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에서 솟는 샘
젊은 시절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이리저리 뻗어 있는 지역을 맡아 목회할 때였다. 그림 같은 뉴잉글랜드 마을 끝자락에 펼쳐진 아름다운 언덕을 종종 올랐다.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두 교회의 예배당이 이곳에 세워질 수도 있다는 풋풋한 기대감을 품고서였다. 그런데 정작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언덕 꼭대기 한쪽에 있는 화강암 기념비였다. 세월의 풍화를 견뎌 낸 역사적인 기록이 거기 적혀 있었다.
조지 화이트필드
초기 감리교 복음전도자
1740년 10월 16일
이 바위에서 설교하다.
미국 땅을 처음 찾아왔던 때에
식민지 시대의 기록에 따르면,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브룩필드 언덕에 500여 명이 모였다. 번듯한 집회소까지 갖춰 놓은 인근 교회 목사들의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을 것은 안 봐도 빤하다. 수십 년간 함께 일했던 존과 찰스 웨슬리 형제처럼 화이트필드는 정통적인 것과 전혀 거리가 먼 방식으로 예수의 복음을 전했다. 들판에서 설교했고 농부들에게 말씀을 선포했다. 보스턴 커먼에서는 음향 시설도 없이 3만 명 이상을 모아 놓고 연설한 적도 있다. 당시 보스턴 인구는 그 절반인 1만 5,000명에 불과했다.
20세기 복음 전도의 선구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경기장을 통째로 사용했고 이 모습을 TV로 전 국민에게 중계하기도 했다. 수천 명이 감동을 받고 예수님에게 마음을 바쳤고 나도 그중 하나였다. 재림교인 복음전도자 마크 핀리와 안레한드로 부욘 역시 전통적인 교회당과 전혀 다른 곳에서 수천수만 명을 상대로 말씀을 전파하고 있다.
혁신적인 방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지만, 그들이 전하는 기별에 그런 이색적인 방식은 걸맞지 않는다고 의욕을 꺾는 비판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복음은 승리하고 있다. 새로운 청중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그리고 쇠하지 않는 능력으로.
이번 달 커버스토리 ‘아르니온, 계시록의 중심에서 어린양을 보다’를 읽을 때는 열린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기 바란다. 새로운 방법과 남다른 접근을 통해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기막히게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전하고 있는 신개념 ‘복음전도자들’에게 응원을 보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