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남태평양 한가운데서
“아, 하나님!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요.” 티미-티는 헐떡거리며 말했어요. “저를 구해 주시려거든 빨리 구해 주셔야 해요!”
이 모든 일은 티미-티의 고향 섬인 남태평양 보라보라에서 시작되었어요. 티미-티가 타고 있는 보트에는 수박, 바나나, 파파야가 실려 있었어요. 시장이 있는 다른 섬에 가려면 배를 타고 하루 종일 가야 했지요. 그 섬까지 가려면 한참 남았는데 보트에 달린 모터 두 개(평소에 쓰는 모터와 여분의 모터)가 다 멈춰 버린 거예요. 보트 안에는 손으로 저을 수 있는 노도 없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행기가 보였어요. 비행기를 향해 셔츠를 미친 듯이 흔들었지만, 비행기는 그냥 가 버렸어요. 뉘엿뉘엿 해가 지는데도 티미-티는 아직도 바다를 표류하고 있었어요.
배 안에는 작은 물건이 몇 가지 있었어요. 조그마한 손톱깎이, 노끈, 기다란 막대기, 몽당연필, 종이 몇 장. 하루하루가 지나갔지만 구조될 가망은 보이지 않았어요.
배 안에 있던 과일이 다 떨어지자 티미-티는 가위와 막대기, 노끈으로 가끔 올라오는 물고기를 잡았어요. 하루하루가 지나고 몇 주가 지났어요. 티미-티는 구조의 손길을 보내 달라고 계속 기도했어요. 다행히 성경 구절을 많이 기억하고 있어서 구절들을 꼬박꼬박 암송했어요.
티미-티의 피부는 햇볕에 시커멓게 타들어 갔고, 눈은 벌겋게 충혈됐어요. 입이 터서 피가 났어요. 가끔 상어가 배 주위를 돌며 티미-티가 잘못되기만을 기다리기도 했어요.
티미-티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어요. 마침내 그는 가장 절박한 심정으로 기도드렸어요. 바다를 표류한 지도 넉 달이 넘었어요. 악몽 같은 표류가 154일째로 접어드는 날, 이른 아침의 안개 사이로 불쑥 솟은 산이 보였어요. ‘잘못 봤나? 땅이 보이다니!’ 갑자기 해류가 배를 반대 방향으로 이끄는 느낌이 들었어요. 재빨리 셔츠의 한쪽 끝을 배에 묶고 나서 물속으로 뛰어들었어요. 해변으로 헤엄치면서 이빨로 배를 끌어당겼어요.
바닷가에 가까이 다가가자 사람들이 보였어요. 그는 비틀거리며 해변에 도착한 뒤 쓰러져 버렸어요. 사람들이 주위로 몰려들었고 기진맥진한 티미-티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어요.
티미-티는 2천 킬로미터를 표류해 미국령 사모아까지 왔던 거예요.
고향에 가 보니 사람들은 이미 티미-티의 장례식까지 치른 후였답니다. 이 하나님의 사람이 다시 보라보라섬에 있는 고향 마을로 걸어 들어왔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을까요! 티미-티가 그 사람들에게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성경절을 그렇게 많이 외우고 있지 않았다면, 절대로 견딜 수 없었을 거예요.”
이 이야기는 1970년 7월 7일 <가이드>에 실린 이야기를 요약한 것입니다. 글쓴이 도로시 에이킨에게 특별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