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과 건강
프레드 하딩
영양
균형 잡힌 접근
흥미로운 질문 하나가 최근 내 책상에 도착했다. 문의한 여자는 22년 동안 채식주의자였다가 ‘하룻밤 사이에’ 비건(완전 채식)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건강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약물 투여를 멈추게 되었고 더 활기차고 더 젊게 보였다. 집에서는 이제 비건 요리를 만드는데 덕분에 자신의 딸도 감기와 독감에 덜 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었다. “유제품은 ‘살인자’인데 왜 재림교회와 산하 교육 기관에서는 이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나요?”
식단과 생활 방식 상당 부분을 개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언제나 놀랍다. 하지만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균형 잡힌 채식주의 식사를 장려한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기본교리>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에서 정하신 음식인 채식은 이상적인 음식이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그 같은 이상을 구현하기가 불가능할 때도 있다. 어떤 상황이나 장소에서든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그럴 경우 자신이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식물을 먹을 것이다.”1
현실적인 접근 방식
가장 좋은 음식과 식단은 지리적 위치, 경제 상황, 특정 건강•의료 상태, 지식 그리고 음식의 유용성 등 요인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는 세계 교회다. 만약 우리 교회가 특정 형태의 채식주의 식단을 명시한다면 일부 지역의 많은 형제자매들이 극복하기 힘든 고난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내가 방문한 어느 나라의 수도에 있는 한 식료품 가게에서는 강화 두유가 얼마 진열되어 있지 않았고 1리터의 가격이 그 나라 월 평균 임금보다 더 비쌌다. 비타민 B12 보충제는 구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있다고 해도 대부분은 구입할 형편이 못 되었을 것이다.
채식의 형태도 몇 가지나 된다. 완전 채식인 비건(고기, 달걀, 유제품을 먹지 않는다.), 락토-오보(고기는 먹지 않지만 달걀과 유제품은 먹는다. 전 세계 재림교회에서 가장 널리 따르는 형태), 페스코(고기는 먹지 않지만 생선은 먹는다.) 등으로 나뉜다. 축적된 과학적 데이터에 의하면 이 식단은 만성병에 분명하고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식단에 관한 연구는 매우 복잡하며 유효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 “채식주의 식단 중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가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는 대답이 간단치 않다. 한 가지 식단이 모든 질환 결과에 최선일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로마린다 대학의 ‘재림교인 건강 연구 2’에서는 이러한 질문 중 몇 가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2 현재까지 수집된 초기 자료에 따르면 완전 채식주의자가 아주 좋아 보이지만, 락토-오보 채식주의자보다 탁월하게 나아 보이지는 않는다. 자료가 더 많이 모일수록 더 분명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식물(성) 제품으로 이루어진 식단 또는 그런 추세가 크게 지지받는 것만은 분명하다. 만약 락토-오보 채식주의 식단을 채택한다면 유제품과 달걀을 기본으로 하기보다 간단하게 곁들일 것을 권한다.
식단에 고려되어야 할 사항
건강에 좋은 천연 강화 식품이 넉넉하고 다양한 지역에서는 다음 사항을 염두에 둔다면 이상적인 완전 채식을 실천할 수 있다.
곡물, 채소, 콩류, 과일, 견과류, 씨앗 식품, 장과류(berries)를 충분히 마련하라.
아무리 식물성이라고 해도 정제되고 달고 지방이 많은 식품으로 동물성 식품을 대체하지 말라.
정기적으로 비타민 B12 보충제를 복용하라(결핍 증세는 4~6년 뒤에 나타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일정량 햇볕을 쬐고 칼슘 함량이 높은 채소 혹은 칼슘과 비타민 D 보충을 중요하게 여기라(지구 북단이나 남단 지역에 산다면 정기적으로 보충해야 한다.).
아마씨나 치아씨 또는 오메가-3 지방산 함유량이 높은 영양보충제 사용을 염두에 두라. 임신 중에는 더욱 중요하다.
식단에 식이성 아연(콩류, 견과류, 씨앗류)을 적당량 포함시키라. 청년기, 사춘기라면 특히.
식단만이 아니다
건강 기별에는 식단만 언급된 게 아니다. 신체 활동, 수면, 적당량의 수분, 흡연•음주•카페인 금지, 생활 전반의 균형 잡힌 선택, 하나님을 신뢰하고 남을 섬기는 삶도 포함된다.
교인들이 운동이나 수면 문제를 놓고 싸우는 모습을 보거나 들은 적은 없다. 하지만 음식 전쟁을 벌이는 교회는 엄청나게 많다. 몇 년 전 어느 교회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줄을 섰는데 담당자가 탁자에 놓인 음식 하나를 가리키며 “이건 진짜 치즈로 만들었네.” 하며 경멸스런 투로 말했다.
그 방에 있는 사람 모두가 그 소리를 들었다. 이목이 집중된 그 요리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라서 평소 같으면 건드리지 않았을 것이다. 누가 그것을 가져왔는지 모른 채로 나는 지혜를 달라고 속으로 기도드린 뒤 그 요리를 한 숟가락 떴다. 담당자는 너무 놀라 말문이 막힌 듯했다. 가짓수가 많았기 때문에 나는 건강에 좋은 갖가지 요리를 접시에 가득 담아 자리에 앉았다.
친교실에서 식사를 마치고 복도로 나오다가 한 여인이 벽 앞에 서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냐고 내가 물었다. 그녀의 대답을 듣고서 나는 식후의 나른함이 확 사라질 만큼 깜짝 놀랐다. “진짜 치즈로 음식을 만든 사람이 바로 저예요. 드릴 말씀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제가 만든 음식을 드셔서 감사해요!” 그녀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여인은 몇 달 전부터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새 신자인데, 포트락 때 자신이 가져온 음식에 대해 비슷한 지적을 들은 것이 벌써 세 번째라고 말했다.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가지 식단이 만능은 아니다
한 가지 식단이 모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님을 기억하라. 재림교회는 가능한 한 육식을 피하라고 권하지만, 음식 때문에 친교가 시험대에 올라서는 안 된다. 누군가 완전 채식이 아닌 식단을 선택했다면, 성경의 명령을 범한 것이 아닌 이상 개인의 재량에 달린 문제이다.
우리 모두 바울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 음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라”(롬 14:3, 19~20).
1 Seventh-day Adventists Believe… : A Biblical Exposition of 27 Fundamental Doctrines (Ministerial Association, General Conference of Seventh-day Adventists, 1988), 285
2 https://publichealth.llu.edu/adventist-health-studies/findings/findings-ahs-2
프레드 하딩
공중보건학 박사이자 대총회 보건전도부 부부장이다.
발문
한 가지 식단이 모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님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