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계몽에 이르는 길이란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의 의도는 아주 좋았다. 77년을 사는 동안 그는 최고 이상의 업적들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는 또 하나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었고 필요한 물품을 세심하게 준비했다. 날카로운 면도칼, 풀 그리고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 그리스어로 된 6권짜리 신약 복음서” 등이었다.1
평평한 바닥에 성경을 펴놓고 그는 복음서와 관련 있다고 여기는 부분을 꼼꼼하게 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선별한 것들을 모아 붙인 다음, 이것을 “예수의 삶, 비유, 도덕적 가르침을 연대기적으로 편집한 이야기”라고 했다. “기적, 부활 등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거나 후대에 꾸며 넣은 이야기라고 여기는 부분은 원 자료에서 빼 버렸다.”2 그런 것들은 “불가능하고 미신적이고 광신적이며 날조된 것들”3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제퍼슨 성경
1820년에 수공으로 완성된 이 84쪽짜리 책은 ‘제퍼슨 성경’으로 알려져 있다. 정작 그 책을 편집한 토머스 제퍼슨은 책명을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영어로 된 복음서들 중에서 발췌한 나사렛 예수의 생애와 도덕>이라고 했지만 말이다.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인 제퍼슨은 훌륭한 교육을 받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나타낸 미국독립선언문의 원저자이다.
그는 또 이신론자였다. 이신론에서는 “종교적 진리는 하나님의 계시보다 인간 이성의 권위에 복종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4 이신론자들은 성경이 하나님께 계시 받은 말씀임을 부인하고 성경이 종교적 교리의 원천임을 거부한다. 제퍼슨은 자연주의의 렌즈를 사용하여 자연주의적 혹은 과학적인 세계관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들만을 받아들이면서 18세기 계몽주의를 통해서 성경을 보았다.5
제퍼슨은 <예수의 생애와 도덕>을 편집하면서 자신이 후대에 날조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예수의 순수한 가르침만을 보존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18세기의 ‘계몽’ 행위는 오늘날에도 널리 퍼져 있다. 그것은 역사적·비평적 연구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인간의 이성을 하나님의 계시 위에 두는 가운데 초자연적인 개입을 배제하고 인본주의적인 가정과 이해를 통해 의미를 찾으려 한다. 역사적·비평적 방법을 지지하는 이들이 더 이상 제퍼슨처럼 면도칼과 풀을 사용해 자기만의 성경을 편집하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영감으로 서술된 성경을 형편없이 조합하여 인본주의적 책으로 바꿔 놓았다는 점에서 결과는 마찬가지다.
개신교의 성경해석학
그와 대조적으로 역사적·성서적 연구 방법이 있다.6 마르틴 루터와 다른 종교개혁자들이 적용했고 재림운동 이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가 도입한 개신교 성경 해석 방법이다. 성경 기자들이 성경을 해석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즉 성경은 성경으로 비교한다는 방식이다.
역사적·비평적 연구 방법과 달리 역사적·성서적 연구 방법(역사적·문법적 방법이라고도 한다)에서는 인간 역사를 통해 활동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이 존재하신다고 상정하며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다”(딤후 3:16)고 받아들인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렘 17:9)이라고 인정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이성이 하나님의 말씀 위의 재판관처럼 군림할 수는 없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인간에게 이성을 부여하셨고 관찰하고 분석하고 결론을 이끌어 낼 능력을 주셨다.7 따라서 우리는 기도, 성령의 인도 그리고 하나님과 그분의 뜻에 굴복하는 성화된 이성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분명히 깨닫는다.
최우선이자 최고의 의무
하나님의 영감 받은 기록은 이렇게 진술한다. “성경에서 진리를 배워서 빛 가운데 행하고 다른 사람들을 격려하여 그의 본을 따르게 하는 것이 이성을 지닌 모든 존재의 첫째요 최고의 의무이다. 우리는 날마다 부지런히 성경을 연구하고 모든 사상을 검토해 보고 성경의 절과 절들을 비교해야 한다.”8
성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도 언급되어 있다. “성경에 기록된 언어는 표상이나 상징으로 사용된 것 외에는 그 언어의 분명한 뜻에 의하여 해석되어야 한다. …만일 사람들이 읽는 그대로 성경을 받아들였다면, 그들의 마음을 잘못 인도하고 혼란케 하는 거짓 교사들이 없었다면 천사들이 기뻐할 일이 벌써 성취되었을 것이다. 오늘날 오류 안에서 방황하고 있는 수백만 명이 이미 그리스도의 우리 안으로 인도되었을 것이다.”9
마지막으로 성경을 연구할 때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언제나 겸손하고 수용적인 정신으로 우리 지성을 사용해야 한다. 엘렌 화잇은 이렇게 기록한다. “우리는 지성의 모든 능력을 다하여 성경을 연구하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나님의 심오한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그러나 어린아이같이 온순하고 순종하는 마음이 배우는 자의 진정한 정신임을 명심해야 한다. 철학적인 문제와 씨름할 때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성경의 난해함을 풀어낼 수 없다. 과학을 연구할 때처럼 자기 의존적인 방식으로 성경을 연구해서는 안 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의지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의 뜻을 배우고자 해야 한다. 겸손하고 배우는 자세로 위대하신 ‘존재자(I AM)’께 지식을 얻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악한 천사가 생각을 눈멀게 하고 마음을 완고하게 만들어 진리에 감명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10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 중 하나가 요한복음 1장 1절이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니라.” 하나님의 말씀에는 권능이 있다. 1,500여 년 동안 수록된 이 거룩한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한 음성으로 말씀하신다. 시대, 언어, 장소, 문화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변치 않는 진리는 그분의 계시된 말씀 즉 성경을 통해 선포된다. 우리는 성경을 종교적 성물로 경배하지 않지만 성경의 하나님을 경배한다. 오늘날에도 그분의 음성은 듣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분의 말씀을 통해 분명하게 울려 퍼진다.
1″Thomas Jefferson’s Bible,” American History, Smithsonian Institution, p. 4, americanhistory.si.edu/JeffersonBible/history/page-4.cfm
2Ibid
3Letter, Thomas Jefferson to William Short, Aug. 4, 1820. www.let.rug.nl/usa/presidents/thomas-jefferson/letters-of-thomas-jefferson/jefl261.php
4Darren Staloff, “Deism and the Founding of the United States,” National Humanities Center, nationalhumanitiescenter.org/tserve/eighteen/ekeyinfo/deism.htm.
5″Thomas Jefferson’s Bible,” American History, Smithsonian Institution, p. 3, americanhistory.si.edu/JeffersonBible/history/page-3.cfm
6Richard M. Davidson, “Interpreting Scripture According to the Scriptures: Toward an Understanding of Seventh-day Adventist Hermeneutics,” May 20-21, 2003. thestairview.com/wp-content/uploads/2017/07/interp-scripture-davidson.pdf, p. 10
7다음을 참조할 것. Angel Manuel Rodriguez, “Human Reason and Biblical Hermeneutics: An Introduction”,
8<각 시대의 대쟁투> 598
9앞의 책
10앞의 책, 599
테드 N. C. 윌슨 대총회장이다. 자세한 기사와 설명은 Twitter: @PastorTedWilson와 Facebook: @PastorTed Wilson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