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말 재림교인인가요?
“여보세요. 담임목사입니다. 키마니 형제가 이번에 청년부 부회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그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어떻게 23살짜리가 3천 명이나 되는 청년부를 이끌 수 있단 말인가? 우리 교회는 인구 650만의 대도시인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50여 재림교회 중 하나다.
이렇게 막중한 임무를 맡을 자격이 안 된다는 수십 가지 핑곗거리가 떠올랐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분명 나보다 나이도 많고 소질도 있고 경험도 풍부해서 그 직책에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불타는 가시덤불 앞에서 구시렁거리는 모세 못지않게 내게도 변명의 여지가 많았다.
청년부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하면 청년들을 교회로 끌어들이고 관심을 끌어서 안식일 오후 청년 프로그램에 계속 적극적으로 참여케 하느냐였다. 전 세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우리 교회도 흔히 안식일 아침 예배 시간에는 사람이 붐비는데 오후 프로그램에는 극소수만 남는다. 어떻게 교회 프로그램이 세속적인 포스트모던 사회의 흥밋거리에 맞설 수 있을까?
이런 문제를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영적 성숙과 시대 감각 사이의 건강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색다르고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청년들이 그리스도를 향하여 열정의 불을 지피도록 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우리는 ‘이그나이트(Ignited)’라고 명명한 특별 오후 청년 집회를 시작했다. 1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공중파 텔레비전 뉴스 앵커가 진행한다. 경배와 찬양 사이사이에는 유명 인사 초청 대담, 베테랑 재림교인 음악가들의 음악도 곁들이며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로 순서가 마무리된다.
우리가 인터뷰한 국내 유명인 가운데에는 세계 최정상급 마라톤 선수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재림교인 아벨 키루이가 있었다. 키루이의 개인적인 간증을 듣고 있자니 영화 ‘불의 전차’의 주인공 에릭 리델과 ‘핵소 고지’의 데스먼드 도스가 생각났다. 안식일에는 경기에 나가지 않는다는 키루이의 강력한 신념에 청년들은 용기를 얻고 직장 생활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노벨문학상 후보이자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벌이는 치누아 아체베의 여조카와 인터뷰를 했다. 가족이 재림교회를 접하게 된 계기와 아체베에 관하여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영적인 모습을 들려주었다.
이 모든 순서의 목적은 인생이라는 신앙 여정 하나하나에 청년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안식일에나 듣는 고대의 역사 인물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실제적인 분, 만져지는 분, 친밀한 분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숱한 재림청년이 처한 문제는 바로 무관심이다.
나는 3대째 재림교인으로 자라면서 안식일마다 출근부 찍듯 교회에 다니다가 어느 날, 사고방식을 뜯어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틀에 박힌 신앙이 예배의 삶으로 바뀌어 매일 삶의 각 영역에 영향을 발휘해야만 한다. 1년 365일 그리스도를 위해 살면서 자신의 욕망에 대해 매일 죽는 것이다.
만약 바울이 21세기에 살았다면 ‘제칠일’ 재림교인이 아니라 ‘칠일’ 재림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을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정곡을 찔렀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 12:1). 제물이 되는 목적이라고는 죽음밖에 없는데 어떻게 제물이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여기에 진정한 재림교인이 되는 비결이 들어 있다.
프레더릭 키마니 의학박사이며 케냐 나이로비에서 고문 의사로 일한다. 음악으로 젊은이들을 하나님께 이끄는 데 헌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