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질문
목숨만큼 중요한 성(性)
구약 성경에서 성범죄가 사형 죄에 해당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형은 서구 문화에서 아주 민감한 문제이다. 필자는 그 우려를 이해한다. 그러나 이번 질문은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특정 성범죄에 관한 것들이다. 그 법률에 대해 알아보고 그 법의 기반을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1. 법률 자료 : 그 법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세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간음(신 22:22)으로 고대 근동 전반에서 남녀에게 죽음을 요구하는 중죄이다. 간음은 성경에서도 하나님과 배우자와 사회에 심각한 죄로 여겨진다. 사형을 집행함으로 사람들은 “이스라엘 중에 악을 제해야 했다[‘바아르’ : 근절하다, 제거하다]”(22절). 간음은 개인사일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건으로 그들 중에 간음을 제거하는 일이 꼭 필요했다. 사형이 좀 경한 형벌로 감형되거나 배우자가 그것을 용서할 수 있었는가? 고대 근동에서는 그런 사례가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증거들이 보인다. 남편은 간음을 범한 자에게 재정 보상을 받고 결혼을 유지하거나 최소한 쌍방의 목숨만은 구할 수 있었다(잠 6:32~35; 호 3:1~3). 죄인에게도 하나님의 용서는 가능했다(시 51편).
두 번째 사례는 결혼 후에 조사해 보니 처녀성을 상실한 경우이다(신 22:20, 21). 처녀인 줄 알았던 아내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남편은 자신이 배신당하고 속았다고 느꼈다. 창기의 행동(‘자나’ : 스스로를 음란하게 하다.)을 저질러 “이스라엘 중에서 악을 행했기” 때문에 그녀는 처형되어야 한다(21절). 이것도 간음의 한 경우로 취급된다.
세 번째 사례는 약혼한 처녀가 다른 사람과 합의하에 동침한 경우이다(23, 24절). 이것도 간음으로 간주되었고 쌍방 모두 처형되었다. 이 두 경우에 남편이 처벌을 경감시켜 주는 게 가능했을지 몰라도 알려진 바는 없다.
2. 생각 가능한 합리적 이유 :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해 몇 가지를 말해야만 한다. 첫째, 이 법 조항들은 일반 사회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하나님의 본성과 도덕성을 계시했다. 사형은 하나님의 눈에 성범죄가 심각하다는 것을 가리킨다.
둘째, 형벌을 경감시키는 일과 하나님의 용서는 언제나 회개한 죄인들에게 가능했다.
셋째, 성범죄와 같은 그런 심각한 범죄를 무시한다면 사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었으며, 그렇게 되면 고결한 도덕성이 느슨하게 된다. 그런 범행은 가정과 사회 질서를 치명적으로 손상시키는 일로 인정되었다.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성적 방탕은 두 사람을 망가뜨린다. 결혼으로 말미암는 상호 간의 존중, 책임, 의무를 저버리고 상대를 개인적 쾌락의 도구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결혼 안에서의 성관계는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사랑의 결합으로 남녀를 연합시킨다. 그렇지 않은 성관계는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으며 부부의 자아상을 훼손시킨다.
다섯째, 성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인류에 속한 것이다. 그것을 잘못 사용하면 이런저런 방식으로 우리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
여섯째, 처녀성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결혼 제도라는 사랑의 조건 내에서 본연의 목적을 이룰 때까지 보호받아야 할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 목적이 언제나 성취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그 선물은 주님 안에서 보존되어야만 한다.
이런 생각들은 현재 우리 세상에서 낯설다. 성도덕을 다룰 때는 ‘도덕적인 올바름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세속 사회의 법체계인가? 아니면 통념적 허용인가(모두가 다 하는 걸)?’라고 질문해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대답은 분명하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에 자기 뜻을 밝혀 놓았기 때문이다. 법체계가 그리스도인 도덕성에 어긋난다면, 우리는 하나님께 순종해야만 한다.
인류의 성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떠나 버린 사람들에게 필자는 성경 말씀을 인용할 뿐이다. “[용서받고]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요 8:11).
앙헬 마누엘 로드리게스
목사, 교수, 신학자로 봉사한 뒤 은퇴하여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