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의 오솔길
연단하는 불
줄리 기르기스
어려움에 부딪히면 우리는 좌절하곤 한다.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심지어 하나님께도 화를 낸다. 우리는 종종 희생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기 의심과 절망이 소리 없이 찾아온다. 우리는 난관을 헤쳐 나가는 데 서툴다. 이는 내면의 힘과 강한 결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한다. 그래도 그 문제들에 맞서 싸운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사람의 중심을 드러내는 것은 번영이 아니라 고난이다. 고통은 무의미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 삶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그 아픔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시련 속에 숨은 하나님의 뜻
야고보는 말한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2~4). 야고보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시련을 영적으로 성숙할 기회로 보았거나 둘 중 하나다. 시련의 경험에서 오는 벅찬 기쁨은 의아스럽고 심지어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들린다.
‘숙고한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 헤아리는 것, 무언가를 재고, 사실들을 견주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에 이끌린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외적 증거에서 오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판단을 보여 준다. 힘겨운 시련에 직면할 때 나쁜 감정이 강하게 몰려오지만 일단 그것들이 수그러지면 우리는 그 시련을 성경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야고보는 시련의 목적이 “우리 믿음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시험’이란 하나님께서 우리를 시련에 빠뜨려 믿음이 괜찮은지를 검사하신다는 뜻이 아니라 금속을 정련하는 데 사용하는 말이다. 정련을 통해 금속은 더 강하고 순도가 높아진다.
시련을 겪으면서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발휘하고 그 과정에서 그분이 믿을 만한 분임을 깨닫는다.
시련을 겪는 동안 느끼는 성경적 기쁨은 타고난 낙천주의나 긍정적 사고를 넘어선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과 그분의 약속 안에서 경험하는 희망의 기쁨이다. 고통을 극복하는 법을 아는 것은 품성 계발의 중요한 부분이다. 시련은 다양한 형태로 오지만 그것이 어떤 것이든지 간에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으로 승리를 경험할 수 있다. 이 구절은 시련을 적이 아니라 친구로 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겪을 시련을 선택하시고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헤쳐 나갈지를 선택한다. 삶의 여정에서 시련이 우리의 신앙을 시험할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시련은 지나가는 경험들이다. 힘겨운 시기가 찾아오지만 계속 머물러 있지는 않는다. 시련은 정결케 하는 경험이다. 시련을 견디면서 자신이 꼴 지어진다. “너희 믿음의 확실함은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할 것이니라”(벧전 1:7).
“하늘의 하나님께 더 가까이 이르고 그분의 뜻에 복종하며 의의 헌물을 드릴 수 있으려면 시련은 필수적”이라고 엘렌 화잇은 진술한다. “주님은 자기 자녀를 같은 곳으로 거듭 데려와 점점 세게 누르면서 마음이 완전한 겸손으로 채워지고 성품이 변화되게 하신다. 그러면 그들은 자아를 이기고 그리스도와 하늘의 성령과 하나가 되다. 하나님의 백성은 고통 없이 순결해질 수 없다. …그분은 하나의 불에서 또 하나의 불로 우리를 이끌면서 우리의 참된 가치를 연단하신다.”*
신약과 구약 모두에서 금과 은의 연단은 고통스런 시련을 통한 하나님의 연단 작업에 종종 비유된다. 이 인상적인 예증에서 고통 너머의 목적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성품을 그리스도와 같게 하는 것이다. 분명 우리는 그리스도와 같은 품성을 단번에 계발할 수 없다. 품성은 특히 맹렬한 시련 속에서 서서히 형성된다.
정련공의 불
다음은 정련 과정으로 설명하는 6가지 영적 개념이다.
1단계 부수기: 성경 시대에 정련공은 주석, 구리, 아연 등 흔한 광물로 싸여 있는 광석을 깨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이 암석에는 귀금속이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가치 있는 금속을 열에 노출시키려면 암석을 깨야 한다. 주님은 우리에게 자신의 완전한 계획을 알려 주신다. 불로 정련되어야 할 거친 원석이다.
2단계 도가니: 깨지고 부서진 원석을 정련공은 고온을 견딜 수 있는 내열성 도가니에 넣어 다른 금속에 오염되지 않도록 용광로에 놓는다. 용광로가 도가니 속의 은을 정제하듯이 우리의 정련공이신 하나님은 열을 사용하여 우리의 마음을 정결케 하시고 우리의 품성을 깨끗하게 하신다.
3단계 찌끼: 정련공의 세심한 관찰 아래 원석이 도가니에서 녹으면서 표면에 ‘찌끼’라고 하는 불순물 층이 생긴다. 찌끼란 우리가 하나님께서 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할 때 이를 방해하는 것들을 의미한다.
4단계 열: 열이 가해질 때 정련공은 열심히 불순물을 걷어 낸다. 끓어오르는 용광로는 불순물을 표면으로 떠오르게 한다. 특정 온도에서 특정 불순물이 나오는 것이다.
5단계 연단: 정련공이 고도의 기술과 침착성으로 찌기를 제거할수록 반짝이는 금과 빛나는 은의 순도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진다. 그는 표면의 반사도를 조사하면서 상태를 확인한다. 찌끼가 많이 제거될수록 매끄럽게 반사된다. 우리를 연단하시는 하나님은 정련 과정을 지켜보신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10).
6단계 반사: 반사면이 매끄러울 때 이 과정이 완료된다. 마침내 은은 최고의 순도를 얻는다. 우리에게 ‘시련의 용광로’를 허용하시는 정련공의 사랑 어린 목적이 거기에 있다. 시련으로 우리 품성을 깨끗게 하시고 마음을 정결케 하시도록 그분께 자신을 맡길 때 우리는 ‘빛나는 희망’을 발견한다.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너를 연단하였으나 은처럼 하지 아니하고 너를 고난의 풀무 불에서 택하였노라”(사 48:10).
그 열은 우리를 멸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를 그리스도의 품성으로 인도하려는 것이다.
우리가 압력 속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기 전까지는 우리 품성의 깊이를 알 수 없다. 힘든 시간을 통해 우리는 인내를 배운다.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을 여유롭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때 그것은 처음 봤을 때와 다르게 여겨진다. 걸림돌이 아니라 사실은 새로운 경험으로 향하게 하는 디딤돌인 것이다.
줄리 기르기스 프리랜서 작가이며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다.
*Ellen G. White,
발문
품성은 특히 맹렬한 시련 속에서 서서히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