왔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배워야 할 사람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가축을 키웠다(기드온은 도시에서 자랐고 팸은 농촌 출신이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다고 엘렌 화잇은 말한다.1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일은 필수적 원칙이다. 책으로도 배울 수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배우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는 현장이다. 이런 현장이 바로 교실이라고 톰과 베티 브루스터는 말하지 않았던가.2
우리의 두 번째 착각은 일단 그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면 그들의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 첫 해에 열 가정에 말씀을 전했지만 아무도 침례를 받지 않았을 때 우리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깨달았다. 말씀을 전하는 기술이 부족했든지 사람들이 관심이 없든지 둘 중 하나였다. 그때 선교사 친구 하나가 우리의 선교 상황에 대해 물었다. 다 듣고 나서 그가 이렇게 물었다. “그 사람들을 사랑하니?” 우리는 그분의 백성과 함께하며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자원하는 일꾼을 통해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다가오시는 것, 이것이 바로 재림 기별이다.
첫 휴가 내내 우리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힘바 족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이전의 선교 방법을 바꾸고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하며 돌아왔다. 이렇게 결심하고 보니,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들 역시 우리와 함께 그들의 세상을 공유하고 우리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우리는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의사소통 기술
1997년, 어느 날 글쓰기 수업 중에 나이 많은 여성이 말했다. “제 이름 쓰는 것 좀 도와주세요.” 자기 이름을 눈으로 보고 읽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름 쓰는 데만 거의 5분이나 걸리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스스로 되물었다. “우리는 자기 이름조차 쓸 수 없는 그들이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를 바라고 있는건가?” 대답은 직접적이고 신속했다. “아니!” 우리는 말에 대해 더욱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었다. 힘바 족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하나님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예수께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말씀하시기 위해 친숙한 것을 사용하셨다고 엘렌 화잇은 <실물교훈>에서 말하고 있다.3 복음을 전할 때에는 청중에게 익숙한 이미지와 장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글자교실을 그만두고 힘바 족의 소통법을 배우기로 했다. 융판 세트와 외국어 시각 보조 자료들을 한쪽으로 치웠다. 우리의 청중인 힘바 족에게 이런 것은 어울리지 않았다. 우리는 힘바 족의 의사소통법을 사용하여 복음 전하고 싶었다.
하나님의 인도로 우리는 ‘구술 전도 컨퍼런스(orality conference)’를 홍보하는 웹사이트를 하나 알게 되었고 우리의 깨달음에 확신을 얻었다. 2003년, 우리는 처음으로 ‘국제 구술 전도 네트워크(International Orality Network, ION)’ 컨퍼런스에 참석하게 되었다. 거기서 다른 선교사들이 어떻게 말로 의사를 전달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바알에게 절하지 않은 7,000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엘리야의 기분이 어땠을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비슷한 방법으로 다른 선교사들을 사용하고 계셨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힘바 족을 위해 하실 일을 기대하며 우리는 힘을 얻고 돌아왔다.
이후 5년 동안 우리는 말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자료를 개발했다. 구술 전도의 기본은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성경 이야기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힘바 족의 세계관에 그 이야기를 주입하여 그들의 세계관을 흔드는 것이다. 구술 복음 전도는 수다가 아니라 청중에게 익숙한 장르를 활용하는 것이다. 힘바 족에게 접근할 때는 찬양(ombimbi, omuhiva), 시(ommimbo), 속담(omiano), 연극, 춤(omdjongo) 등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흔히 부르는 찬미나 복음성가와는 관련이 없다. 그들이 영원한 복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익숙한 장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교과를 개발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나 하나님의 타이밍은 항상 최고이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그리고 또 다른 ION 회의에 참석한 후) 우리는 ‘갓패드(Godpad)’라는 태양열로 작동되는 MP3 플레이어를 알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가격이 비쌌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간구하기도 전에 이미 해결책을 마련해 놓으셨다. 우리가 13째 안식일 헌금을 받을 수 있게 하신 것이다. 갓패드를 구입하고 보급할 수 있도록 헌금을 후원한 세계 교회에 감사드린다(이 자리를 빌려 2012년 8월 선교헌금을 드린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한다.). 우리는 갓패드에 구술 전도 자료를 담았다. 지금은 그 지역을 떠나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계속할 일꾼을 준비해 주셨다. 우리는 그 지역에 교회를 세웠고, 시작부터 우리와 함께 일했고 구술 전도의 진가를 알아본 목회자가 지금 그곳을 지키고 있다.
