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의 신
한 통의 편지
엘렌 G. 화잇 유산관리위원회는 엘렌 화잇의 서신 5,000여 통을 보유하고 있다. 엘렌 화잇이 에이브럼과 캐럴라인 도지에게 보낸 이 편지는 2014년에 출간된 <엘렌 G. 화잇의 서신 및 원고와 주해(The Ellen G.White Letters and Manuscripts With Annotations)> 1권 319~321쪽에 처음으로 전문이 소개됐다. 1권에는 엘렌 화잇의 서신과 원고로 알려진 1845~1859년의 문서 전체와 그의 초창기 일기가 포함되었다. 2권(1860~1863년)은 현재 준비 중이다. 아래의 편지글에서는 지면상 일부를 생략했다.
도지 가족들은 누구인가?
에이브럼 A. 도지(1817~1892)와 그의 아내 캐럴라인 엘리자베스(1830~1915)는 미시간 잭슨에서 활동적인 평신도였고(1850년대 초) 나중에는 같은 주에 있는 배틀크리크과 쿠퍼스빌에서 살았다. J. N. 러프버러는 에이브럼 도지를 “성실하게…일꾼들을 마차로 이곳저곳에 데려다주었다.”라고 기억했다. 도지는 사업가, 악기 판매상, 시계 수리공이었다.
…1851년에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에이브럼과 캐럴라인은 뉴욕주 캠던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 거기서 그들은 엘렌과 제임스 화잇을 처음 만나 듬직한 친구가 되었다.
수년이 지나 1872년에 엘렌 화잇은…이렇게 기록했다. “배틀크리크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귀중한 여인이 있다면 그는 바로 도지 자매이다.”
편지
편지 9, 1851년
1851년 12월 21일
뉴욕주 새러토가스프링스
친애하는 도지 내외에게
저는 잠시 시간을 내어 여러분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한동안 제 건강이 몹시 안 좋았지만 오늘은 훨씬 좋아졌답니다. 때로 제임스와 저는 거의 탈진한 느낌이 들어요. 우리는 밤 11시나 12시 전에 잠든 적이 거의 없답니다.❶ 게으름을 피울 시간이 없어요. 매일 하나님께 힘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쓰려져 버릴 거예요.
우리를 애처롭게 여기시는 다정한 대제사장, 우리의 연약함을 모른 체하지 않는 그분이 계시기에 주님께 찬양을 드립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쉼을 기대하지 않아요. 전혀요. 하늘에 이르는 길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이지요. 그 길은 곧고 좁지만 우리는 유쾌하게 전진할 거예요. 영광의 왕께서 우리보다 먼저 이 길을 지나셨다는 걸 알고 있어요. 길이 험하다고 불평하지 않고 예수님의 온순한 제자가 되어 그분의 발자취를 따를 거예요. …우리는 시련을 당한다고 불평하지 않아요.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는 언제나 고난을 받지요. 이 땅에서 시련을 견딜 때마다 영광 가운데 부요해집니다. 저는 고난 받기를 갈망합니다. 고난 없이 하늘에 이를 수는 없을 거예요. 그토록 고난 당하셔서 우리에게 풍성한 유산을 마련해 주신 예수님을 만날 거예요. 진리와 예수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을 만날 거예요. 부디 고난을 통해 저를 완전케 하시기를. 저는 그리스도의 고통에 동참하고 싶어요. 그렇게 된다면 그분의 영광에도 동참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예수님은 우리의 모본이세요. 우리의 삶이 최대한 그리스도와 가까워지는 길을 찾도록 해요. 저의 영혼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닮게 해 달라고 부르짖고 있어요. 그분을 닮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답니다. 그분의 아름다운 모습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기를! 그분께 온전히 헌신할 수 있기를! 사랑하는 자아가 죽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몰라요. 우리는 온전한 구주, 우리를 모든 죄에서 구원하신 분 안에서 즐거워할 수 있어요. 우리는 매일 “너희 안에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라고 말할 수 있는 곳에 하나님과 함께할 수 있어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저의 생명이 하나님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감추어져 있다는 걸 저는 알고 있어요. 휘장이 걷혔고 저는 성도들을 위해 준비된 풍성한 상급을 보았어요. 앞으로 이를 세상의 기쁨도 맛보았지요. 그래서 이 세상에 매력을 잃었어요. 놀라우신 주님, 마음 깊이 사모하는 그분을 저는 꼭 만나고 싶답니다. 그토록 달콤한 하늘 “나 그곳에 거하리. 그날이 가까우니 예수님 만나고파 견딜 수 없네.”❷ …믿음을 지닙시다. 하나님을 생생하게 믿으세요.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듯 서로 사랑합시다. 우리는 남의 잘못은 신속하게 찾지만 자신의 잘못은 빨리 찾지 못하지요. 우리 각자가 매일 하나님 앞에 인정받는 자로 드러나기 위해 자신을 살피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애쓴다면, 자기 뜻대로 자기 좋은 대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든든해지고 포도 열매를 풍성히 맺을 거예요. …저울에 달려 부족함이 드러나지 않도록 ‘예비하고 예비하라’는 천사의 음성이 오늘 밤 저의 귀에 쟁쟁하고 분명하게 들리는 듯하네요.
