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오직 아이들을 위해!
다음 이야기들은 <애드벤티스트 리뷰>에서 9~13세의 어린이를 위해 발행하는 <키즈뷰(KidsView)>에서 발췌한 것이다. <키즈뷰>는 어린이 그리고 마음만큼은 어린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을 위한 어린이 <애드벤티스트 리뷰>이다.
머리 없는 유령
벤자민 베이커(故 C. D. 브룩스의 경험담)
브룩스 가족은 시골에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찰스를 비롯한 형제자매들은 도시에 있는 학교를 다녔지요. 노란색 버스가 집 앞에 서서, 아이들을 태우고 갔다가 학교가 마치면 다시 집 앞에 내려 주었답니다.
해가 일찍 지는 겨울에는 밤에 여러 활동이 벌어졌어요. 그래서 어둠을 무서워하면 이런 겨울에는 재미있게 놀 수가 없지요. 물론 차가 있는 사람이나 데리러 올 사람이 있는 아이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찰스와 형제들이 야간 활동에 참여하느라 스쿨버스를 놓쳤을 때 집으로 돌아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마지막 시내버스가 페어필드라는 부자 동네에서 아이들을 내려 주었어요. 거기서부터 찰스는 어두운 시골길과 칠흑 같은 숲을 지나 집까지 2.5킬로미터를 걸어가야 해요.
너무 늦게까지 밖에 있는 날에는 페어필드에서 내려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골짜기’를 지나 혼자 걸어오는 것이 일종의 ‘벌’이었어요. 큰 길을 1.6킬로미터 정도 걷고 나면 숲속으로 꾸불꾸불한 길이 나 있어요. 나무들이 별을 가려서 숲은 숨 막힐 정도로 캄캄해요. 야행성 동물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내는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잔가지 부러지는 소리에 잔뜩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부엉이가 부엉부엉 우는 소리에, 문어의 촉수 같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달빛에 불길한 리듬으로 날갯짓하는 듯한 박쥐의 모습도 보였어요.
집까지 가기 위해 찰스는 작은 개울 두 개를 건너 악명 높은 해처 아저씨 농장을 지나야 했어요. 해처 아저씨는 담배를 재배하는 농부인데 마을 사람 모두가 무서워하는 아주 이상한 사람이었죠. 아저씨에게는 농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나운 개가 5마리나 있었는데 개들의 눈에 띄지 않게 지나가려면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발끝으로 살금살금 모래밭을 건너야 해요.
엄마가 밤마다 켜 놓는 현관 불빛이 어렴풋이 보이면 집은 이제 멀지 않아요. 그런데 그 불빛이 보이면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하나 더 있었어요. 바로 스클로저 아저씨의 목장이었지요. 스클로저 아저씨는 도살업자였는데 해처 아저씨보다는 약간 덜 이상했어요. 하루 종일 그리고 밤이 되어서까지 나이 많은 이 아저씨는 현관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잠을 자고 있었거든요. 밤에 스클로저 아저씨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면 집으로 가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 같았어요.
어느 날 밤, 찰스는 음료수를 마시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느라 도시에 늦게까지 남아 있었어요. 친구들 중에서 시골에 사는 사람이 찰스뿐이었기 때문에 집까지 혼자 걸어가야 했지요. 찰스는 버스를 타고 페어필드에서 내려 숲길로 들어섰어요. 그날은 정말 최악의 밤 같았어요. 주변에서 야생동물들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며 찰스는 발걸음을 재촉했어요.
찰스는 별다른 일 없이 해처 아저씨의 농장을 지나 스클로저 아저씨의 목장 근처까지 왔어요. 버려진 땅 전체가 보이는 빈터에 다다랐을 때, 찰스는 걸음을 멈췄어요. 스클로저 목장에서 약 90미터 떨어진 언덕에 찰스를 오싹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달빛에 비친 윤곽을 보니 그 물체는 흰색 셔츠를 입고 두 팔을 벌리고 있는 키 큰 남자였어요. 그런데 머리가 없는 거예요!