선교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
우리는 이런 경험으로 선교에 대한 이해의 틀이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에게 선교는 전진하는 것이며 베푸는 것이었다.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서부터 나미비아의 오푸우까지 우리의 여정은 변화의 연속이었다.
하나님에 대해 우리는 식견을 무척이나 좁았다. 우리가 규정한 틀보다 하나님은 훨씬 크신 분임을 깨달았다. 하나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만 했다. 모세에게 자신을 알리시기 위해 하나님이 사용하신 이름, 즉 ‘스스로 존재하시는 분’의 의미를 여기서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분께서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뿐 아니라 힘바 족에게도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이 놀라운 하나님을 경외하며 서 있다.
우리 자신이 변화의 주도자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변화시키고 싶어 하셨다. 우리가 그분을 위한 평화의 도구가 되는 것, 우리가 그분의 평화와 사랑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 그분의 목적이었다. 존 딥달 교수가 말한 것처럼 선교란 “양방향 도로”4와 같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았다. 선교사가 전능하신 분의 임재 안에 들어가면 그분께서 그 선교사를 세상에 보내실 수 있는 것이다. 선교는 예배에서 시작하여, 그 예배에 다른 이들을 초청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분의 선교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셔서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다. 진정 그것은 하나님과의 접선이었다.
1<치료봉사>, 143
2Tom and Betty Brewster,
3<실물교훈>, 17
4John Dybdal,
기드온과 팸 피터슨
20년 동안 교회 개척에 힘썼다. 지금은 마다가스카르의 추르허 재림교회 대학에서 봉사하고 있다. 과거에 서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선교 훈련 담당 및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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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수칙
가르치라 – 낡은 방식은 잊고 새로운 방식을 배우라.
적응하라 – 선교는 다른 방식에 적응하는 능력에 좌우된다.
유연하라 – 그래야 성령께서 우리의 계획과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으실 수 있다.
자원하라 – 하나님께서 펼쳐 주신 기회들을 놓치지 말라.
다가가라 – 사람들에게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그리고 그들을 위해 당신이 시간을 낼 수 있음을 알려 주라.
진실하라 – 사람들은 가식을 알아챈다.
인간다우라 – 선교사는 초인적인 존재가 아니다. 두려움과 실패를 인정하라.
용감하라 – 두려움에 맞서고 안일함을 피하라.
웃어 버리라 – 실수할 수 있다. 괜찮다.
복을 세라 –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매일 복을 채워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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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세 가지 특징
선교는 평생의 과업이다. 하나님께서 원하는 곳에서 자기 뜻대로 우리를 사용하실 수 있도록 우리는 매일매일 그분의 도구로 다듬어져야 한다. 하나님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변화되어야 한다.
겸손 : 이기심을 부추기는 자기중심적인 끈을 끊어 버리고 다음의 두 가지 끈으로 자신을 동여맨다. 첫째, 맡겨진 사업의 원칙, 목적, 위대함에 대해 확고부동한 자세를 취한다. 둘째, 그와 동시에 사람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대하며 그들의 사상, 관점, 잠재력 등 있는 그대로를 가치 있게 여기는 열린 자세를 취한다.
공감 : 기존의 삶을 뒤엎는 사상을 전할 때, 무덤덤한 생활에 파장을 일으킬 때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사람들이 회심하여 삶의 방식과 신념을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할 때는 그들의 입장에 서서 사려 깊게 지도하며 도와야 한다.
진실 :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고 인정받아야 한다. 그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속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는 사람, 그리스도인의 가치와 신념을 말로만 두둔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살아 내는 사람, 삶의 구석구석에서 하나님의 성품 드러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