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전 1월의 어느 날, 아내와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에 황홀한 신혼여행을 마친 후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신학대학원 예배당 뒤쪽에서 한 친구가 큰 소리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빌, 자네가 결혼한다는 이야기 들었어. 축하해!”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는 게 언짢아 나는 얼굴을 붉힌 채 대답했다. “이보게, 우린 이미 결혼했다고. 12월 13일에 말이야.”
한동안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나서 그가 꺼낸 말을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 12월 13일에는 결혼식을 올린 거야. ‘결혼’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수년의 시간이 걸릴 걸세.”
갓 결혼하여 꿈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시절, 가족이나 지인에게 들었던 덕담 중에서 릭의 말이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그는 10년간의 경험을 통해 결혼이라는 과정은 결혼식이나 주례 목사의 성혼 선언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두 인생의 결합은 용접 작업과도 같다. 어느 정도 열과 마찰이 있어야 영구적인 접착이 이루어진다. 성경에 제시되고 하나님께서 복 주시는 영원한 결합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 두 사람은 누그러지고 구부러져야 했다.
지난 36년 동안 내가 주례를 서 준 부부 수십 쌍에게 그 친구의 명언을 전했다. 주례사에서 친구의 말을 인용하면 하객으로 참석한 기혼자 부부들은 동감한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심지어 결혼 전 상담에서 예비 부부들도 그 말을 듣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성하고 영원한 결합과 같이 인간에게 본질적인 일은 단순한 선언이나 관공서의 기록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진작부터 알고 있다. 적합한 배우자가 되기 위해, 예수님의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수년의 세월이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 복을 내리신 분께서는 그리스도인의 결혼식에도 복을 약속하신다. 그들에게 평화, 화목, 기쁨이 되어 주겠다고 하신다.
새롭게 꾸민 이번 달 <애드벤티스트 월드>를 읽으면서, 우리를 향한 뜻과 사랑을 인간의 결혼 속에서 드러내시는 주님께 문을 열기 바란다.
결혼과 결합에 관한 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