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의 오솔길
진짜인가 가짜인가?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자
G. T. 응
음주 운전은 심각한 범죄다. 차량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없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운전자까지 위험에 빠트리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기분 전환용 약물 복용 또는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다. 취한 정도는 주로 혈중알코올농도(BAC) 측정으로 알 수 있다. 정기적으로 경찰은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를 세워 음주 측정기로 BAC 정도를 측정한다.
다음은 음주 운전을 하려는 사람을 현장에서 붙잡기 위해 술집 밖에서 잠복근무한 적이 있는 한 경찰관이 들려준 이야기다. 자정이 지나자 한 남자가 만취한 모습으로 술집에서 나왔다. 그는 더듬거리며 차 열쇠를 찾으면서 주차장으로 향했고 자신의 차 앞에 주차된 다른 사람의 차량 대여섯 대의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는 사이 여러 손님이 술집에서 나와 각자의 차를 타고 떠났다.
그는 차 안에서도 스위치를 더듬거리며 브레이크, 전등, 와이퍼를 작동시켰다. 그러는 동안 더 많은 손님이 술집을 떠났고 결국 그의 차만 주차장에 남았다. 그는 마침내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경찰관은 그를 따라가 차를 세웠고 그에게 음주 측정기를 내밀었다. 하지만 측정 결과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관은 당황하며 투덜거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측정기가 고장이 나다니.”
그때 그 운전자가 씩 웃으며 말했다. “측정기에는 문제가 없을걸요. 제가 오늘 밤 미끼이거든요!”
미끼? 메리엄 웹스터사전에서는 이 단어의 뜻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미끼는 “남의 주의를 딴 데로 끌기 위해 이용되는 사람 혹은 사물”이다. 둘째, “남을 함정으로 유인하는 데 이용되는 사람이나 사물”1이다. 미끼란 흩뜨리고 속이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것이다. 이 두 가지 특성은 영적 미끼에 대해서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흩뜨리기
미끼의 첫 번째 목적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는 것이다. 위의 이야기에서 ‘그날 밤의 미끼’는 술에 취하지 않았으면서도 취한 것처럼 행동했다. 그의 임무는 경찰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 술에 취한 친구들이 들키지 않고 도망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영적 여정에서도 주의가 분산되기 쉽다. 가장 중요한 것을 희생하고 좋아 보이는 많은 것에 이끌릴 수 있다. 미끼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필요한 것을, 일시적인 것으로 영원한 것을 가린다. 지나친 소비로 인해 바른길에서 이탈하는 사람도 있다. “이생의 염려와 재물과 향락에 기운이 막혀” 있는 사람이 많다(눅 8:14). 또 목숨보다 더 중요해 보이는 하찮은 문제에 얽매인 사람도 있다. 혼란의 늪에 빠질 때까지 사소한 일에 집중하는 이도 있다. 기도, 성경 공부, 영적 훈련은 무시되고 일상생활의 분주함으로 영적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분요함이 없이” 주님을 섬기라고 권고했다(고전 7:35).
예수님은 동생 마리아에 비해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하다고 하셨다(눅 10:40). 그녀는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했다(41절). 반면에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귀담아들었다. 마르다는 덜 중요한 것들로 분주했다. “마르다는 잠시 후면 지나가 버릴 일에 대해 덜 염려하고 영원히 존속하는 일을 위해 더욱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2
더욱이 교회는 그리스도를 위해 세상을 쟁취하라는 진군 명령을 받았다(마 28:16~20). 우선적인 일을 먼저 해야 한다. 우리는 아버지의 사업을 맡아야 하고 딴 데 시선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속이기
미끼의 두 번째 목적은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다. 사냥꾼은 동물을 사정거리 안으로 유인하기 위해 보통 미끼를 이용한다. 오리 사냥꾼의 경우 실제 오리처럼 생긴 미끼를 이용한다. 이 미끼를 물에 띄우고 미리 녹음한 실제 오리 소리를 틀어서 다른 오리들을 유인하다. 상공의 오리들은 그 소리를 듣고 동료 오리가 자기들을 부른다고 여기며 가까이 날아와서 진짜처럼 생각되는 오리를 찾아낸다. 가짜 오리와 그 소리를 진짜라고 믿은 것이다. 오리들은 사냥꾼의 저녁 식사가 되고 만다.
이런 오리 사냥꾼처럼 사탄과 그의 사악한 천사들은 속임수의 덫을 놓고 유혹한다. 그들은 우리를 속여서 진짜 대신에 가짜를 받아들이게 한다. 영적 미끼는 실물과 너무나 흡사하기에 매우 위험하다. 그것들은 매혹적이고 최면을 걸듯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도 베드로는 인위적인 미끼에 의해 결코 영적으로 속지 않고 말려들지 않는 방법을 알려 준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과 강림하심을 너희에게 알게 한 것이 교묘히 만든 이야기를 따른 것이 아니요 우리는 그의 크신 위엄을 친히 본 자라”(벧후 1:16). 다음 장에서 베드로는 마지막 때 사탄이 어떤 미끼로 주의를 빼앗는지 설명하고 있다 (벧후 2:1~3).
사람들을 오도하는 거짓 교사와 거짓 그리스도에 대해 예수님도 경고하셨다(마 24:1~14). 베드로, 바울, 요한도 같은 경고를 반복했다(벧후 2~3장; 고후 11:13~15; 요일 2:18~27; 4:1~6). 그 매력적인 가르침은 하나님의 분명한 계명을 속이고 혼란스럽게 하고 반박하기 위해 고안된 미끼에 불과하다(딤전 4:1~5; 딤후 4:3~4; 막 7:5~13).
사탄과 그의 천사들은 탁월한 미끼들이다. 그들은 심지어 “택하신 자들”도 속이고 미혹한다(마 24:24). 우리는 사탄의 계획을 알아야 하고 약점 잡히지 말아야 하며 영적 시험에 들지 말아야 한다. 가짜와 진짜는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 미끼는 오리처럼 보이고 오리의 소리처럼 들리지만 결코 진짜가 아니다. “성경의 진리로 마음을 견고히 방어한 자 외에는 아무도 최후의 대쟁투를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엘렌 화잇은 말했다.3 “성경을 부지런히 연구한 사람만이…온 세계를 사로잡는 그 강력한 미혹에서 보호받게 될 것이다.”4
여기에 좋은 소식이 있다. 우리가 매일 하나님 말씀 안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면 하나님의 성령께서는 진짜와 가짜의 차이, 본질적인 것과 부차적인 것의 차이, 선교와 무관심의 차이를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신다.
G. T. 응 싱가포르 출신이며 대총회 총무이다.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서 아내 아이비와 함께 살고 있다.
사람들을 오도하는 거짓 교사와 거짓 그리스도에 대해 예수님도 경고하셨다.
1 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decoy
2 엘렌 G. 화잇, <시대의 소망 > 525
3 엘렌 G. 화잇, <각 시대의 대쟁투> 593~594
4 앞의 책, 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