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믿음
레바논의 난민
세계 선교의 현장
어렸을 때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몇 년 산 적이 있다. 그 뒤 35년 동안 방문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다 지루한 전쟁이 끝난 지역에서 재림교회가 재개한 사역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 선교 모임차 베이루트에 가게 되었다.
긍정적으로 변한 부분이 많았다. 불타 버린 차량, 탄흔이 남아 있는 건물, 박격포 포탄 자국은 사라졌다. 창문에는 진짜 유리가 달렸고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지도 않았다. 밤은 고요했다. 드르륵거리는 기관총 소리, 로켓탄 폭발음 대신 자동차 소리와 공사하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부정적인 면에서 보면 레바논과 중동의 재림교회 사역은 다시 시작하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레바논에 있던 재림교인 대부분은 전쟁 통에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고 몇 안 되는 수가 남아 전후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
위기
시리아에 접한 레바논은 현재 시리아 내전과 더불어 난민 문제를 겪고 있다. 베이루트의 전수조사 자료는 수년째 이용이 불가능하지만 최근 난민들이 두세 배로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집을 잃고 생명을 위해 도망쳐야 했던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위기이지만 복음의 좋은 소식을 완전히 반대하는 나라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재림교인들에게 기회이다. 내전이 끝나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때 복음을 지니고 갈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시간은 제한적이다.
레바논에 있는 몇 사람은 이 기회를 잘 사용하고 있다. 베이루트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중동대학 캠퍼스로 향했다. 행정관으로 걸어가는데 웃음 띤 난민 가족 수십 명이 열을 지어 나왔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여 작은 강당으로 들어섰다. 잠시 후 지역 재림교인들이 외국인 선교사들과 함께 모였고 난민들을 위해 최초로 개최되는 세미나에서 보고가 진행됐다.
세미나는 선교사, 글로벌 미션 개척자들이 기획했다. 난민들과 함께 일하는 그들은 난민들이 전쟁으로 겪는 우울증을 인식하고 그에 대해 세미나를 계획한 것이다. 난민들이 초청에 응할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놀랍게도 온 가족이 함께 와서 기꺼이 자신들의 어려움을 말했다. 세미나가 끝났기 때문에 나는 성령님의 인도를 신나게 소개하는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만족해야 했다.
현재의 상황은?
재림교인들은 난민 가족들과 일대일로 일하는 것 외에도 베이루트의 부르즈 하무드에 있는 재림교회 학습센터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 도시의 감화력 센터는 난민 어린이들을 위해 영어와 아랍어로 무료 수업을 제공한다.
아파트 건물의 꼭대기에 위치한 센터를 둘러보았다. 어린이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직원 예배 후 계단통에서 아이들 목소리가 들렸다. 계단을 타고 신나게 올라오는 아이들이 교실 대신 옥상으로 몰려왔다. 교사들이 문에 서서 손을 맞받아치며 인사를 건넸고 아이들은 차광막 아래로 모였다. 학년별로 줄을 선 어린이들이 ‘좋으신 하나님’을 힘차게 부르고 기도한 뒤, 교실로 흩어졌다. 진짜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은 행운이었고 아이들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현재 시설로는 학생 약 80명만을 수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기자가 많았다.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들이 아니라서 학교가 재림교회의 교리를 가르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어느 교사가 대답했다. “저희는 전적으로 열린 교육을 실시해요. 싫으면 오지 않아도 돼요. 빈자리를 채우려고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아요.” 모든 수업은 성경에 기초한다. 예를 들면 1학년 학생에게 1에서 7까지 숫자를 가르칠 때 교사들은 창조 이야기를 활용한다.
난민들은 영어 교육을 커다란 특권으로 여긴다. 영어의 습득이 더 나은 삶의 열쇠라고 보기 때문에다. 한편 완전히 까막눈인 가족도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본국에서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모국어인 아랍어도 읽고 쓰게 한다.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재림교회 학습센터 프로젝트는 알렉시스 허드-샤이어스 같은 헌신적인 지도자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허드-샤이어스는 프로그램의 초석을 놓았고 현재까지 매일 꿋꿋하게 유지하고 있다. 다른 곳으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지만 이사를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현재 학교 건물은 1년 안에 철거되고 새 건물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베이루트의 물가는 싸지 않다. 허드-샤이어스는 이사하는 데만 거의 10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어림잡는다. 자금을 모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저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요.” 허드-샤이어스는 확신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도하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준비해 주실 거니까요.”
늘 재정이 문제이지만 중동·북아프리카연합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기꺼이 돕고자 하는 사람의 부족이다. 이 지역에서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그 기회를 이용하는 사람은 적다. 아랍어를 배울 수 있고 난민들과 함께 기꺼이 일하고 다양한 그룹에서 가정 교회들을 시작할 뿐 아니라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가르칠 준비가 된 헌신적인 재림교인이 절실하다.
세계 선교에 관하여 더 많은 내용을 다음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www.adventistmission.org/global-mission
제프 스코긴스 대총회 본부의 세계선교부장이다.
캡션
25-1
1981년, 베이루트 국제학교와 중동·북아프리카연합회 사무실 담장 바로 바깥에서 로켓 공격으로 차량 2대가 완파됐다. 당시 학교와 사무실은 나이로비로 이전한 상태였다.
25-2
재림교회 학습센터 학생들은 아침에 등교하면 가장 먼저 옥상에 모여 찬양과 기도를 드린 뒤 교실로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