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영원히
하나님은 로맨틱하신가? 당연하다. 인간이 창조주와 가까워지고 인간끼리 가까워질 수 있는 두 가지 제도인 안식일과 결혼은 에덴동산에서 주어진 것이다.
우리는 매주 안식일을 지키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물질적, 신체적, 감정적, 영적 필요를 공급해 주신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에덴에서 하나님이 최초의 결혼을 성사시키시면서 인류 최초의 부모는 비로소 완전한 존재가 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남자와 여자는 목사나 기타 주례자 앞에서 사랑과 명예와 애틋함을 약속하며 서로를 지켜 주고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맹세하고 있다.
잘된 결혼이라면 배우자는 다른 누구보다도 상대에게 물질적, 신체적, 정서적, 영적 필요를 채워 준다.
슬프게도 이 세상은 불완전하다. 바람직한 결혼 상대가 되지 못하도록 마음을 빼앗는 것들이 참 많다. 그럼에도 에덴에서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창 2:18) – 편집실
인도의 결혼식
인도에서는 결혼식이 지역마다 그리고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마다 다르므로 인도의 결혼식을 한마디로 충분히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여기서는 기독교 배경에 근거한 인도 남부의 관례를 설명하겠다.
결혼 행사는 결혼식 이전부터 이미 시작된다. 신랑과 신부는 각각 수차례에 걸쳐 특별한 ‘목욕’을 하는데 이때 마을에서 나이 든 여성들이 샤프란, 강황 가루와 함께 특별한 향수를 몸에 발라 준다. 결혼식을 앞둔 신랑 신부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결혼식은 보통 양측의 먼 친척까지 초대하여 성대하게 치른다. 여성들은 가장 좋은 사리(인도 여성의 전통 의상)를 입고 남성들은 가장 좋은 셔츠와 바지를 입는다. 전통적인 의상을 갖추는 신랑도 있다. 신부는 특별히 이날을 위해 준비한 사리를 입는다.
결혼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의 하나는 사랑과 보증의 증표로 신랑이 신부의 목에 ‘탈리’라는 특별한 실을 묶는 것이다. 또 화환도 교환한다. 두 사람의 결합이 완전하다는 상징으로 신랑과 신부는 서로의 머리에 화환을 씌워 준다.
결혼식 다음으로 이어지는 잔치 또한 큰 행사이다. 보통 바나나 잎에 여러 가지 밥과 카레 그리고 단 음식을 얹어서 접대한다. 결혼식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피로연과 식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인도의 결혼식은 보통 다채로운 색조와 기쁨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신랑 신부 양측은 결혼 행사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의 하나로 여긴다.
앤드루 톰킨스는 월드 미션에서 일하며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인도에서 살면서 일할 때 평생의 동반자 아누를 만났다.
남아프리카의 결혼식
결혼식에서 결혼 준비는 전통적이든, 교회식이든, 등기부 기재이든 고유한 역할이 있다. 각자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사회에서 존경받는 원로들의 역할은 특히 더 그렇다. 말라위에서는 결혼식 한 달 전에 당사자가 등기소와 교회에 직접 통지해야 한다. 2016년 내가 결혼할 때도 두 기관에 연락했고 구체적인 결혼 상담에 따랐다.
가족, 친구 및 하객 대부분은 사전에 합의된 색상 기획에 맞춰 새 의복을 구입하거나 빌려 입는다. 결혼식 당일의 세부 일정은 전부 위원회가 계획하고 신부와 신랑은 최종적으로 확인한다. 양가 가족은 약혼식 때 이미 만난 사이다. 예비 신부 축하 파티와 비슷한 전별식이 있는데 여기서는 선물뿐 아니라 성공적인 결혼식, 결혼 후 주의점 등에 관하여 조언도 전한다.
결혼 예행연습에는 신부 측 관련자가 모두 참석하며 부모, 목사, 교회 촛불 점화자도 거기 포함된다. 전통적으로 교회를 향해 웨딩마치가 진행된다.
말라위에서 결혼식은 하루 종일 이어진다. 신랑과 신부는 집에서 의상을 준비한다. 우리의 경우 9시에 시작하기 위해 오전 4시부터 미용사와 함께 준비했고 왕과 왕비가 입는 값비싼 아침 복장으로 꾸몄다. 결혼 등록을 통해 세상에 결혼의 합법성을 알린다. 정부에서는 결혼 증서 위에 도장을 찍어 준다. 점심 식사는 신랑 신부의 부모, 친구 등 여러 집에서 제공한다.
