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의 크리스마스
“사람들을 교회로 데려오려고 많은 시간 공을 들였죠.” 데일 목사가 말을 시작했다. “아주 조금 성공했다고 할까요. 우리가 자신들의 전통을 없애려 한다며 화를 내고 두려워해요. 전도회를 개최해서 몇 분이 침례를 받았지만, 대부분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아요.”
데일 목사의 얼굴에 슬픈 기색이 비쳤다. 오랫동안 선교사로 사역해 온 그에게 물었다. 사역 현장인 파푸아뉴기니 열대 우림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생명을 가져다줄 방법을 찾았는지.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그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일하면 좋을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중에 교회 청년 지도자들을 위한 연례 훈련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얼마 뒤 저희는 모든 것을 뒤집어 보기로 했죠. 사람들이 교회에 올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우리가 교회를 사람들에게로 가져가기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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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의 일환으로 젊은이 다수는 만약 교회가 벽이나 좌석, 창문이 없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기 시작했다. 귀, 눈, 손, 발 그리고 마음이 있는 교회라면 어떤 모습일까? 예수님과 제자들은 교회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져갔는지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연구했다. 재림교회 선구자 엘렌 화잇의 저서 <치료봉사> 마지막 장에 담겨 있는 제자도의 원리를 살펴보았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요.” 데일 목사님이 말했다. “‘복음을 위한 가장 강력한 논증은 상냥하고 친절한 그리스도인이다.’*라는 구절이에요. 그 대목을 읽고 친절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더 나은 방법들을 생각해 보았어요.”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과 결혼·성년·출산 등 인생의 큰 전환기를 맞는 이들을 돕기 위한 멋진 프로그램을 뉴기니 청년들이 개발했다. 훈련의 일환으로 젊은이들은 지역사회에서 실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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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여러 명이 “몸이 아파 죽을 지경인”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는 거동이 불편했고 집과 마당은 손질이 필요했다. 친구뿐 아니라 음식도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우호적이지 않았다. 사실 그는 재림교인을 멸시했고 자신의 마을에서 실행하는 워크숍을 막으려고 무척 애를 썼다. 염탐꾼들까지 보내 캠프 주변을 살피게 하고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보고를 받았다.
데일 목사는 그때를 회상했다. “수업 시간에 돌아온 청년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았다는 말도 하지 못했어요. 그 사람을 돕는 게 두려웠던 거죠. 그의 집으로 청년들이 돌아가는 데 상당한 격려가 필요했어요.”
청년 하나가 그에게 정중하게 인사한 뒤 용기를 내어 한 발 다가가 자기들은 지역 주민을 돕도록 훈련을 받았노라고 설명했다.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듣고 나서 배운 것을 실천해 보려고 찾아왔고 하루 온종일 함께 지내며 필요한 일을 도와주고 싶다고도 이야기했다.
“하루 종일 나를 도와주겠다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그가 물었다.
“그럼요.” 청년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괜찮으세요?”
놀라운 표정으로 그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이튿날 아침, 청년 17명은 낫, 갈퀴, 도끼, 삽, 걸레, 비누로 무장하고 어르신의 집을 다시 찾았다. 여러 날 먹을 수 있는 맛있고 영양가 높은 음식도 가져왔다. 한 팀은 풀과 낙엽을 긁어모으며 집 밖을 청소했고, 다른 팀은 집 안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옷가지들도 손으로 세탁하여 밖에 널었다.
건장한 남청년들이 환자를 냇가로 데려가 씻기는 동안 몇몇 여청년들은 맛있는 식사를 준비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눕던 매트도 깨끗이 청소했다.
강가에서는 노래를 부르고 웃으며 새 친구를 빈틈없이 깨끗이 씻겨 주었다. 비누와 시원한 물을 아끼지 않고 세심한 손놀림과 따뜻한 마음으로 머리, 몸, 손톱까지 손질해 주었다. 최고의 목욕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맛있는 식사가 깨끗한 접시에 차려져 있었다.
어르신은 감동에 휩싸였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청년들은 유용한 허브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노래도 불러 주고 성경의 약속들을 전하며 하나님께 도움과 치유를 구하도록 어르신을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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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잠잠해졌다. 누구도 이처럼 자신을 돌보아 줄 사람이 없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아무런 계산도 하지 않고 돌봐 준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집을 청소해 주고 씻겨 주고 장작을 패 주고 여러 날 먹을 음식을 가져다주고 자신을 위해 요리를 해 준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노래와 기도, 그 모든 것을 값없이 해 주다니!
눈물을 흘리며 그는 청년들에게 말했다. “오늘 여러분이 나를 위해 해 준 것을 우리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몰라요. 하지만 그들도 알아야 해요. 나 같은 사람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알아야 해. 여러분을 훈련하시는 분께 우리가 땅을 주겠다고 말해 주세요. 여러분이 한 것을 우리 젊은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영구적인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해요!”
그날 저녁 수업 시간, 청년들은 마을에서 어르신과 있었던 경험들을 나누고 또 나누었다.
“‘친절하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깨달았어요.” 한 청년이 말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잊고 다른 사람의 필요에 깊이 빠져드는 것이죠. 불친절한 사람의 머리를 감겨 주고 옷을 세탁해 주는 것이고 사람들이 슬퍼하는 곳에서 행복한 노래를 불러 주는 것이죠. 심지어 우리를 해하려는 매우 불쾌한 사람들도 사랑하기로 선택하는 것이고요.”
몇 주일 후 그 어르신이 평신도 목회자 한 명에게로 걸어와 말했다. “침례를 받고 싶어요!”
“하지만 저희와 침례 공부도 해 본 적이 없으시잖아요.” 평신도 목회자가 말했다. “교회에도 와 보신 적이 없는데 무슨 사연으로 침례를 받고 싶으신가요?”
“일전에 내가 아팠는데 여러분의 교회 청년 중 한 명이 저를 보았어요. 그리고 청년들이 저의 집과 마당을 청소해 주고 장작을 패 주었어요. 저를 위해 요리도 해 주고 냇가에 가서 저를 깨끗이 씻겨 주었지요. 그것이 기독교라면, 저는 그것을 원해요!”
*엘렌 G. 화잇, <치료봉사> 470
딕 더크슨 목사이자 이야기꾼이며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산다. 사람들에게 ‘은혜의 배달꾼’으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