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가 앞장서다
무료 진료소는 향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사업의 표본이다
어스름한 달빛 속에서 일곱 사람이 쇼핑센터의 벽돌담에 기대고 앉아 있었다. 짐바브웨의 쌀쌀한 밤공기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지키려고 얇은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저 사람들을 밤새 이렇게 둘 수는 없어요. 안 그래도 아픈 사람들인데 추위 속에서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짐바브웨연합회 홍보부 직원인 은코실라디 쿠말로가 가까운 곳에서 저녁 전도회 예배를 마친 후 모여 있는 무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치퉁귀자의 쇼핑센터에서 개최되는 무료 진료 마지막 날에, 이들은 맨 앞줄에 서겠다는 일념으로 수백 킬로미터 거리를 이동해 왔다. 치퉁귀자는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 인근에 있는 도시이다.
테드 N. C. 윌슨 대총회장이 인도하는 2주간의 전도회에 맞춰 짐바브웨연합회는 2주 무료 진료소를 기획했고 그 때문에 전국이 들썩거렸다. 국영 방송과 일간지들은 그 소식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다루었다. 줄 서기는 흔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보통 새벽 3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쿠말로는 무료 진료소 감독인 이노센트 귀조를 불렀다. 두 사람은 대기 중인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지역의 재림교회 목사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다음 날 아침, 치료를 받기 위해 1천여 명이 모여 있는 쇼핑센터에서 귀조를 만났다. 짐바브웨 재림교회의 에이즈 및 보건절제부장인 귀조 목사는 어제 만난 일곱 환자가 목회자와 따뜻하게 밤을 지내고 아침 식사도 했다고 말해 주었다. 일곱 명은 모두 무료 건강 관리를 받았다.
그런 다음 귀조가 내 팔을 잡고 기쁨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글쎄, 오늘 아침에 그중 한 여성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제게 이렇게 묻더라고요. ‘왜 재림교회에서는 이런 건강 엑스포를 개최하는 건가요? 그 많은 사람을 왜 무료로 도와주는 겁니까?’ 그래서 저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뿐이라고 말해 주었어요.”
그 여성은 또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귀조가 말했다. “짐바브웨에 있는 다른 교회들은 교회 지도자들의 이름을 높이려고 안달인데 당신과 같은 재림교인들은 항상 예수님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네요. 왜 그런 거죠?”
“우리는 예수님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귀조 목사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건강은 복음의 일부
무료 진료소는 향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사업의 표본이다. 행사를 통해 지원자 550여 명이 환자 3만 4,513명에게 250만 달러 상당의 기초 의료 서비스를 실시했다. 이것은 한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예수님의 길을 따르고 신체적·영적 필요를 보살피는 이런 일을 재림교회는 5월 17~30일 전도회 기간에 짐바브웨 914곳에서 전개했다. 이 기간에 약 3만 명이 침례를 받았다.
“치퉁귀자 건강 엑스포는 이 세상에 사람들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하나님의 계획이 얼마나 위대한 계획인지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윌슨 목사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말했다.
대총회 보건전도부장이자 심장병 전문의인 피터 랜들리스 박사는 매일 지속적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을 상대한 무료 진료는 처음 본다며, 이 무료 진료소를 어느 곳에서든 교회의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거창한 엑스포가 아니라 철저한 엑스포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 매우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쇼핑센터 입구에서 만난 랜들리스가 말했다. “이것이야말로 눈높이의 필요를 채워 주는 일이지요. 특히 건강 검진과 기초 건강 관리가 필요한 이곳에서는요. 필요가 채워졌고, 사람들은 이에 상당히 만족해했습니다.”
무료 진료소가 짐바브웨에 끼친 엄청난 영향력을 귀조는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건강 엑스포가 끝난 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주님께서 이 엑스포를 인도하셨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엑스포를 주관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활동에 함께하셨고, 우리는 그 결과에 놀랄 뿐입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우리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1863년, 처음 교회가 조직되었을 때부터 재림교회는 사람들의 육체적·영적 필요를 채워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리고 지난 5년간 이 두 가지가 조합된 ‘포괄적 건강 사역’을 더욱 강조해 왔다. 작년에는 캘리포니아의 두 도시에서 3일 동안 전개된 열린 무료 진료를 통해 3천여 명이 진료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2천만 달러의 자금을 들여 6,200명이 무료 진료를 받았다.