찰스는 가만히 서 있었어요. 등골이 오싹했죠. 눈을 가늘게 뜨고 보기도 하고 눈을 비벼도 보았어요. 그리고 다시 눈을 크게 뜨고 보았죠. 찰스의 눈에 그것은 마치 달빛 아래 시골에서 배회하는 유령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찰스는 유령을 믿지 않았어요. 성경에서는 ‘죽은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거든요(전 9:5). 죽은 사람은 죽은 것이며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 눈앞에 머리가 없는 유령이 있다니요.
찰스는 무릎을 꿇었어요. 하나님께서 이 상황을 정리해 주시고 자기가 이해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기도하면서도 그 불길한 모습을 훔쳐보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신기하게도 찰스가 처음 본 이후로 그 유령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어요.
마침내 찰스는 일어나서 그 물체를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발밑에 느껴지는 돌 두 개를 집어 언덕 위에 있는 그 남자를 향해 던졌어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부드러운 바람이 불자 흰색 셔츠가 살짝 흔들릴 뿐이었죠.
이번에는 그 남자를 불러 보았어요. 머리가 없는 시체에게 말을 건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인 줄 알았지만, 돌을 맞고도 꿈쩍하지 않는 그에게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유령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어요. 찰스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달빛에 흰색 셔츠는 더욱 환하게 반짝거렸지요.
언덕 꼭대기까지 21미터 정도 남았을 때, 찰스는 스클로저 목장 주변을 두른 철조망 밑으로 몸을 구부리고 기어가야 했어요. 그리고 용감하게 언덕으로 다가갔죠. 15미터 정도를 남겨 두고 멈춰서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그리고 안도의 웃음을 터뜨렸어요.
그 ‘머리 없는 남자’는 나뭇잎 하나 없이 앙상한 나무였어요. 가지들이 마치 양쪽으로 쭉 뻗은 팔처럼 보였던 거예요. ‘흰색 셔츠’는 나무 주위를 여러 번 감고 있는 정교한 거미줄이었고요. 달빛에 어슴푸레 빛났던 거미줄이 흰색으로 보인 거예요.
그날 밤 이후로 찰스는 자신의 믿음을 다시 의심하지 않았어요. 나중에 목회자가 되었을 때 이 경험은 그에게 큰 힘이 되었고 그는 4,000명을 예수님께 인도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아무것도 찬성하지 않는 게 유행이에요. 신념이 있다고 해도 인터넷, TV, 유행가 등 보고 들은 것 때문에 매일 방해를 받아요.
성경에서는 믿음을 위해 힘써 싸우라고 말해요(유 1:3). 즉 사람이든, 생각이든, 대화든 어떤 것이든 우리의 원칙에 이의를 제기하면 기도하고 성경 말씀을 살펴본 후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에요.
가장 어두운 밤처럼 의심이 몰려와도 하나님이 여러분과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늘 생각하세요. 그분 가까이에서 그분의 조언을 듣는다면 하나님은 항상 여러분을 진리의 길로 인도하신답니다.
– 2016년 2월 호 <키즈뷰>
최고의 보안 장치
섄털 J. 클링바일
1894년 엘렌 화잇은 호주에서 처음 열린 장막부흥회의 초청 강사였어요.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야영 장소로 모여들었어요. 곧 천막은 사람으로 가득 찼어요.
그런데 이곳의 모든 활동이 사람들의 주의를 끌면서 근처에 있던 십 대 패거리까지 야영지를 찾아왔어요. 모두가 잠든 밤에 브라이튼 일당이 몰려와 돌을 던져서 천막 하나를 무너뜨렸어요.
장막부흥회 담당자들은 더 많은 패거리가 다시 올 거라는 소문을 들었어요.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경찰들이 출동했어요. 키가 크고 건장한 경찰관 한 사람이 엘렌 화잇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어요.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엘렌 화잇은 전혀 겁내지 않았어요. 과거에도 천사가 여러 공격으로부터 구해 주었기 때문에 그는 이 새로운 위협도 두렵지 않았거든요.