그리스도께서는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는 교회를 아버지께 보여 드릴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를 금도성의 진주문으로 이끄시고, 자기 피로 얻은 자들, 자신이 구속한 자녀들을 보실 것입니다. 자기 영혼이 수고한 것을 보고 흡족해하실 것입니다. 아름다운 예수님, 그 얼굴빛으로 영광의 도성을 환히 밝히실 그분, 천사들이 경배하는 분을 저는 간절히 보고 싶어요. 천사들은 그 앞에 머리 조아리며 빛나는 면류관을 벗어던지고 금하프를 연주하면서 어린양의 노래로 하늘을 울리지요.
“저 물결 거세고 또 어두워도 주 허락하시면 나 건너가리. 하늘 음악 날 끌어 노래하게 하니 저 하늘 찬양대 나 들어가리.”❸ 이것이 제 영혼의 언어입니다. 내 영혼은 영광을 향해 날아갑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여, 우리가 함께 [뉴욕] 밀턴 집회에 갔던 때를 잊을 수가 없네요.❹ 주께서 여러분을 강하게 하시고 매일의 시험을 이기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겨 낼 거예요. 우리는 어린양의 피와 우리가 증언하는 말씀으로 승리할 거예요. …다음 주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뉴욕] 캠던 집회에 참석하러 길을 떠난답니다. 예수께서 그 잔치에 함께하신다면(그러시리라 믿어요), 영광스런 집회가 될 거예요. 우리가 충분히 겸손하다면, 우리 힘이 어디서 오는지를 알고 있고 살아 있는 믿음을 지닌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강력하게 활동하실 것이며 우리 가운데 그분의 장중한 발걸음이 보일 것입니다.
제임스는…교정쇄를 교정하느라 바빠요. 애니 스미스 자매가 그를 돕고 있답니다.❺ 덕분에 저에게 잠깐 편지 쓸 시간이 생겼어요. 안식일이 지난 오늘 저녁, 저는 촛불에 의지해서 아픈 눈을 무릅쓰며 이 편지를 적고 있어요. 졸필이지만 이해해 주세요. 용기를 내세요. 어떤 일이 생겨도 쓰러지거나 낙심하지 마세요. 본향에 거의 다 왔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미시간에 있는 모든 형제자매, 특히 제가 만난 분들, 알고 지내는 분들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용기를 내라고 그들에게 말해 주세요. …그리고 편지를 보내 주세요. 여러분과 [미시간] 잭슨에 있는 형제자매들의 소식을 듣고 싶어요. 여러분에게 그리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제임스와 저의 사랑을 전합니다.
급한 마음으로 사랑을 가득 담아
엘렌 G. 화잇
❶ 편지 쓰기 일주일 전 엘렌 화잇은 이렇게 기록했다. “그저께 밤, 우리는 새벽 1시가 지나서까지 앉아서 [리뷰]를 접었다”(Lt 5, 1851. 12. 14.).
