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교인 생활
정신적 외상과 상실
난민들의 일상
훌리안 멜고사
오늘날 전 세계 난민 수는 제2차 세계 대전 이래로 볼 수 없는 초유의 현상을 보여 준다. 유엔난민기구(UNHCR)1에 따르면, 2011년에 1,040만 명이었던 세계 난민 수는 2015년에 1,510만 명이 되었다. 망명 신청자, 국내 이재민, 재정착민, 귀환자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까지 전부 헤아리면 세계적으로 대략 6천만 명에 달할 것이다.
최근에 증가한 난민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남수단의 분쟁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난민 대부분은 인접 국가에 정착하지만 먼 곳을 찾는 사람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비극의 희생자를 직접 만났거나 그들에게 온정을 베풀고 친구가 되어 준 독자도 있을 것이다.
난민이 겪는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인들은 박해, 분쟁, 폭력, 인권 유린을 피해 어쩔 수 없이 고향과 도시를 떠난다. 도주하면서도 약탈자들의 표적이 되어 폭력, 갈취, 강도, 기타 여러 형태의 공격을 당할 때가 많다. 심지어 정착지와 합법적 보호 아래에서도 난민들은 계속 공격과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그중에서도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상처를 입는다. 숱한 어린이가 부모, 형제, 친구를 잃었거나, 공포를 겪었다. 결국 아이들은 먼 친척의 손에 맡겨지거나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를 당하거나 강제로 폭력을 행사하도록(예를 들면, 소년병) 강요받을 위험에 노출된 어린이가 많다.
정신적 외상의 결과
정신적 외상의 영향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심지어 위협 요소가 사라진 다음에도 그렇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STD)라는 이 심각한 정신의학적 상태는 사람과 환경에 따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정신 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2에 따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충격적 사건 중 최소한 하나 이상을 경험했다.
자신이 공격이나 폭행을 당했다.
타인이 공격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가 정신적 외상을 겪거나 폭력에 희생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타인이 정신적 외상을 겪는 모습에 반복적으로 노출됐다(경찰이나 소방관 등 1차 응답자가 여기 해당된다. 그들은 정신 외상의 후유증을 빈번이 접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한 가지 이상의 사건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게 되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괴로운 기억, 악몽, 장면 재현(플래시백), 장기적인 정신 고통, 생리적 반응 등의 ‘침입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그들은 그 사건과 연결된 생각, 기억, 사물, 사람, 환경 등을 지속적으로 회피한다. 희생자들은 또 인지 장애를 겪는다. 예를 들어 사건의 중요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모든 사람이 자기를 적대시한다고 믿든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기분에도 변화가 생기며(피로, 무력감, 극심한 슬픔 등) 자신과 타인에게 분노를 터뜨리거나 폭력성을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일 수 있고 당사자는 전문적인 보살핌이 필요하다. 병원 진료까지 가지 않는 경우에도 고통은 상당하며 동료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난민을 도울 수 있다.
■ 정신 외상의 징후와 증상에 관해 정보를 제공하고 희망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그러면 자신의 문제가 알려졌고, 다른 사람도 그런 일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것을 해결할 길이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다.
■ 특히 어린이의 경우 소그룹을 활용하라. 아이들 대여섯 명을 모아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고 건강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가르쳤을 때 학교와 지역 사회에서 효과가 컸다.
■ 기본적인 신뢰심을 갖도록 하라. 끔찍한 경험이 있는 사람 대부분은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 봉사자는 점진적으로 동정을 표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면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 교육받을 기회, 가족과의 만남, 직업, 출신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과 전통, 운동과 기타 신체 활동, 진료 및 정신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라. 통계에 의하면 이런 것 모두가 치유에 도움을 준다.
■ 신앙 경험으로 인도하라. 난민에 관한 몰리카의 연구3에 따르면 종교 활동에 참여한 사람은 무종교인에 비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받을 가능성이 3분의 1에 불과했다. 활동적인 교인들은 이런 기회에 친구를 사귀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약속을 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사이드바 참고).
■ 치유의 한 형태로 창조적인 예술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라. 말하기는 정서 치료에 주요 수단이지만 어색함, 언어적•문화적 장벽 때문에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음악, 그림 그리기, 점토 공예를 통해 난민들은 마음을 열고 정신 외상에 대처하게 된다.
■ 그들이 자구책을 찾을 수 있게 하라. 심리학자, 상담사, 사회복지사 같은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전문가들이 없을 경우, 눈치 빠르고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실제적인 기술을 전수하면서 문제에 대해 적응력 있게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도울 수 있다. 단순한 사랑의 행동이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난민을 돌보고 가진 것을 나눠 주면서 그들을 돕기를 하나님은 바라신다(레 19:34; 사 58:6~11). 우리가 주님께 자비를 구하는 만큼 난민들에게 자비를 베풀자.
1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2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3R. F. Mollica, X. Cui, K. McInnes, and M. P. Massagli, “Science-based Policy for
Psychosocial Interventions in Refugee Camps: A Cambodian Example,”
훌리안 멜고사(Ph.D.)
스페인 출신이며 대총회 교육부장, <저널 오브 애드벤티스트 에듀케이션> 국제판 부편집인이다.
유용한 성경 구절
간절한 기도 그리고 확증이 담긴 성경 구절은 삶의 근간을 잃고 고통 당하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다음 몇 구절을 소개합니다.
“이에 그들이 그 환난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들의 고통에서 구원하시되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그들의 얽어 맨 줄을 끊으셨도다”(시 107:13~14).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시 91:1~2).
“그가 너를 그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의 날개 아래에 피하리로다 그의 진실함은 방패와 손 방패가 되시나니 너는 밤에 찾아오는 공포와 낮에 날아드는 화살과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과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시 91:4~6).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내게 응답하시고 내 모든 두려움에서 나를 건지셨도다”(시 34:4).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 주어”(사 6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