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안식일
구원의 확신
은혜가 임하면 마음과 행동이 변한다
엘렌 G. 화잇
분명히 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하나님 앞에 서거나 하나님의 선물을 받는 일에 피조물의 공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만약 믿음과 행위로 구원의 선물을 살 수 있다면, 창조주가 피조물에게 빚을 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거짓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질 위험이 여기 있다. 사람이 자신의 행위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는 자기 죄를 놓고 고해성사 하는 가톨릭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구원은 일한 사람에게 지불해야 하는 일종의 채무가 된다. 그와 반대로 구원이 인간의 어떤 선한 행위로도 얻어 낼 수 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죄인인 인간이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믿기 때문에 받게 된 것이므로 전적으로 은혜일 수밖에 없다. 전적으로 거저 얻는 선물인 것이다.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 앞에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타락한 인간이 이룬 선행의 업적으로 결코 영생을 얻지 못한다는 게 확인되자마자 반론은 다 불식된다.
전적으로 은혜
하나님께 빛을 받고 나서 이 사안이 내 마음의 어떤 관심사보다도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칭의는 순전히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지 타락한 인간의 행위로 획득하는 게 결코 아니다. 분명한 사실이 내게 제시되었다. 부자가 돈과 재산을 주님께 바치면서 그로 인해 자신이 하나님의 은총을 받게 되었다고, 자기 헌금에 대해 주님께서 자기에게 특별한 호의를 베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이 문제를 분명하게 교육한 적이 거의 없다. 주님은 자기 자산을 인간에게 맡기셨다. 그분의 섭리가 이끄는 대로 그리고 그분의 사업을 위해 필요하면 돌려줘야 할 자산이다. 지성적 능력, 건강, 돈 버는 능력은 다 주님이 주신 것이다. 그분이 세상 모든 것을 지으셨다. 그분이 신성한 능력을 발휘하여 모든 것을 부요하게 하신다. 모두가 그분 자신이 이룬 결실이다. 그분이 태양, 구름, 비를 내려 식물을 번성하게 하셨다.
하나님께 고용된 종으로서 그대들은 그분의 작물을 거두어 자신이 원하는 데 알뜰하게 사용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균형을 이루며 살아야 한다.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대상 29:14)라고 고백한 다윗과 같이 말이다. 주님의 것을 주님께 돌려드리는 것이므로 피조물의 공적은 보답이 될 수 없다. 언제나 그것은 그분의 섭리가 이끄는 대로 사용되어야 하는 그분의 것이다.
상실된 하나님의 은총
반역과 배신으로 인간은 하나님의 은총을 상실했다. 인간에게는 은총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아들이 쏟아부은 가치 외에 인간은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은 자비로운 하나님이 거저 주신 특권을 저버렸다. 즉 그분의 사업과 영광을 위해 그리고 그분이 지은 존재들의 유익을 위해 사용하도록 맡겨 주신 자산을 내팽개친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율법 따르기를 거절한 순간, 그분의 작품인 인간은 하나님의 통치에 불충하게 되었고 하나님이 그를 위해 마련하신 모든 복에서 스스로 차단되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죄를 짓고 하나님과 스스로 단절된 이후에 인간이 처한 상황이다. 더 이상 인간은 숨 쉬고, 햇볕을 쬐고, 음식 한 조각 먹을 자격도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인간이 소멸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님이 인간을 너무도 사랑하셔서 자기의 귀한 아들을 선물로 주시고 인간이 받을 형벌을 대신 겪게 하셨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직접 보증과 대속이 되겠다고 자청하셨다. 비길 데 없는 은혜를 통해 인간이 또 한 번의 기회, 즉 아담과 하와의 경험을 경고 삼아 그들처럼 하나님의 율법을 범하지 않을 두 번째 유예 기간을 얻은 것이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햇빛과 음식을 누리고 있는 인간은 하나님 앞에 고개를 숙이고 만물이 그분에게서 말미암았다는 사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분에게 돌려드리는 모든 것은 단지 그분이 우리에게 주셨던 그분의 것일 뿐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율법을 깨뜨렸고 구주를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새로운 약속이 주어졌다. 모든 복은 중보자를 통해서 와야 한다. 이제 인간 가족은 모두 그리스도의 손에 넘겨졌다. 돈, 집, 땅, 이성, 신체 능력, 지적 능력 등 이 세상에서 얻은 모든 선물과 미래에 받을 은총은 인간의 유익을 위해 성실히 사용하도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것들이다. 선물마다 십자가가 찍혀 있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이름을 지니고 있다. 만물이 하나님에게서 말미암는다. 가장 적은 수익에서부터 가장 큰 복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나의 경로, 즉 보혈이 뿌려진 초인간적인 중보를 통해 이른다. 그 보혈은 헤아릴 수 없이 귀하다. 아들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그분의 것이 아닌 것을 드릴 수 있는 영혼은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대상 29:14)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우리의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가치, 수고, 믿음도 하나님께 먼저 받지 않고는 스스로 드릴 수 있는 게 전혀 없다. 그분은 언제나 손을 펴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것들은 나의 것이다. 모든 은사와 은혜와 재능은 너 자신의 부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의 유익을 증진하도록 내가 너에게 준 것이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