❷ 제임스 화잇이 안식일 준수 재림 신자를 위해 1852년에 출간한
❸ 찬미 ‘하늘의 음악이 저 바다 위로’에 나오는 가사이다. 이 곡은 1849년에 제임스 화잇이 처음 출간한 찬미가
❹ 에이브럼 도지는 아내와 몇 개월을 보낸 뒤 1851년 6월 20~22일 뉴욕 캠던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시간 잭슨에서 다른 신자들과 함께 긴 여정을 떠났다. 그들이 뉴욕 웨스트밀턴에서 이어지는 주말 집회에 참석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3개월 뒤인 1851년 9월 19~21일, 웨스트밀턴에서 열린다고 홍보된 두 번째 집회가 있었다. 따라서 엘렌 화잇이 “밀턴 집회”에서 도지 부부와 함께 만났다고 기록하며 언급한 것이 어떤 밀턴 집회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❺ 유라이어 스미스의 누나 애니 레베카 스미스(당시 23세)가 <리뷰> 편집자로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유라이어는 나중에 <리뷰> 편집장이 되었다. 이 편지보다 한 달 전에 쓴 편지에서 엘렌 화잇은 애니 스미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그녀는 우리에게 필요 적절한 도움을 줍니다. 제임스와 함께 제대로 일하며 그에게 큰 도움을 줍니다. 우리는 신문 보내는 일을 그녀에게 맡기고 양 떼 사이로 더 많이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인터뷰
믿고
바라며
노래하라
독일어 찬미가가 새롭게 출간됐다.
<애드벤티스트 월드> 부편집인 제럴드 클링베일이 독일 하노버에 위치한 독일 북부연합회 총무인 프리드베르트 하르트만을 만나 찬미가 개편 과정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르트만이 책임을 맡은 위원회는 수년간 공을 들여 새 찬미가
음악은 예배와 교회 생활에 중요한 부분이죠. 독일과 스위스 교회는 1983년에 찬미가를 개편한 적이 있습니다. 찬미가를 개편하는 것이 왜 중요했을까요? 찬미가는 얼마나 자주 개편되며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2007년에 저희가 찬미가를 개편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여러 이유가 있었어요. 첫째, 기존 찬미가
결국 전통적인 찬미와 새로운 찬미가 동시에 포함된 찬미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더 큰 목적도 있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각 세대는 물론 심지어 다른 나라에서 독일과 스위스로 찾아온 성도를 위한 곡도 게재하여 각자 친숙한 찬미를 몇 개씩이라도 찾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지요. 통합적인 찬미가를 만들자는 것이죠.
찬미가 개편위원장을 맡으셨는데요. 과정이 얼마나 걸렸고 결과는 어땠나요?
2007년 10월 11일에 찬미가 개편위원회 첫 모임이 있었어요. 곧 두 가지 위원회를 통해 일하기로 했어요. 음악적인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와 신학적·언어학적인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예요. 기존 찬미가의 노래를 일일이 검토·평가했어요. 새 찬미가에 어울리는 곡을 찾기 위해 더 오래된 재림교회 찬미와 외국 찬미가도 검토했고 다양한 제안도 받았어요. 직접 작곡한 노래를 제출한 교우도 많았지요. 결과적으로 수천 곡이 모였어요. 모든 곡을 음악적·언어적·신학적으로 검토했어요. 새 찬미가에는 음악적·문학적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신학적으로 재림교회를 대변할 수 있는 곡을 넣고 싶었어요. 선택을 해야 했고 결국 694곡을 선정했어요.
두 위원회에서 전문 음악인, 성가 학자, 목회자, 독일어 학자, 평신도, 신학자, 교육자 등 22명이 활동했어요. 모두 독일과 스위스에 있는 교인들이지요.
