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어떤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세요?”
목사이자 편집인으로 내가 자주 받는 질문이다. 사실 대답은 그때그때 달랐다.
아버지, 형, 삼촌의 이름이 데이비드였기 때문에 어릴 때는 다윗(데이비드)과 골리앗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다.
10살 때부터는 형 데이비드보다 내 키와 몸무게가 더 나갔음에도 키가 작고 사람들 눈에 띄기 싫어하는 삭개오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나에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그 시절에, 외로이 나무에 올라가 있는 존재를 찾아내시는 예수님의 세심함이 내 가슴을 울렸다.
젊은 목회자일 때였다면 누가복음 15장의 세 비유인 잃어버린 동전, 잃은 양, 탕자를 꼽았을 것이다. 은혜를 소개하는 그 이야기에서 나는 다른 성경 학도와 마찬가지로 ‘복음서 안의 복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내 마음을 사로잡은 또 다른 복음서 이야기가 있었다. 스토리 자체도 놀랍거니와 예수님의 교회가 재림을 기다리면서 어떻게 희망과 기쁨을 되찾을 수 있는지 인상 깊은 은유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활 이야기 중에서 나는 엠마오로 걸어가는 두 제자의 스토리가 가장 마음에 든다(누가복음 24장). 이야기의 배경이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늦은 오후 시간의 그늘인 탓도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에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재림을 바라는 이들에게 세기를 거듭하여 전달되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최대한 간결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슬픔과 낙담에 빠진 두 제자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라는,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함께 걷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 신자들이 하는 가장 필수적인 일, 즉 두려움과 믿음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귀 기울이며 의미를 깨닫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어떻게 되었나?
예수께서 나타나셔서 몇 리나 되는 길을 함께 걸으신다. 메시아의 역할과 사명에 관하여 모세와 선지자의 글에 기록된 성경의 가르침을 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라고 하신 약속을 그분은 부활한 당일에도 지키셨던 것이다(마 18:20). 그분의 등장으로 그들의 스토리는 영원히 달라진다. 슬픔은 지워지고 두려움은 능력으로 바뀌고 미래는 예수님을 향한 열정으로 충만했다. 그 예수님을 그들은 20세기 신자들에게까지 성공적으로 전했다.
내 생각에 교회의 기초가 되는 스토리는 바로 이것이다. 오순절 하루에 침례 받은 3,000명이 아니라 두 제자 이야기인 것이다. 그들은 길에서 예수님을 만났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이 펼쳐질 길을 향하여 함께 걷고 이야기하기로 서약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번 달 <애드벤티스트 월드>를 읽으면서 스스로 질문해 보자. 예수님과 함께 새로운 희망, 새로운 기쁨, 영원을 향하는 여정에 자신도 다른 신자들과 함께 부름 받고 있는지.
약속 이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