피로연은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잔치이다. 친구, 행복을 기원하는 이들, 궁금한 이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페리캬니(돈 던지기 행사)’ 등 기타 축제에 아무도 거절당하지 않는다. 그날은 일생의 추억을 남기는 행복한 날이며 이후 긴 신혼여행이 시작된다. 가족은 형식의 차원을 뛰어넘어 하나가 된다. 신랑의 어머니는 이제 신부의 어머니이며 신부의 어머니는 이제 신랑의 어머니이다. 가족, 먼 친척도 마찬가지다.
결혼식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다.
패이스와 조지프 응온도 부부는 2016년 남아프리카 말라위에서 결혼했다.
서아프리카의 결혼 전통
애니미즘 세계관을 지닌 북부 베냉의 부족과 서아프리카에는 여러 형태의 결혼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중매결혼이다. 가족은 아주 어릴 때부터 아들을 위해 짝을 골라 놓는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선택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자란다. 소년이 10대가 되면, 자신의 신부가 될 소녀의 지참금을 지불하기 위해 장인의 밭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18~20세가 되면, 두 사람은 입회식에 참여한다. 그러고 나면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여긴다. 그때까지 소년과 소녀는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입회식 이후 어느 날 밤 예비 신랑은 자신의 신부가 될 여자를 납치하기 위해 신부의 집으로 간다. 부모는 잠들어 있다(최소한 잠자는 척하고 있다). 그러나 예비 신부는 예비 신랑의 움막에 함께 기거하는 게 아니라 실제 결혼식 날까지 예비 신랑의 어머니와 잠을 잔다. 며칠 후 예비 신랑은 신부가 될 여자의 집에 다시 가서 없어진 예비 신부가 자신의 집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말한다. 그때부터 결혼 준비가 시작된다.
그렇게 지내는 수년 동안에도 결혼 당사자들은 중매를 철회할 수 있다. 남자가 여자를 자기 집에 데려간 이후라 해도 신부나 신부의 부모는 그 결합에 반대할 수 있다. 결혼은 큰 잔치이며 성대한 음식, 음악, 춤이 곁들여진다. 흥미롭게도 결혼식에는 영적인 요소가 없다. 젊은 남녀는 물신(物神), 즉 자기 가문의 삶을 다스린다고 믿는 ‘조상 신’에게 맡겨졌지만 결혼식에서는 하나님이나 ‘조상 신’을 찾지 않는다.
재림교인이나 기독교인은 서양식으로 결혼을 진행할 수도 있다.
울리케 코우아토-바우르 20년 동안 서아프리카 베냉에서 거주하며 남편인 투생과 함께 애드벤티스트 프론티어 미션에서 일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결혼식
라틴아메리카 사람은 사회적, 경제적, 지역적 배경이 다양하여 가문, 국적, 거주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결혼에 관해서는 일부 문화적인 공통점이 존재한다.
가족 중심: 역사적으로 중남미 사람은 가족 중심적이다. 가족의 욕구가 개인의 관심사보다 훨씬 중요하다. 구성원 각자는 가족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 변화하는 성 역할이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여전히 전통적 가치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남성우월주의: 중남미 문화에서 남성은 강하고 용감하며 명예로워야 한다. 또 가족을 보호하고 부양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긍정적인 점들이다. 남성우월주의의 문제는 남성이 여성 위에 위치하며 여성에게 독립, 권위, 의사 표현권과 결정 영향권과 같은 권리와 특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 대다수는 공정한 의사 결정을 존중한다.
명확한 역할: 전통적인 히스패닉 가정에서 남편들은 두말 할 것 없이 가족의 가장으로 경제적, 물질적 행복을 책임진다. 아내에게는 가족을 보살피고 가정을 지키는 책임이 있다. 여성 대부분이 일을 하고 있음에도 아내들은 남편과 자녀뿐 아니라 부모와 나이 많은 친척까지 돌본다.
로맨스: 부부는 대개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 그러나 자녀가 태어나면 사랑의 우선순위가 자녀에게로 옮겨 간다. 연애의 가치는 높이 취급받지만 중남미 드라마 ‘텔레노벨라’의 스토리처럼 사랑은 종종 이룰 수 없고 비극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중남미의 재림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이상적으로 제시한 결혼관을 따르면서 가정을 ‘이 땅의 작은 천국’으로 만드는 사심 없는 사랑을 나누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다 곤잘레스 쿠바 출신이며 결혼·가족상담 치료사이다. 스페인,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지에서 살았고 현재는 남편 로저 스웨인과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몇 세에 결혼하나?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20개국의 평균 결혼 나이*
1. 독일(33.1)
2. 브라질(30.8)
3. 일본(30.5)
4. 미국(27.9)
5. 영국(27.9)
6. 태국(26.7)
7. 터키(26.2)
8. 러시아(25.7)
9. 필리핀(25.6)
10. 중국(25.3)
11. 이란(24.9)
12. 나이지리아(24.9)
13. 이집트(24.8)
14. 베트남(24.6)
15. 멕시코(24.3)
16. 에티오피아(23.5)
17. 콩고민주공화국(23.4)
18. 인도(22.8)
19. 방글라데시(22.2)
20. 인도네이사(21.9)
*2015년 유엔 세계 결혼 자료 통계. 참고: 보고된 것은 남녀 결혼 평균 나이이지만 남자의 나이가 여자보다 더 많다. 여기 보고된 각 나라 남자의 나이는 여자보다 3.7살 많다.
