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교인 생활
캐시 맥도널드
건강과 희망
건강의 패러다임을 바꾸라
“건강을 가진 사람은 희망을 가졌고, 희망을 가진 사람은 모든 것을 가졌다.” 심오한 뜻이 담긴 토머스 칼라일의 격언이 수년 전에 가슴 깊이 와 닿았다. 이 문구에서 강조하고 있는 중대한 기회에 대해 그리고 지역 사회에 건강과 희망을 전하려는 우리 교회에 이 문구가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격언 덕분에 몇 가지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다. 재림교회 건강 기별의 핵심은 무엇인가? 우리가 전하는 희망의 기별에서 핵심은 또 무엇인가? 두 기별은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건강과 희망을 나누셨는가?
우리의 모본 되시는 예수
예수님은 사역 기간 동안 사람들을 고치셨다. 마태복음 4장 23절에서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의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분명 예수님의 사명은 신체적인 질병의 치료 이상으로 훨씬 더 넓고 더 깊었다. 그것은 정서적·정신적·영적 치유를 포함했다. 죄의 용서, 그분 안에서 완전해지는 경험을 아우른 것이다. 누가복음 4장 18절에 따르면 “그분께서 나를 보내신 것은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 된 자에게 구원을,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고 짓밟힌 자를 자유 하게”(킹흠정) 하기 위해서다. 마가복음 6장 56절에서는 “주를 만지는 사람들은 다 온전해지더라”(한글킹제임스)²라고 말한다.
알고 보니 영어 단어 ‘heal’과 ‘whole’은 같은 어근, hal*에서 유래했다. 치료는 온전해지는 과정이다. 건강과 희망 사이에는 참으로 아름다운 관계가 있다.
건강에 관한 사회적 정의와 갈망의 변천 등 건강과 관련하여 거듭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생각하면서 개인적으로 건강과 희망의 연관성에 흥미가 생겼다.
발상의 전환
20세기 주류 사회에서는 ‘질병이 없는 상태’를 건강으로 정의하고 신체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전통적인 건강 개념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은 한계가 있다. 질병에 걸린 상황에서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아는 사람은 암이라는 힘겨운 상황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깊은 평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것은 신체에 질병이 생겨도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함을 누릴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또 한편으로 전통적 건강 패러다임에서는 특별한 질병 진단을 받지 않아도 피로, 외로움, 불편한 관계, 직장 스트레스, 죄책감, 의미 상실 등으로 이상을 느낄 수 있음을 항상 인정하지는 않는다. 그런 패러다임에서는 “아픈 곳은 없는데 기분은 안 좋아요.”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수십 년간 연구자들과 의료 전문가들은 건강에 대한 다른 패러다임으로 실험을 수행했다. 1980년대부터는 건강 개념에 ‘예방’과 ‘대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강조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긍정적인 생각들을 ‘선택’할 수 있고 이런 생각들을 지니는 것이 치료와 건강 증진에 필수라고 전제한 것이다.
‘행복 추구’라는 건강 개념도 등장했고 건강에 관한 접근은 더욱 통합적으로 발전했다. 이 개념에서는 신체 건강과 정서 건강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지지적인 관계를 통한 사회적인 건강이 행복을 증진한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행복 추구’는 행복과 건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성취, 명성, 물질 소유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했고 자기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는 빈곤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 사고방식에서는 다른 감정, 즉 슬픔이나 고통 등이 인간 존재에게 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일부분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전인적 접근
최근에는 전인적 건강이라는 패러다임이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전인(全人-몸, 정신, 마음, 영)이며 ‘온전함’을 중요하게 여긴다. 전인 건강 개념에서 영성은 그 일부를 차지할 뿐 아니라 핵심일 때가 많다. 인간은 삶에서 의미와 목적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흥미롭게도 행복을 뜻하는 그리스어 ‘유다이모니아’는 더 정확하게 풀이하자면 ‘자족하는 삶, 고결한 삶, 더 위대한 선(善)에 이바지하는 삶, 삶에 의미와 목적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새로운 전인적 건강 개념에서는 이런 것을 추구한다.
사회평론가 휴 맥케이는 필자가 참석한 발표회에서 2011~2020년은 ‘영적인 10년’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사람들은 의미와 목적을 얻기 위해 삶의 진정한 영적 토대를 찾아 나설 것이며 ‘영성’의 시장에서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희망과 건강의 기별
이 현상은 개인과 교회에 중요한 기회가 된다. 참된 건강, 즉 병중에도 온전함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건강에 관한 희망의 기별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 희망의 기별에서 핵심은 하나님이다. 하나님과 관계 맺고, 성령을 힘입고, 그분의 은혜를 통해 우리는 환경에 상관없이 의미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 그분의 다함없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한한 가치를 부여하셨다고 우리는 믿는다. 참된 자존감은 여기서 생긴다. 또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고유한 재능과 선물을 주셔서 더 위대한 선을 이루도록 하셨다고 우리는 믿는다. 참된 삶의 목적은 여기서 생긴다. 예수님은 다시 오실 때 사랑, 아름다움, 관계, 사회를 완전히 회복하고 몸과 생각과 마음과 영을 새롭게 하고 삶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약속하셨다.
영성의 중심은 그리스도이다. 그 근원은 그분의 말씀이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10:10). 건강과 희망에 관한 그분의 소중한 메시지를 터득하고 경험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풍요롭고 충만한 삶이 가능하다는 약속이다. 그것은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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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맥도널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버클리 베일에 위치한 새니태리엄 헬스 앤드 웰빙의 건강 복지 선임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