창조는 하나님의 일이다. 주님이 눈을 떼시면 인간은 즉시 호흡이 끊어진다. 인간의 존재와 소유는 모두 하나님에게서 온다. 온 세상이 하나님의 것이다. 인간이 지은 집, 인간의 재능이 아무리 값지고 찬란해도 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모두가 하나님의 선물이므로 인간의 마음을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그분께 돌려드려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가장 귀한 예물을 하나님의 제단에 바치고, 후히 주시는 그분께 찬양과 존경과 칭송을 보내야 한다. 무엇 때문에?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대상 29:14)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떤 행위로도 하나님의 용서하시는 사랑을 얻을 수 없다. 오히려 인간은 충만한 하나님의 사랑에 이끌려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일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기쁘게 수행하는 것이다.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타락하지 않은 천사들은 끊임없이 그분의 뜻을 수행하고 있다. 피조물을 보호하고 이끌고 돌보면서 세상을 향한 자비의 심부름을 오랫동안 분주하게 수행하는 가운데 진심으로 그들은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라고 말한다. 천사들이 일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나님의 천사들이 수행하는 값지고 눈부신 봉사 그리고 인간을 지키고 이끌고 건져 내고 사탄의 덫에서 빼내기 위해 그들이 벌이는 투쟁에 관하여 상상력을 발휘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면! 그러면 우리의 행동과 신앙 태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초자연적인 사업을 위한 초자연적인 능력
수많은 사람이 성공적인 일꾼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게 아니라 마치 하나님이 그들을 의지하고 계신 듯이 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좋을지를 자신들이 제안해야 할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초자연적인 일을 제외시킨다. 그래서 초자연적 일을 해내는 데 실패한다. 그들은 늘 자기와 동료들의 인간적 능력에 기댄다. 자기 안에 좁게 갇혀서 언제나 인간의 제한된 이해력에 따라 판단한다. 그들은 정신이 고양되어야 한다. 그들에게는 위로부터 오는 능력이 없다. 신체, 두뇌의 활력, 시간, 기회는 다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주어진 의무에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 인성과 신성이 결합하면 영구히 지속되는 사업을 성취할 수 있다. 사람들이 주님 편에 실수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자기가 직접 할 일을 정하면 실망을 맛보게 될 것이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주어진 빛에 마음을 닫지만 않는다면 밝히 깨닫게 될 진리가 여기 있다. 영생이란 영원한 선물이다. 그것은 우리의 수고로 얻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무한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선물일 수밖에 없다. 그 선물은 믿음으로 얻어질 수밖에 없고 하나님께는 감사와 찬양이 드려질 수밖에 없다. 믿음이 견실한 사람은 광신에 빠지지도 게으른 종이 되지도 않는다. 사탄의 마력에 홀린 사람은 예수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 주님의 영광을 상급으로 받으려면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 앞에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큰 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거저 받는 선물이지 자기에게 공로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의 공로는 아무 가치도 없다. 그리스도의 일을 행하라. 그러면 하나님의 이름이 드높여질 것이며, 우리를 사랑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신 이로 말미암아 넉넉히 승리하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생명과 구원을 얻을 것이다.
이 기사는 <믿음과 행함> 19~28쪽에서 발췌했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에서는 엘렌 G. 화잇(1827~1915)이 70여 년간 공적 사역에 종사하면서 성경이 말하는 예언의 은사를 사용했다고 믿는다.
묵상을 위한 질문
1. 믿음과 행함은 하나님의 은혜와 구속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2. 구원의 확신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는가?
3. 하나님의 은혜로운 초청을 받아들이면서 우리가 그분께 드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은혜에 자신을 맡긴 다음에는 그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발문
수많은 사람이 성공적인 일꾼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게 아니라 마치 하나님이 그들을 의지하고 계신 듯이 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