치퉁귀자 무료 진료소에서 봉사했던 핵심 의료진들이 짐바브웨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불라와요의 몇 곳에서 일주일 동안 소규모 무료 진료를 실시했다. 작년 9월 공중 보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짐바브웨 동부의 마랑게 지역에서 3주 동안 무료 진료를 실시하자 지역 교회 지도자들이 비로소 이 사업의 잠재력을 알아보게 되었다. 무료 진료소에는 의사 5명, 간호사 4명, 자원봉사자 36명이 참여하여, 220명이 침례를 받았고, 교회 10곳을 새로 개척하였다.
환자들이 무료 진료소 바로 옆에서 진행되는 전도회에 참석하면서 치퉁귀자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아내의 설득으로 약물 중독 회복 열흘 프로그램에 참여한 마약 중독자를 포함하여 여러 명이 침례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무료 진료소가 문을 열자 부인이 약물 중독 회복 부스로 남편을 데리고 가서 그곳에 머물게 했다고 귀조가 말했다.
무료 진료 기간에 근처 건물에서 약물 중독 회복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코카인, 마리화나, 알코올, 담배 등을 끊기 위해 도움이 필요했던 사람들이 열흘 동안 의료진들과 함께 생활하였다. 환자들은 이곳에 등록하기 위해 현금과 휴대 전화 반입을 포기해야 했다.
“마약, 맥주, 담배에서 해방되어 너무 감사하다며 침례를 받고 재림교인이 되겠다고 말한 남자도 있습니다.”라고 귀조가 말했다.
프로그램을 마친 24명이 수료증을 받았고 수료식에는 짐바브웨 정부의 정신 건강 및 위험 약물 관리 부감독관인 도르카스 시톨레도 참석했다. 수료자 중 4명은 재림 교회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깊은 감명을 받은 시톨레 부감독관은 금연의 날을 강조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방송으로 내보내겠다고 교회에 제안했다.
또 다른 문 열기
다른 환자들 역시 치료에 대해 감사를 표현했지만 아마도 가장 감사한 사람들은 당뇨병을 치료받고 떠난 사람들일 것이다. 무료 진료소의 핵심 의료진인 마시마 음와자 박사는 환자들의 상태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식단의 음식을 먹으며 프로그램을 마친 사람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의료진 중 한 사람인 린다 시반다는 이렇게 많은 사람을 감동시킨 무료 진료소에 경외감을 느꼈다며 “재림교회는 앞으로 이 나라에서 전혀 다르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 진료소의 덕을 본 사람은 환자들만이 아니었다. 무료 진료소는 쇼핑센터에 비어 있던 가게를 빌려서 사용했고 음식점, 약국 등 쇼핑센터에 입점한 주변 상점들의 매상도 급증했다.
무료 진료소 때문에 울상을 짓던 곳은 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던 한 치과의원이었다. 무료 진료소에 포진한 치과의사 30여 명과 경쟁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최 측에서는 한 가지 묘책을 생각해 냈고 그 치과의사는 다시 표정이 밝아졌다. 모든 환자가 그 치과에서 마무리 치료를 받도록 연결해 준 것이다. 환자 수천 명 중 이삼백 명이 그 치과에서 돈을 내고 마무리 치료를 받았다.
무료 진료소에 어려운 점들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무료 진료소를 찾은 사람이 예상외로 너무 많아서 주최 측에서는 수요를 충족시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심지어 진료소의 문을 닫은 후에도 치료를 받기로 한 환자들이 너무 밀려 자원봉사자 의사들은 치퉁귀자 센트럴 병원에서 주요 수술을 계속 진행해 나갔다. 수술에 필요한 비용인 2만 5천 달러는 나중에 확보할 수 있었다.
