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건강
지카 바이러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피터 N. 랜들리스, 앨런 R. 핸디사이즈
딸이 지금 임신 중인데 지카 바이러스와 그에 따른 소두증 아기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너무나 걱정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 엔테비 근처 지카 숲에 살고 있던 붉은털원숭이에게서 최초로 분리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와 시간적인 연관성이 있는 소두증과 길랑-바레 증후군(마비성 질환) 발병이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전염병에 ‘임계점’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임계점이란 전염병의 배경 발생률이 기준보다 높을 때를 의미합니다.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아마도 감염된 모기 수가 증가하고 거기에 따라 감염된 인간 수가 증가하는 현상에 해당합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아보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아보 바이러스는 뎅기열과 같은 절지동물 매개 질환을 일으킵니다. 게다가 우려되는 점은 지카 바이러스가 성 접촉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감염된 수많은 사람에게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지역 사회에서 이 질환의 경과를 기록하기가 어렵고 질환 통제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발열이나 발진, 관절통과 같이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인지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길랑-바레 증후군과도 연관이 있어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아기에게 해를 입힐 가능성(기형 유발 물질인 테라토젠)이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태아의 비정상적 뇌 발달(소두증)뿐 아니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경련이나 학습 장애와도 연관 있습니다.
아직도 밝혀내야 할 의문점이 많습니다. 가령, 태아 임신 기간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태아가 영향을 받는 시기가 따로 있는지, 그런 시기가 있다면 이때 감염된 임신부 중 이상이 있는 아기가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이전에 감염되었다면 면역력이 오랫동안 지속되는지, 만일 그렇다면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등입니다.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주요 문제를 살펴보았으니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말입니다.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지역을 당분간 방문하지 말아야 하지만 지금 당장 문제는 우리 집 마당에 다니는 모기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환경을 청결하게 하고 모기가 알을 낳을 만한 조그마한 물웅덩이라도 제거하는 공중 보건 조치를 실행해야 합니다. 이런 조치를 통해 모기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각 가정에서는 집 안팎 벽에 퍼메트린이 함유된 살충제를 뿌려 모기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방충망도 살펴보고 구멍 난 곳은 메워야 합니다.
살충제 스프레이나 심지어 유전자 조작 수컷 모기를 만들어 이를 통해 태어난 유충이 금방 죽도록 하는 방법 등도 지역 보건당국에서 고려해야 합니다.
말라리아를 겪으면서 모기 통제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입니다. 벌레 기피제, 특히 DEET가 함유된 기피제가 좋습니다. 그러나 임신부의 경우 피부에 광범위하게 뿌리는 것보다는 옷 위에 뿌리도록 합니다.
임신부에 대한 우려는 그 배우자에게도 영향을 끼칩니다. 지카 바이러스가 성적 접촉으로 ‘사람 대 사람’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보건부 장관은 현재 상황이 불확실하므로 부부에게 출산 계획을 미루도록 권고했습니다. 소두증은 인지 장애와 연관이 있고 이 장애는 평생 안고 가야 합니다.
앞으로 먼 미래에 백신이 개발되어 이 전염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지금까지 살펴본 문제에 신경을 써야만 합니다. 이번 사태의 규모와 중요성이 과장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