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들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세요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휴식을 취할 것인지 아니면 전도회에 합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집에 내려가서 가족과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전도회 실습 과정도 마쳐야 했다. 인도 스파이서 재림교회 대학에 다니면서 ‘살아 있는 샘’이라는 학생 선교 단체에 가입했는데 이 단체에서 계획한 하계 선교봉사대에 관심이 갔다.
선교 여행 계획을 마친 뒤 각자 잔디 깎기, 학교 행사 도우미, 기타 소소한 일자리를 찾아 기금 마련에 나섰다. 그다음 몇 주 동안은 모여서 기도하고 노래를 연습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했다. 마침내 출발했고 사흘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인도 동남부 메갈라야에 있는 작은 마을 라이트링규에 14일간 머물 예정이었다. 전도회 장소는 작았고 조명도 어두웠다. 길 아래쪽에 우뚝 솟은 천주교 성당과 비교하면 특히 더 그랬다. 전단지를 배포하고 음향 기기와 무대 설비를 준비했다. 처음 며칠 동안 찾아온 사람은 얼마 없었다. 다른 날에는 비가 세차게 쏟아부어 사람들이 올 수가 없었다. 2주 뒤 그 지역 목회자와 성경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세 명이었다.
그래도 여름성경학교는 이야기가 달랐다. 처음에는 얼마 안 되는 아이들로 시작했지만 2주 뒤에는 성경학교에 오는 아이들이 95명이나 되었다. 아이들은 노래, 색칠 놀이, 성경 이야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나에게 가장 인상 깊은 경험은 부산했던 전도회나 성경학교가 아니라 그 마을에서 유일한 재림교인 가정과 지낸 시간이었다. 그 가족의 아버지는 석탄 광산에서 일했고 아내는 아이 다섯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그 집에서 집안일을 돕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가족들은 우리와 만나 기뻐했고 매일 두 번 근사한 식사를 즐겼다. 큰딸은 집안일에서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작은 일에도 기쁨이 있었다. 삶을 나누고 서로의 믿음을 북돋우며 우리는 은혜를 얻었다.
물을 길어 오려면 먼 길을 가야 했고 아궁이의 연기에 눈이 매웠고 짧은 밤에 바람이 휘몰아치면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웃는 얼굴, 음식을 나누는 기쁨,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믿음 앞에서 그런 문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돌아올 때 얼굴이 더 까맣게 그을리고 살이 더 빠졌을지 몰라도 그 경험으로 우리는 부유해졌다.
우리와 비슷한 활동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하나님의 역사를 본다. 다른 사람을 복되게 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그분은 소중히 여기신다. 우리의 삶 그리고 우리가 섬기고 도왔던 이들의 삶을 하나님께서 어루만지신다. 주변의 세상을 위해 더 효과적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우리를 준비시키신다.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 궁금하다.
비어시바 메이왈드 인도 타밀 나두 출신이며 필리핀 실랑 카비테의 재림교회 국제대학원(AIIAS) 신학과에서 신약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발문
돌아올 때 얼굴이 더 까맣게 그을리고 살이 더 빠졌을지 몰라도 그 경험으로 우리는 부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