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하나님의 가장 큰 기적
아리엘 E. 놀체
어느 추운 겨울 아침, 나는 도로를 따라 운전하고 있다. 태양과 푸르름이 전혀 없는 안개 낀 겨울 풍경이 내 창문을 스쳐 지나간다. 잠깐 완벽했을 에덴동산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떠오른다. 죄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이 사라졌는가! 완벽한 창조의 신선함과 찌푸린 겨울 색상, 이 얼마나 대조적인 모습인가!
일주일 전에 만난 한 남자가 자꾸 떠오른다. 절망에 빠진 그는 자신의 목숨을 끊기로 했다. 차에 타고 문을 잠근 뒤, 차의 내부와 자신의 옷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 헬리콥터가 그를 우리의 화상 치료 시설로 이송해 왔고 거의 불가능한 일이 시작되었다. 이미 포기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우리는 고군분투했다. 결국 우리는 그 싸움에서 졌다. 비참함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은 참으로 절망적이었을 것이다. 오늘 그 사람을 마지막으로 부검실에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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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집중 치료 시설에서 내게 맡겨진 환자들을 마음속으로 떠올려 본다. 각각의 방은 또 다른 비극을 나타낸다. 특히 화재로 자신의 집이 다 타 버린 그날 밤 이후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여성이 걱정된다. 이 엄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 자신의 외모를 망가뜨린 화재 속에서 어린 세 자녀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까?
세상에, 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인간이 선과 악을 아는 지식에 대한 비밀을 직접 체험한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아담과 화와는 그들의 악한 선택의 결과와 그에 따른 엄청난 대가가 무엇인지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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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도로에서 만난 돌발 상황에 머릿속의 생각이 다 날아가고 핸들을 꽉 붙잡는다. 반대편에서 질주해 오는 운전자가 트럭을 앞지르면서 판단을 잘못한 것이다. 급히 핸들을 돌리고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는다. 하마터면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질 뻔했지만 아무 탈 없이 위기를 넘긴다. 나는 위험한 상황에서 보호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죽음이 게임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나를 보호해 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러한 생각에 빠져 음악을 듣기로 한다. CD 하나를 자동차 오디오에 밀어 넣자 그리스도를 생명의 주님으로 칭송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좋은 노래이며 나는 그것을 들을 때마다 즐거워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남다르다.
오늘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 즉 생명의 위대함을 살짝 맛보았다. 하나님께서는 죽음으로 망쳐진 세상에 생명을 주신다. 그분께서는 나에게, 죽을 몸을 지니고서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존재인 나에게, 죄에서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나에게 생명을 주신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는 카운트다운을 그분은 거꾸로 돌려놓아 우리를 생명의 길 위에 놓고자 하신다. “그 안에는 신성의 모든 충만이 육체로 거하시”는 분(골 2:9), 생명이신 그분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 우리는 진흙을 아담으로 만들어 놓은 하나님의 숨을 다시 한번 들이킬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생명 가득한 포도나무가 될 수 있도록 그분께서 말라빠진 건포도 같은 이 세상에 오셨다. 우리는 더 이상 타락한 세상의 대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면 우리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진다. 성경이 이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일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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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믿음으로 우리는 넘어지지 않고 최악의 비극에 맞설 수 있다. 사람들이 절망해도 우리는 확신한다. 하나님에게는 계획이 있으며 고통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진다는 희망은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그리스도의 재림 문턱에서 살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우리는 지금 경험하는 문제들을 초월하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된다.
결승선을 몇 미터 앞두고 발에 생긴 물집 때문에 경주를 포기하는 마라톤 주자가 없는 것처럼 하나님의 자녀는 시련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아간다. 눈물이 앞을 가려 미래가 흐리게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의 초점은 계속해서 그 목표에 고정되어 있다. 생명의 주님을 신뢰함으로써 그들은 계속해서 힘을 얻는다.
우리는 머지않아 이 세상의 온갖 문제에 맞닥뜨릴 것이다. 질병은 가장 무서운 장애물 중 하나이다. 심각한 건강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우리는 종종 울부짖는다. “주님, 제가 사랑하는 그 사람을 고쳐 주실 건가요? 기적을 행하실 겁니까? 이 질병으로부터 치유되는 것이 주님의 뜻입니까?”
때때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응답하신다! 그분께서는 이미 분명한 답을 주셨다.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요일 5:12). 믿기 힘들 만큼 간단하다. 이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기적이 생기기를 기도하고 나서 아무런 기적이 없을 때 하나님의 표면적인 침묵에 실망할 것이다.
심지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신다고 생각하거나 그분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이것은 함정이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분명 언제나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분께서 침묵하고 계신 것처럼 보일 때는 이미 답을 주셨기 때문이다.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노라”(눅 8:52, 한글킹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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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면전에서 생명을 보장하는 이와 같은 ‘생명 보험’에 인간은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요 11:25 참조). 우리의 보험이란 참된 부활과 생명이신 하나님의 아들을 얻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죽음을 잠으로 바꾸는 놀라운 공식이다.
이것은 너무나 단순해 보인다. 나는 과학적 증거를 제공하거나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고 우리는 그분을 믿는다. “자는 자들에 관하여는 너희가 알지 못함을 우리가 원치 아니하노니 이는 소망 없는 다른 이와 같이 슬퍼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라고 바울은 기록하고 있다. “우리가 예수의 죽었다가 다시 사심을 믿을진대 이와 같이 예수 안에서 자는 자들도 하나님이 저와 함께 데리고 오시리라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친히 하늘로 좇아 강림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살전 4:13~14, 16). 하나님께서 그분의 자녀에게 더 무엇을 주실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새로워진 희망을 마음속에 품고 계속해서 운전한다. 오늘 나는 하나님께서 중요한 것을 더 분명하게 보도록 나를 도우셨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그리고 넘치도록 충분한 하나님의 능력을 굳게 믿기 때문에 나는 이어지는 사도 바울의 충고를 따른다. “그러므로 이 여러 말로 서로 위로하라”(살전 4:18).
아리엘 E. 놀체
의학박사이며 성형외과, 손 전문외과 전문의이다. 가족과 함께 오스트리아 비엔나 거주하며 그곳에 있는 재건 수술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발문
우리는 머지않아 이 세상의 온갖 문제에 맞닥뜨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