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묵상
전해야 할 이야기
타이 깁슨
성경은 조직신학 교과서가 아니다. 인용 구절 사용 설명서도 아니고 도덕적 격언집도 아니다.
성경은 말하자면 이야기이다.
무한한 사랑과 끔찍한 상실 그리고 영광스러운 회복의 이야기와 더불어 흥미로운 등장인물이 가득한 대서사이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 우뚝 솟은 인물이 하나 있다. 예언, 비유, 노래, 상징, 정의를 구하는 애가, 자비를 구하는 눈물겨운 호소, 도움을 찾는 외침, 사랑을 향한 갈구, 각 장의 모든 이야기가 그 이름을 속삭이고 있다.
구약 전체에서는 기본적으로 그의 등장을 예고하며 신약에서는 그가 왔다고 말한다.
약속이 성립되었고 그 약속이 성취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그것이 성경 전체이자 이야기의 골자이다.
구약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너희를 진실로 사랑할 것이다. 너희의 태도에 상관없이 나는 너희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너희 세상에 가서 너희의 고통으로 들어갈 것이다. 너희의 수치심를 내 가슴에 품겠다. 나는 너희의 죄를 나의 사랑으로 다 빨아들이고 너를 파괴하려는 죄의 권세를 정복하겠다.”
신약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여기에 있다. 나는 너희와 맺은 약속을 모두 성취할 것이다. 나 자신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너희를 사랑할 것이다. 너희가 내게 쏟아붓는 모든 분노와 증오도 너희를 향한 나의 사랑을 없애거나 약화시키지 못한다. 자기희생적인 사랑으로 내가 십자가에 달리면 너희를 내게로 이끌겠다.”
바울은 신약과 구약의 관계를 요약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고후 1:20).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 전한 약속을 모두 성취하심으로써 자기의 사랑이 성실하고 진실한 것임을 그리스도 안에서 보여 주셨다.
그 이야기는 일곱 가지의 서사적 장면으로 전개된다.
1. 창조 전 : 영원 전에 하나님이 계셨다. 모든 창조 전에, 지나간 영원한 시대 동안에, 하나님이 이타적 사랑의 영원한 삼위일체, 즉 아버지, 아들, 성령으로 존재하셨다. 성경 이야기에 소개된 하나님은 고독한 존재가 아니라 자기희생적인 우정을 지닌 사교적 존재이시다. 하나님의 특성과 그 존재의 기초는 이타심이다.
2. 창조 :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선택하는 모든 존재와 더불어 물리적 우주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탄생했고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한다. 간단히 말해 창조는 하나님의 사랑을 물질적 형태로 드러낸 것이다. 하나님이 사랑이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님처럼 사랑하기 위해 우리는 존재한다. 신체적, 정서적, 영적으로 인간은 하나님의 이타적 사랑을 하나님과 타인에게 반사하도록 창조되었다.
3. 타락 : 남들 위에, 남들 앞에 자기를 내세우려는 욕심인 죄가 등장하면서 불신과 고립이 생겼다. 그 결과는 죽음이다. 인간의 타락은 기본적으로 하나님과 타인에 대한 사랑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다. 죄란 통제자 하나님이 주신 규칙을 멋대로 어기는 것이라기보다 사랑에 반대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관계를 파괴한다.
4. 언약 : 인간의 타락에도 하나님은 자신의 품성에 충실하셨다. 성경 이야기의 핵심 개념은 하나님 성실이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언약의 말로 어떻게 요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 창세기이다. 우리의 반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타락한 인간을 계속 사랑하시겠다고 다양한 언약을 통해 맹세하신다. 어떤 값을 치르고라도 그분은 우리를 구하려는 계획을 완수하신다. 그 언약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생물학적 신학적 혈통으로 세우시고 그 계보를 통해 계획을 실행하기로 하셨다.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은 예수님을 한결같이 가리키는 약속과 예언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었다.
5. 메시아 : 그리스도의 탄생, 삶, 죽음, 부활, 승천으로 하나님의 약속이 완전히 성취되었다. 예수는 인간의 형상으로 체현된 하나님의 사랑이다. 그 안에서 하나님과 인간 양쪽의 언약이 지켜진다. 예수는 하나님으로서 인간에게 성실했고 인간으로서 하나님께 충성했다. 구원은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적, 객관적으로 성취되었고 약속이 완전히 이루어졌다.
6. 교회 : 그리스도의 몸은 그분의 언약 공동체이다. 교회의 사명은 말과 행동으로 하나님의 변화시키는 사랑을 실제적으로 증언하는 것이다. 신실한 하나님에 관한 복음이 세상에 전파되면 그 기별에 “예”라고 대답하는 사람 모두에게 구원과 해방과 치유가 일어난다. “예”라고 대답하는 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이다. 그리스도와 일체감을 갖고 그분을 위해 살 때 믿음이 발휘된다. 이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있는 구속의 주관적 경험이다.
7. 재창조 : 성경 이야기가 정점에 이를 때 하나님의 사랑에 반대되는 모든 것은 현실 세계에서 제거될 것이다. 오직 선하고 아름다운 것만이 영원토록 남는다. 마침내 악이 제거되고 하나님의 이상에 맞게 만물이 회복될 것이라고 이야기는 전한다. 구원받은 사람은 마침내 하나님이 태초부터 계획하신 이타적이고 사교적인 사회에서 영원한 복을 누린다.
이것은 한눈에 훑어 본 성경의 개괄이다. 하나님이 재림교회를 일으켜서 세상에 선포하게 만드신 기별이 바로 이것이다. 이 이야기를 전할 때에만 성경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다. 이것은 가장 멋지고 감동적이고 가슴 뛰는 이야기이다. 자기 자신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우리 없이 사는 길보다 차라리 영원한 죽음을 택하시려는 분이시다.
이 이야기를 전한다면 동료들과 구도자들은 자발적으로 그 이야기 속으로 뛰어들어 자기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타이 깁슨
미국 오리건 주 유진에 있는 스토리라인 재림교회 담임목사이다. 책 여덟 권을 집필했고 국제 출판•선교•미디어 사역인 라이트 베어러스의 공동이사이다.
발문
우리의 반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타락한 인간을 계속 사랑하시겠다고 다양한 언약을 통해 맹세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