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행을 위한 첫걸음
일본의 기독교 작가 엔도 슈사쿠는 일본 초기 기독교의 피로 얼룩진 선교 이야기를 다룬 작품 <침묵>을 발표하여 문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수 세기 동안 일본은 ‘선교사의 무덤’이었다. 일본 재림교회 또한 지난 102년간 신토, 불교, 서구 물질주의와 세속화의 암흑 속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몸부림쳐 왔다.
시마다 마스미 일본연합회장이 재림교인의 감소 추세를 뒤집어 놓자고 일본 교회 지도자들과 목회자들에게 호소한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의 부모님을 포함한 선교사들이 일본의 도시와 촌락에 교회와 복음 전도 센터를 세우던 시절은 오래전에 지나갔다. 선교사들이 떠난 뒤 서구적이라고 여겨지는 공중 전도회 대신 현지에 더 어울리는 방법에 눈길이 갔다. 그러나 교회가 세 천사의 기별을 대대적으로 선포하지 않으면 교인 수가 더욱 감소한다는 사실을 세계 교회는 나중에 깨달았다.
지난 1월, 시마다 목사가 5월 한 달 동안 163곳에서 전례 없는 전도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할 때 나는 그 말을 주의 깊게 들었다. 내가 강사로 복음을 전하게 된 곳은 도쿄 외곽의 일본 삼육대학이다. 일본 삼육대학 재학생 201명 중 70퍼센트는 비기독교인이다.
그것은 대단한 도전이었다. 그래서 나는 앤드루스대학 파이오니어 메모리얼 교회의 교우들에게 ‘떠오르는 태양의 나라’ 일본을 위해 25일 동안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침저녁 전도회가 진행되는 동안 일본 삼육대학에서도 기도 용사 30명이 전화로 기도회를 진행하면서 강사와 전도회를 위해 밤낮으로 기도했다.
비기독교인 학생 140명에게 성경의 귀중한 진리를 전하기 위한 11번의 집회, 이것은 급속하게 세속화되는 세상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교회가 직면하는 도전 그 자체였다. 일본인들은 이른바 ‘와(和)’라는 개념에 자부심을 지닌다. 이것은 사회와 문화 모두에서 관계의 조화를 이룬다는 신성한 가치이다. 그래서 매 시간 나와 통역자는 ‘만물의 창시자께서 나를 사랑하고 기다리신다.’라는 주제 아래 관계적 가치를 계속 구현해 나갔다(신학과 다다시 야마기가 대부분 통역했다.). 이것은 복음에 담겨 있는 진리이다.
일본인의 마음에는 신토와 불교 혼합주의의 영향으로 신들 그리고 사후 세계에 존재하는 조상신에 대한 두려움이 산재해 있다. 우리의 사명은 곧 오시는 예수님의 삶·죽음·부활에서 나타나는 눈부신 대조를 그들에게 제시하여 그 어두운 두려움에 맞서게 하는 것이다.
집회마다 우리는 청중에게 결심카드를 작성하도록 부탁했다. 전도회가 마친 뒤 대학교회의 고켄 곤도 목사는 27명이 예수님을 믿고 침례를 받기로 결심했다고 알려 주었다(그중 이름을 적지 않은 학생이 많았다). 비기독교 국가인 일본에서 무명으로 결심을 나타냈다는 것은 침례 받기에 앞서 수반되는 성경 공부와 교회 출석이라는 긴 여행의 결정적인 첫걸음이다.
그럼에도 성경은 예수님 그리고 일본에 대해 이렇게 약속하고 있다.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마 4:16). 그래서 나는 언젠가 일본이 진정 ‘떠오르는 아들’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드와이트 K. 넬슨 부모가 일본에서 선교사로 봉사하던 기간에 일본에서 태어났다. 14년 동안 일본에서 지내 일본어가 유창하다. 현재 앤드루스대학 파이오니어 메모리얼 교회 담임목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