저녁 집회를 마친 후 엘렌 화잇은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잠이 들었어요. 밖에서는 경찰관이 숙영지 주위를 순찰하고 있었어요.
한밤중이 되어 경찰관이 엘렌 화잇의 천막 근처를 지나고 있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멈추었어요. 천막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거든요. 불빛은 점점 밝아졌고 은빛으로 빛나는 불빛 속에서 천사의 모습이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이 광경을 보고 경찰은 경찰서로 달려갔어요. 그러고는 천사가 근무를 서고 있기 때문에 야영지를 순찰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어요.
다음 날 그 경찰관은 다시 야영지로 왔어요. 이번에는 순찰하러 온 것이 아니라 엘렌 화잇의 말씀을 들으러 온 거예요. 이 장막부흥회에서 그 경찰관은 예수님께 자신의 마음을 드리기로 결심했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각자에게도 보이지 않는 하늘의 경호원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 2016년 3월 호 <키즈뷰>
선을 행한 조종사
앤드류 맥체스니
저는 여행을 많이 다녀요. 최근에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해 로스앤젤레스에서 댈러스로 가다가 경험한 일이에요.
이 비행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30분 늦게 도착했어요. 로스앤젤레스에 있던 승무원들은 댈러스로 가는 다음 비행을 위해 바쁘게 준비하고 있었지요. 탑승할 시간이 되어 승강용 통로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비행기로 들어가는 문 바로 앞에는 나이 든 여성이 휠체어에 앉아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바로 뒤에 제가 있었고 제 뒤로도 줄이 길게 늘어섰지요.
그때 갑자기 비행기의 기장이 비행기 문을 열고 나왔어요. 그러고는 두 팔을 벌려 그 여성이 휠체어에서 일어나도록 도왔어요. 그 여성은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천천히 일어났어요. 기장은 가방과 겉옷을 들고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는 여성을 부축했어요. 그러면서 저에게는 그 여자 분이 안전하게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어요. 제 뒤로 줄이 계속 길어졌고 사람들은 좌석에 앉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요.
예기치 못한 기장의 친절함에 저는 깜짝 놀랐어요. 비록 비행기는 늦게 출발했지만, 이 기장이 연로한 승객을 얼마나 세심하게 살폈는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리에 앉자마자 트위터에 글을 올렸어요. “감동스런 장면! 로스앤젤레스발 댈러스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노인 여성을 부축하는 유나이티드 항공사 기장. #일상의 영웅들”이라고 말이지요.
비록 이륙은 늦었지만, 비행기는 2시간 20분 후에 댈러스에 도착했어요. 도착 예정 시각보다 11분 이른 시간에요!
저는 이 친절한 기장의 이름을 알고 싶었어요. 그래서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승무원에게 물었지요. 그랬더니 그 승무원은 미소를 지으면서 “기장님께 직접 여쭤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라고 말하며 조종실 출입문을 열어 보라고 손짓했어요.
뚜옹 응우옌 기장은 제 질문에 놀란 것처럼 보였어요. 저는 나이 든 여성분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지요. 그리고 감사의 표시로 손을 내밀었어요. 응우옌 기장은 미소를 지으며 친절을 베풀었던 바로 그 손으로 저와 악수했어요. 이 기장은 친절한 행동을 자기 일의 일부로 여긴다는 걸 저는 알 수 있었어요.
여러분은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데 시간이 걸리나요? 성경 데살로니가후서 3장 13절에서는 “형제들아 너희는 선을 행하다가 낙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세요. 우리의 일정이 늦어진다 해도 친절을 베푸는 것은 정말 중요해요. 친절은 그 자체가 보상이랍니다. 비행기의 이륙이 늦어질 것을 알면서도 기장은 승객을 도왔어요. 그리고 우리는 더 일찍 도착했지요.
저는 이렇게 기도한답니다. “주님, 제가 선을 행하다가 낙심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이 기도가 여러분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 2016년 10월 호 <키즈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