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안식일
하나님의 말씀, 우리의 믿음의 기초
테드 N. C. 윌슨
언뜻 보면 그 작은 집회는 평범한 장례식처럼 보였다. 성직자들, 호기심 어린 구경꾼들, 무덤 파는 연장을 든 인부들. 그런데 하나가 빠졌다. 시신을 안치한 관이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기 짝이 없는 분노의 장례식
영국 루터워스에 있는 세인트메리 교회 묘지로 향하는 이들은 흥분과 복수심에 들떠 있었다. 이단의 괴수 존 위클리프가 무덤에 안장된 지 43년 만에 마침내 그에게 형을 집행하는 순간이었다.
무덤에 도착하자 그들은 미친 듯이 땅을 파헤쳤고 얼마 후 곡괭이 끝에 나무판자가 부딪혔다. 불경한 손들이 관뚜껑을 뜯어낸 후 위클리프의 뼈를 꺼내 불 속에 던져 버렸다.
생전에 그를 처단하지 못한 교황청은 그의 사후에 형을 집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존 위클리프의 뼈는 재로 변했고 거만한 성직자들은 그의 재를 스위프트 강에 부어 버려 그의 삶과 업적이 흔적도 남지 않게 했다.
그토록 지독하게 미워한 이유는 뭘까? 존 위클리프가 교황을 무시하고, 빌어먹는 수도사들을 비난하고 무엇보다도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여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자국어로 읽을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하나님 말씀의 빛이 드러나면 그들 자신과 그들의 부패한 권력에 스며든 어둠을 몰아낼 것임을 사제, 주교, 교황 자신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뼈를 불태운다고 그 사람의 영향력까지 없앨 수는 없었다.”라고 신학자이자 역사가인 조지 타운젠드는 수 세기 후에 기록했다. “존 폭스가 순교자들에 관한 책에서 언급했듯이 ‘그들이 그의 시신을 파헤쳐서 뼈를 불태우고 재를 물속에 뿌렸지만,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의 가르침 그리고 그 열매와 결과까지 태워 버리지는 못했다. 그것들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다.’”1
위클리프는 화형을 당하지 않고 죽었지만 후세대 중에는 하나님의 말씀에 충성한 대가로 화형대에 매달려 불타거나 목이 잘리거나 익사당하는 사람도 많았다.
사람들에게 성경을 제공하다
사람들에게 자국어로 성경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위클리프가 출생한 지 200년 후, 가장 유명한 종교개혁자인 마르틴 루터는 1522년에 독일어 신약 성경을 출판했다. 성경전서 완역본은 1534년에 처음 인쇄되었고 독일어를 사용하는 일반에게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교회 지도자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교회와 국가에서는 그 이단을 박멸하려고 노력했지만 헛수고였다. 투옥, 고문, 화형, 무력을 동원했어도 모두 쓸데없는 일이었다. 무수한 신자들이 자신의 피로 믿음을 인증했고 행진은 계속되었다. 박해는 진리의 확산을 부채질할 뿐이었다.”2
마르틴 루터가 독일어를 사용하는 평민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소개하는 동안, 윌리엄 틴들은 위클리프의 뒤를 이어 영어 성경을 새로 번역하여 보급했다. 위클리프의 라틴어 성경을 번역한 것이지만 틴들은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원문을 토대로 작업했다. 영국에서 환영받지 못하자 틴들은 독일로 넘어갔고 거기서 1525년에 헬라어 원문을 영어로 번역한 신약 성경이 처음 발간됐다.
틴들의 성경은 신속하게 영국으로 밀반입되어 사람들에게 환영받았으나 당국자들에게는 미움을 샀다. 그는 구약 성경을 번역하다가 1535년에 배신을 당하여 500일 동안 감옥에서 고생한 뒤 사슬에 묶여 화형대에서 순교했다. 진실한 동료들이 그의 작업을 마무리하여 틴들의 성경 완역본은 그의 사후 수년이 지나서 출판되었다.
개혁자들의 열정
왜 그들은 이토록 고통과 수난과 심지어 죽음까지 감수하면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려고 했을까?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알려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성경의 진리에 눈이 뜨이면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사제들의 가르침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알아차릴 것이다. 진리는 제도권 교회가 휘두르던 공포의 손아귀에서 그들을 자유 하게 할 것이다.3
모든 사람에게 성경을 전하려는 종교개혁자들의 열정이 엘렌 화잇의 글에서도 나타난다. “성경은 목회자와 학식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진 게 아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스스로 성경을 읽어야 한다. 목회자가 성경을 대신 읽어 주게 하지 말라. 성경은 그대를 위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가난한 사람도 부자 못지않게, 무지한 사람도 배운 사람 못지않게 성경이 필요하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말씀을 매우 단순하게 만드셨기 때문에 아무도 이것을 읽다가 넘어질 일이 없다.”4
성경 본문을 읽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경이 성경을 해석한다는 개신교 원칙을 적용한 결과 1863년에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가 공식 조직될 무렵에는 안식일, 죽은 자의 상태, 성소와 조사심판 등 대부분의 우리의 근본적인 진리 대부분이 확립됐다.