저는 가족과 함께 새 찬미가를 곧잘 사용합니다. 옛 찬미가의 몇몇 곡이 그립기도 하지만 새로운 곡을 배우는 것도 즐거워요. 찬미가 선정에서 중요한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독일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있는 재림교인 누구라도 ‘자신만의’ 찬미를 찾을 수 있도록 통합적인 찬미가를 만들고 싶었어요. 새 찬미가는 찬양, 감사, 예배로 시작하여 이 땅의 사업을 이루시는 하나님으로 끝나는 8가지 대분류와 48가지 소분류로 구성되어 있어요. 우리의 삶과 믿음의 발자취에 관련된 주제 전부를 반영했어요. 할 수 있는 한 대분류마다 재림교회 전통이 담긴 오랜 찬미가부터 최근의 곡까지 담았어요. 이들 찬미를 찬미가에 나란히 수록했어요. 저도 구찬미가에서 소중하게 기억하는 곡들이 있어요. 하지만 선택은 개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두 위원회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에요.
새 찬미가 소개 후 반응은 어땠나요? 교우 모두가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반응이 다양했어요. 새 찬미가를 기다리는 교회가 많았지만 꺼리는 교회나 교인도 있었어요. 수십 년간 우리의 일부였던 것을 대체하기란 늘 어려운 일임을 깨달았죠. 익숙했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노래 그리고 낯선 제목과 일부 새로운 구성을 받아들이기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에요. 다행히 독일과 스위스의 재림교인 대다수는 새 찬미가를 즐겨 부르고 있어요. 새 찬미가에 대한 수요가 높아서 곧 재판을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새 찬미가를 정식으로 발표하고 설명하고 소개한 곳에서는 더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또 수십 년간 우리와 함께할) 찬미가를 널리 알려야겠어요. 여전히 구찬미가를 사용하는 교회도 있어요. 괜찮아요. 찬미가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니까요.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이지요. 우리의 믿음을 증언하기 위해 그리고 또 하나님을 경험하고 찬양을 통해 서로 간에 친교를 나누기 위해 노래하는 것이지요.
음악인과 성가 학자들은 어떻게 평가했나요?
전문가들은 새 찬미가를 환영했어요. 우리의 삶과 신앙 경험에 근거한 통합적인 접근과 주제 분류를 높이 평가했지요. 전통적인 찬미와 예배 노래가 나란히 배열된 것, 어린이 찬미와 외국어 찬양이 포함된 것, 노래뿐 아니라 예배를 위해 성경절과 제안들이 함께 수록된 것을 좋아했어요. 곡 대부분을 4부로 인쇄하고 기타와 키보드 연주를 위해 코드를 추가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사람들이 많아요. 오르간 연주자들이 젊은 풍의 노래를 연주할 때 힘들어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 곡 반주하는 법을 배우는 세미나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요.
새 찬미가 편찬을 계획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소개해 주세요. 어떤 점을 깨달았는지 그리고 이 일을 다시 한다면 전과 다르게 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요?
저희는 신학적·언어적 작업을 위한 위원회를 처음으로 도입했어요. 흔히 지금까지는 음악인들이 새 찬미가를 편찬했지요. 가사와 특히 바른 신학을 면밀히 살폈던 것이 보람 있었어요.
또 찬미가 편찬은 생각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새 찬미가를 편찬하려면 예정보다 더 일찍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찬미가 개편을 위해 22명이 머리를 맞댔어요. 다시 하게 된다면 더 적은 구성원으로 가능한 업무는 무엇인지도 고려해 보겠어요. 위원 전체가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을수록 시간은 더 오래 걸려요.
새 찬미가를 위한 추가 자료도 계획했지요. 예를 들자면 브라스밴드나 삼중창을 위한 추가 반주 등이요. 컴퓨터 어플도 생각해 보았어요. 그런데 여기에는 인적·재정적 자원이 필요해요. 계획을 실현하기에는 자원이 충분치 않았지요. 따라서 새 찬미가의 중요한 부가 자료는 처음부터 계획하고 예산을 세우라고 조언하고 싶네요. 다 하기가 불가능하다면 우선순위부터 정하세요. 저희는 그렇게 했고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은혜로 새 찬미로 노래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고 노래하는 가운데 친교의 경험을 누리게 되었답니다.
발문
할 수 있는 한 대분류마다 재림교회 전통이 담긴 오랜 찬미가부터 최근의 곡까지 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