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문
그날 아침의 기도가 기억난다. “하나님, 주님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도록 도와주세요. 성경 공부를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게 해 주세요.” 그해 여름에 집집 방문 전도를 시작했고 아르헨티나 남부 지방의 외딴 도시를 배정받았다. 유전, 아우성치는 바람, 사막처럼 황폐한 시골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또 아르헨티나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낮 12시, 네 번째 집 문을 두드렸지만 아직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못했다. 다섯 번째 집 문을 두드리고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마침내 한 남자가 문을 열었다. 건강에 관한 책에 관심을 보였지만, 내가 함께 기도할 수 있느냐고 하자 그는 머뭇거렸다. 아내가 독실한 신자인데 지금 집에 없다고 했다. 집안 사정이 어렵다는 말도 했다. 책을 살 돈이 없다는 것이다.
주요 성경 진리를 담은 소책자를 건네주었다. 책의 첫 장에는 내 이름과 전화번호가 있었다. 문 쪽으로 가니 성경이 펼쳐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기분 좋게 미소를 띠며 말했다. “성경이 있다니 반갑네요! 제가 성경 덕분에 목숨을 구했거든요.” 그 남자가 현관문을 닫았고 나는 다시 자갈투성이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 시간 후에 어느 여자가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고 자기 집으로 목사님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 여자는 성경에 관해 궁금한 문제를 설명해 줄 사람을 애타게 찾고 있었는데 보아 하니 어떤 아가씨가 전화번호가 적힌 책을 놓아두고 간 것 같다고 했다. 내가 바로 그 아가씨였다. 그 여자를 도울 수 있어 매우 기뻤다. 그날 아침에 드린 기도가 생각났다.
그 여자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함께 울었다. 하지만 눈물은 기쁨으로 변했다. 하나님이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평안을 느꼈다고 그녀가 말했다. 첫날에 그렇게 헤어지면서 그 여자는 이런 말을 전했다. “성경 때문에 목숨을 구했다는 말을 듣고 남편이 놀랐대요. 당신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 계속 궁금했다네요.”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가장 ‘꾸밈없이’ 하는 말을 활용하신다.
여름이 지나가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이제는 친구가 된 그 부부 집을 찾아갔다. 가장 좋아하는 책 <시대의 소망>과 <각 시대의 대쟁투>를 주기 위해서였다. 내외는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선물을 주었다. 그 여자는 판지로 작은 성경을 만들어 장식하고 이런 글귀를 적었다. “성경을 알게 해 줘서 고마워요.” 헤어질 때 그의 남편은 <각 시대의 대쟁투>를 손에 쥐었고 꼭 읽어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분명히 하나님의 말씀은 여전히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매이지 아니한다”(히 4:12; 딤후 2:9).
나처럼 매일 수백 명이 이러한 사역을 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수천 가지도 넘지만, 그중 상당수는 나중에 천국에 가서 듣게 될 것이다. 이 모두가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속에 있는 문을 두드리면서 시작되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대답했는가? 오늘 문을 두드린 적이 있는가?
카롤리나 라모스 아르헨티나 리베르타도르 산마르틴에 있는 리베르플라테 재림교회 대학에서 번역, 영어 교육, 음악 교육을 공부하고 있다. 선교에 열정적이며 어린이∙청소년 사역을 좋아한다.
“성경이 있다니 반갑네요! 제가 성경 덕분에 목숨을 구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