초석과도 같은 성경 연구에 관하여 엘렌 화잇은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1844년의 시련을 겪은 뒤 [하이럼] 에드슨 목사와 더불어 명민하고 고상하고 진실한 인물이 마치 숨은 보화를 찾듯이 진리를 탐구했다. 나는 그들과 만나 함께 연구하고 간절해 기도했다. 밤늦게까지 남아 있을 때도 있었고 빛을 얻기 위해 기도하였고 말씀을 연구하다가 날이 새기도 했다. 이 형제들은 거듭거듭 모여서 함께 성경을 연구하면서 그 의미를 깨닫고 그 사실을 힘 있게 가르치도록 준비되기를 바랐다.”5
비평적인 시각
오늘날 성경 본문을 ‘읽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태도를 멸시하는 사람이 있다. 비평적인 눈으로 성경을 대하면서 하나님의 말씀 중 어떤 부분이 21세기에 의미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을 성경으로 비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지혜를 잣대 삼아 적절한 부분과 부적절한 부분을 가려낸다.
재림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도전 중에 하나가 바로 성경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다.
성경만이 유일한 안전책임을 명심하고 역사적•성서적 성경 해석을 따르고 장려하면서 성경이 성경 자체를 해석하도록 경계에 경계를 더하며 교훈에 교훈을 더하자.
성경을 읽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다음의 교훈을 주목하자.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제자들은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하나님은 요청하신다. 하늘을 향한 소망을 거짓 기초 위에 두지 않으려면 성경을 읽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그대로 믿어야 한다.”6
성경 연구 방법
재림교회는 성경 연구 방법을 공식적으로 언급해 놓았다. 그 문건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대총회 연례행정위원회에서 결의됐고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모든 신자에게 성경을 연구하는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이 문서에는 성경에 대한 두 가지 다른 접근법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역사비평적 방법(historical-critical method)은 하나님에 관한 믿음 그리고 그분의 계명에 순종할 필요성을 최소화한다. 게다가 그런 접근에서는 영감적인(그 결과 통일성 갖춘) 책으로서 성경이 간직하고 있는 신적 요소를 무시하고 성경의 묵시적 예언과 종말적 부분을 평가절하하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재림교인들이 역사비평적 방식에 기인한 추측과 그에 따른 추론에 기대어 성경을 연구하지 말기를 촉구한다.
역사비평적 방법과 추측이 아니라 성경 자체의 가르침에 일치하고 성경의 통일성을 유지하며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전제하는 성경 연구 원칙에서 시작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렇게 접근할 때 하나님과 함께하는 경험이 만족스럽고 유익할 것이다.7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분의 말씀을 수호하라는 명령을 하늘에서 내리셨다. 성경은 진리이고 인간의 삶을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경험에 근거한 행동이 넘쳐난다. 사람들은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절대적인 것들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나타난다. 그분의 말씀을 충실하게 붙들 때 발견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위해 시간을 내라
지금은 마지막 라오디게아 시대이다. 이 시대에 기독교는 종종 피상적으로 다가온다. 마귀는 우리를 성경과 진리에서 떼어 놓으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가능한 수단이 총동원될 것이다. 여가, 미디어, 놀이, 일, 음악, 불일치, 내적인 싸움, 거짓 가르침, 가정불화, 경제 문제 등 하나님의 말씀을 접할 시간이 없도록 갖은 방법을 다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매일 성경을 읽어야 할 때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우리의 삶이 달려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그분을 완전히 의지해야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친다. 성경은 그분의 삶과 죽음, 그분의 부활 그리고 우리를 위한 그분의 하늘 지성소 봉사를 알려 준다. 안식일이 그분의 계명을 준수하는 백성에게 그리스도의 특별한 인이며 언약임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성경은 우리의 구주이신 그리스도께서 머지않아 문자 그대로 재림하신다는 우리의 믿음과 소망을 확증한다. 우리가 결코 실패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섬기고 있으며 그분의 교회가 마귀의 공격에 대항하여 승리할 것임을 깨닫도록 도와준다.
지금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믿고 확신하고 의지해야 할 때이다. 우리의 감각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때는 “거의 압도적인 기만”8의 때이며 그 매혹적인 속임수는 “할 수만 있으면 그 택하신 자들”까지 미혹할 기세로 제시될 것이다(마 24:24).
지금이 그때이다
폭풍이 다가온다. 바로 지금 하나님 말씀의 견실한 토대 위에 서 있어야 한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예수님도 직접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추를 반석 위에 놓은 까닭이요”(마 7:24~25).
우리의 신앙과 믿음은 하나님의 영원하신 말씀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순교자들의 피로 신실하게 보존되고 봉인되어 온 성경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살아 있는 말씀이다.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답들을 발견할 수 있다.
1George Townsend,
2<각 시대의 대쟁투> 196
3“William Tyndale,” at http://greatsite.com/timeline-english-bible-history/william-tyndale.html
4Ellen G. White manuscript 12, Feb. 7, 1901
5<가려 뽑은 기별 1권> 206
6<교회증언 5권> 171
7“Methods of Bible Study,” http://www.adventist.org/en/information/official-statements/documents/article/go/-/methods-of-bible-study/.
8<각 시대의 대쟁투> 624
묵상을 위한 질문
1. 위클리프의 유골을 불태운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는 역사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2. 더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는 더 나은 성경 연구 방법은 무엇인가?
3. “폭풍이 다가온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거기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발문
“지금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믿고 확신하고 의지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