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친구를 사귄 예수님
“정말 거기서 목사님을 만날 거야? 술집이나 다름없는 곳인데?”
어리둥절해진 경비원이 정말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 구내의 ‘더 조인트’에 목사님을 만나러 간다고 하면 누구라도 곧이 듣지 않을 것이다. 조인트는 야외에 둥근 탁자가 여러 개 놓여 있는 쉼터로 학생들의 사교 장소이다. 처음에는 식당이었지만 점차 방종과 술과 마약의 장소로 널리 인식됐다. “주님, 오늘 저희를 통해 영광 받으소서.” 케냐와 다른 국가에서 온 유학생 7만여 명이 살고 있는 복작거리는 대학 캠퍼스를 차를 몰고 가면서 기도했다. ‘저 학생들에게 주님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주님의 사랑을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까요?’
나를 비롯해서 가장 친한 친구와 목회자 두 명, 외국인 선교사로 이루어진 성경공부반은 조인트에서 매주 모이기로 했다. 제자도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안일하게 살지 말고 우리가 생각하는 주님의 부르심을 따르기로 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를 베풀고”(마 28:19)가 우리에게는 주제 성경 구절이었고, “가자!”라는 명령이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말이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제자들이 미지의 세계로 용감하게 나아가 ‘세속적인’ 사마리아와 세상 끝을 비롯하여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리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다. 우리에게 사마리아와 같은 곳이 어디인지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우리는 여러 탁자 가운데 하나에 앉아 서로 어울려 놀고 있는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배경에 음악이 깔리고 깨진 맥주병이 바닥을 뒹굴었다. 마리화나 냄새도 심하게 났다. 참 대단한 곳이군! 우리는 주님께 기도하면서 주님을 필요로 하지만 정작 주님을 모르는 이 학생 사회에서 주님을 증거 하고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채드와 브라이언이라는 두 대학생이 우리와 같은 탁자에 앉았다. 우리는 학업과 대학 생활을 주제로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채드는 말쑥하고 말을 거침없이 잘하는 청년으로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 장본인이다. 브라이언은 온몸이 문신으로 덮이고 레게 머리가 충혈된 눈 위로 내려와 있었는데 대화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더니 조금 뒤 자리를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채드와 영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채드는 재림교인 집안 출신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는 몇 년 전부터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해 주자 채드의 눈이 빛났다. 갈보리 언덕에서 흘린 그리스도의 피는 틀림없이 누구라도 다 구원할 수 있다. 구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람은 없다. 채드는 우리가 하는 말 하나하나를 다 받아들였다. 대화가 끝날 때 채드는 이러한 진리를 친구들에게도 말해서 다음 주 성경공부반에 친구들을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세속적인 학생들의 모임 한가운데서 하나님이 활동하고 계셨다.
그날 밤 집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가장 가능성이 없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사역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그런 가운데서 우리에게 주어진 지상 대명령은 ‘교회’에서 안락하게 머물지 않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담대히 나아가라는 부르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수님도 세리와 창녀, 죄인들과 사귀셨다. 오직 그들의 영혼을 되찾아 영생을 누리게 해 주기 위한 목적밖에 없었다. 예수님은 왜 종교 지도자들이 경악할 정도로 그렇게 ‘나쁜’ 사람들을 친구로 삼으셨을까? 그분은 잃어버린 자들에게 마음을 두셨다. 하늘이라는 안락한 곳을 떠나 잃어버린 자를 자신의 제자로 변모시키셨다.
이 일을 위해 예수께서는 오늘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
프레더릭 키마니 의학박사이며 케냐 나이로비에서 고문 의사로 일하고 있다. 음악으로 젊은이들을 하나님께 이끄는 데 헌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