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게
성경은 하나님의 남은 백성에게 언제나 관심의 초점이었다.
하나님은 각 시대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분과 그분의 말씀에 충실하게 머무는 남은 자들을 두셨다. 예를 들면 홍수 이전의 타락한 세상에서 노아와 그의 가족은 하나님의 명령이 불합리하고 실현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분의 말씀을 믿고 순종했다(창 6:1~9:29; 히 11:7). 아합 왕과 이교도 왕비 이세벨이 이스라엘을 심각한 우상 숭배로 이끌었을 때도 엘리야, 엘리사 그리고 다른 7천 명은 바알에게 절하지 않고 하나님 편에 섰다(왕상 16~19장). 바벨론 왕궁에서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는 가장 혹독한 사회적·정치적 압박의 환경에서도 하나님께 대한 충절을 지켰다(단 1:1~21; 3:1~30; 6:1~28). 히브리서 11장에도 충성을 보여 주는 고무적인 여러 사례가 있다.
예수님도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복종하셨다(빌 2:8; 마 26:39, 42, 44). 그분의 초기 제자들과 이후의 추종자들은 그들의 주와 가르침을 배반하기보다 차라리 죽기를 선택했다. 그런데 중세 시대에 가톨릭의 고위 성직 계급은 백성의 손에서 성경을 제거했고 그 가르침을 성경 외의 전통에 순응시켰다. 그러나 존 위클리프, 얀 후스, 프라하의 제롬, 왈덴스인 등 용감한 종교 개혁의 선구자들은 그리스도의 지상권과 성경의 독점적인 권위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권위를 새롭게 강조했던 개신교의 등장을 위해 길을 닦았다.
종교 개혁
16세기의 종교 개혁은 우선 무엇보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권위를 흔들고 성경으로 하여금 모든 신자에게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게 했던 일종의 해석학적인 개혁이었다. 성경은 ‘솔라 스크립투라(sola scriptura, 성경의 배타성)’와 ‘토타 스크립투라(tota scriptura, 성경의 전체성)’라는 원칙을 통해서 그것의 중심적인 지위를 회복했다. 그러나 루터, 츠빙글리, 칼뱅과 같은 관료적 종교 개혁자들은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는 구원’(엡 2:8~10)을 넘어, 사도 이후 시대에 모호해진 성경의 다른 주요 교리의 회복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개혁자들은 언젠가 더 철저한 교리의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경 해석학의 초석을 다져 놓았다.1
종교 개혁은 한때 발생한 일회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항상 개혁해 가는 개혁 교회”2라는 근사한 표현처럼 오류를 제거해 가고 성경의 교훈에 더 근접해 가기 위한 지속적인 과정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속적인 종교 개혁이라는 개념은 성경의 이해를 교회론적 신조의 권위에 결속시키려는 종교 개혁 이후 시대의 경향에 따라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성경의 권위를 다시 강조하고 그것의 중요한 교훈들을 찾는 새로운 회복 운동이 일어났다. 개신 교회 대부분이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의 원칙에는 동의했지만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처럼 ‘전체 성경(tota scriptura)’을 진지하게 취급하는 현대의 종교 개혁 운동은 없었다.
재림교회의 종교 개혁
초기 재림 신앙은 교회의 조직으로 귀결된 일종의 예언적인 운동이었다고 우리는 흔히 말한다. 교회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분명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해석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재림 신앙은 개신교의 해석학 원칙들을 사용해서 그것들을 더욱 일관성 있고 더욱 광범위하게 성경에 적용했던 19세기판 종교 개혁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재림 신앙에 의해 재발견된 몇 가지 중요한 성경의 가르침들은 견고한 진리의 체계에 통합되었다.3 엘렌 G. 화잇에 따르면 “사도 시대 이래로 모든 위대한 종교 운동 중에서 1844년 가을의 재림 운동만큼 인간적인 결함과 사탄의 간계에서 벗어난 운동은 없었다.”4
1894년 엘렌 G. 화잇은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이 시대를 위한 진리는 그 윤곽의 폭이 넓고 광범위하며 여러 교리를 포괄하고 있는데 그 교리들은 따로, 즉 거의 분리되지 않은 채 금사슬로 연결되어 있어서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나의 완전체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가 성경을 통해 증언하는 진리들은 하나님의 보좌처럼 확고부동하다.”5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확신을 핑계로 성경의 진리를 탐구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더 이상 찾아야 할 진리가 없고 우리의 성경 주석에는 오류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취할 명분은 누구에게도 없다.”6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하나님의 남은 백성은 항상 그분과 그분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마 4:4)에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는 특징이 있었다. 물론 마지막 때에도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성경, 오직 성경만을 모든 교리의 표준과 온갖 개혁의 기초로 삼는 백성”7을 두실 것이다(계 12:17; 14:12). 진리의 탐구는 끝없는 과정이므로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이란 이미 배운 말씀의 빛을 따르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빛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우리는 단언할 수 있다.
1 Alberto R.Timm, “Historical Background of Adventist Biblical Interpretation,” in George W. Reid, ed.,
2 Edward A.Dowey, “Always to Be Reformed,” in John C. Purdy, ed.,
3 참조. Alberto R. Timm,
4 엘렌 G. 화잇, <각 시대의 대쟁투> p. 401
5 엘렌 G. 화잇, <가려 뽑은 기별 2권> p. 87
6 Ellen G. White,
7 엘렌 G. 화잇, <각 시대의 대쟁투> p. 595
알베르토 R. 팀 브라질 태생이며 현재 엘렌 G. 화잇 유산관리소 부소장이다.
발문
16세기 종교 개혁은 먼저 무엇보다 일종의 해석학적인 개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