중국의 결혼
40년 동안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물질주의가 확산되면서 중국인들의 삶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에서는 ‘재능이 출중한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의 결혼(郎才女貌)’을 이상적인 결혼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최근에는 키 크고 부자이고 잘생긴 것을 이상적인 신랑감의 세 가지 요소로 본다. 신부의 경우는 피부가 하얗고 재력이 있고 예뻐야 한다.
배우자를 찾는 과정도 많이 변했다. 비교적 자유로워진 개방 사회, 소셜미디어의 폭넓은 활용, 시장경제의 활성화 덕분에 적합한 결혼 상대자를 찾는 사람들에게 거대한 시장이 열렸다. 그럼에도 중국의 결혼에서 강하게 남아 있는 전통은 바로 부모의 영향력이다. 아직도 중국에서는 결혼을 두 사람의 결합보다는 두 가문의 결합이라고 여긴다. 얼굴도 모르고 서로 만나는 ‘샹친(相亲)’이라는 맞선이 아직도 흔하다. 부모는 미래의 사윗감이나 며느릿감의 선택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결혼 잔치는 문화적 배경이나 가정의 재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보통 신랑이 신부의 가족에게 가서 신부의 부모와 나이 많은 친척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돈을 건네는 것을 시작으로 신부 역시 신랑의 가족에게 같은 방법으로 화답한다. 차를 대접하고 현금을 담은 빨간색 봉투를 받는 것이 관례이다. 결혼식 축하는 보통 수십 명에서 수천 명에 이르는 하객과 함께하는 결혼 피로연으로 마무리된다.
중국은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무신론 국가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교회 결혼식이 점점 유행하고 있다. 예비 부부와 가족 중에는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조용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음악, 장식 때문에 결혼식 장소로 교회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결혼식 서비스 제공을 중요하고 유익한 사역으로 여기는 교회도 많아졌다.
유진 쉬 중국 출신으로 대총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은퇴했다.
사랑을 사랑하다
스티븐 차베스
북미 사람들은 사랑을 사랑한다.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다. 도서관과 서점 책꽂이들은 최고의 로맨스를 소개하는 연애소설과 책들의 무게 아래 신음하고 있다. TV 방송과 다양한 시간대의 실시간 인터넷 방송들은 충실한 결혼관을 극찬하기도 폄하하기도 한다.
대중 잡지와 TV 프로그램 덕분에 가수나 연예인들의 사치스런 결혼식에 우리의 시선을 빼앗기고 있다. 잡지와 책마다 음식, 옷, 액세서리를 완벽하게 갖추고 완벽한 장소에서 진행되는 완벽한 결혼식에 대해 선전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토록 완벽한 결혼식에 집착하는데도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다섯 나라 중 하나다(나머지 네 국가는 벨라루스, 아루바, 러시아, 몰디브다).1 과도한 결혼식 비용을 다 갚기도 전에 이혼한 부부의 이야기를 듣는 게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그렇긴 해도 캐나다와 미국은 전 세계에서 결혼 관계를 가장 오랫동안 유지하는 다섯 나라에 속한다(나머지 세 나라는 이탈리아, 프랑스, 호주이다).2 실제로, 60~80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부부가 드물지 않다. 내 가족 중에도 삼촌과 고모를 비롯한 13쌍 중에서 단 한 쌍만 이혼했다. 나머지는 배우자와 사별할 때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했거나 50~7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견실하고 꾸준한 결혼 관계가 견실하고 도덕적인 사회를 만든다고 미국인들도 마음 깊이 이해하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선언으로 연애가 완성된 게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가장 순수한 형태의 로맨스란 ‘천국으로 향하는 이 땅의 작은 천국’3을 제공하는 것이다.
1Telegraph.co.uk/travel/maps-and-graphics/mapped-countries-with-highest-divorce-rate/
2Careeraddict.com/top-10-countries-where-marriages-last-the-longest
3Ellen G. White,
스티븐 차베스 미국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스에 거주하며 아내 린다와 함께 46년 동안 둘만의 사랑 이야기를 계속 쓰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