그동안 교인들은 환자 4만 9,784명을 위해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교인들은 건강 엑스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을 적어도 세 번 이상 방문할 것이다. 치퉁귀자에 있는 여러 교회에서는 이들을 교회로 이끌기 위해 소규모의 건강 엑스포를 열기로 했다.
나아가 지역 재림교회는 새로워진 교회 이미지를 활용하여 정부 기관 및 민간 기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짐바브웨의 부통령이자 보건부장관인 펠레케젤라 음포코는 무료 진료소의 공로를 인정하여 건강 분야에서 재림교회가 정부 및 여러 기구와 협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길을 열어 주었다.
그러나 짐바브웨에서의 무료 진료소와 전도회를 위한 폭넓은 노력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폴 라차라 남아프리카-인도양지회장은 말했다. 라차라는 지회 전 지역에 걸쳐 포괄적 건강 사역을 장려하고 있다. 지회에서는 무료 진료소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있으며 각 지역의 무료 진료소 운영 주최 측이 수용 한도를 초과하여 환자들을 맞게 되자 현장에도 발 벗고 나섰다.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이제 엄청난 노력이 시작되어야 하니까요. 복음 전도는 하나의 행사가 아닙니다. 삶의 과정이자 방법입니다. 재림교인은 예수님의 제자일 뿐 아니라 제자를 양성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앤드루 맥체스니
<애드벤티스트 월드> 뉴스 편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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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계획, 목표는 하나
짐바브웨 전역에 걸쳐 수천 명이 침례를 받았다. 이는 재림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전도회에서, 평신도실업인협회, 라이트 베어러스(Light Bearers) 그리고 성경 공부에 함께했던 수많은 교인이 연합하여 노력한 결과였다.
계속해서 짐바브웨연합회 본부로 침례자 수가 보고되면서 교회 지도자들은 신자 80만, 수침자 3만이라는 목표가 달성되었으리라 추정했다.
테드 N. C. 윌슨 대총회장은 성경 공부를 위해 집집 방문을 다녔던 교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선언했다. “치퉁귀자에서 여러분은 참으로 놀라운 일을 해내셨습니다.” 전도회 안식일 예배 때 윌슨 목사가 앞에 서 있는 1천여 명에게 말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지만, 여러분이 수행한 일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글거리는 아침 태양을 피하려고 나무 그늘에 있거나 우산을 쓰고 있는 3만 5천여 명에게 윌슨은 말씀을 전했다.
교인 수십 명은 한 달 전부터 치퉁귀자로 내려와 집집 방문을 하며 ‘라이트 베어러스’가 제공한 예언의 소리 성경통신학교 책자들을 나누어 주었다. 라이트 베어러스는 미국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는 재림교회 사역이다. 치퉁귀자에 9천여 성경 책자가 배포되었고, 5,043명이 성경통신학교를 졸업했다고 교회 지도자들은 말했다.
치퉁귀자에서 실시된 예언의 소리는 다른 많은 도시에서도 재현되었다. 게다가 2주간의 전도회에 앞서 교인들은 성경 공부를 위해 5천여 소그룹 모임을 이끌었다.
다음의 행사들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 윌슨 목사가 2주 동안 현장에서 말씀으로 전도회를 이끄는 동안 재림교회가 주최한 무료 진료소에서는 환자 3만 4,100명에게 기본적인 건강 서비스를 제공했다.
■ 미국 아이오와-미주리합회의 후원으로 학교가 부족한 치퉁귀자 지역에 10만 달러 규모의 학교 기공식이 열렸다.
■ 평신도실업인협회에서는 하라레 센트럴 병원 병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16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4만 달러에 끝마쳤다.
짐바브웨 전도회는 사람들의 삶 이상의 것을 변화시켰다. 2주 동안 ‘쉐어힘(ShareHim)’ 전도회에 참여했던 외국인 설교자 77명 중 30명이 아칸소-루이지애나합회 소속 교회에서 온 청년들이었다.
윌슨 목사는 세 도시를 오가며 전도회를 마무리했다. 치퉁귀자에서 3만 5천여 명에게 말씀을 선포한 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여 궤루에서 2만여 명, 불라와요에서 5만여 명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 앤드루 맥체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