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꾸러미
어제일리어 자매의 장례식
결혼한 적이 없고 늘 혼자였던 어제일리어 자매는 자신의 작은 가게 위, 작고 사랑스러운 방에 살았다. 가게는 먼 거리를 걸어 큰 시장에 가지 않고도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작은 물건들로 채워져 있었다. 사람들은 어제일리어 자매의 집을 항상 변화시키는 사랑의 분위기로 가득한 ‘안전한 장소’로 알고 지냈다.
그녀의 장례식 날, 목사님은 문상객들이 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수십 년 동안 성도들의 발길로 닳고 깨진 오래된 계단을 따라 넓은 나무 문까지 인도하는 돌계단이 보였다. 까만 상복을 입고 하얀 장갑을 낀 집사님 두 분은 장례식장 자리가 미스 어제일리어에게 사랑을 받았던 사람들로 가득 찰 때까지 교우들과 조객의 자리를 안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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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줄은 음악 연주와 함께 입장할 특별한 이들을 위해 비워 두었다. 사람들은 혼자서 또는 친구들과 혹은 작은 아이들을 데리고 속속 도착하여 최대한 미스 어제일리어 가까이 자리를 잡았다.
미스 어제일리어가 예배 시간에 노래했던 찬미들을 찬양대가 능숙하게 불렀다. 좋은 친구를 잃은 슬픔에 떨리는 목소리로 교우들이 함께 찬양하니 벽을 뒤흔드는 노랫소리가 천장을 뚫고 하늘에 들릴 만큼 울려 퍼졌다.
오랜 찬양과 기도 그리고 다시 찬양이 끝나고 성령의 감동을 받은 목사님이 예복을 입고 강단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가장 가슴 아픈 소리를 들을 때가 되었다는 듯 장내가 숙연해졌다.
“그녀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목사님이 말씀을 시작했다. “고약한 암이 결국 우리에게서 어제일리어 자매를 데려가 버렸습니다. 육체적인 건강이 약해졌을 때도 어제일리어 자매의 사랑의 빛은 더 밝게 빛났습니다. 우리 모두 그리워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어제일리어 자매를 잘 알고 있습니다.” 목사님이 말씀을 계속했다. “그녀가 우리를 사랑했던 것처럼 우리 각자도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아멘.” “할렐루야.” 그리고 “예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교회에 가득했다.
“모두 아시다시피 어제일리어 자매는 늘 자녀를 얻고 싶어 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교회는 다시 한번 인정과 슬픔으로 일렁였다. 목사님은 팔을 들어 성도들을 잠잠케 했다.
“하지만!” 목사님이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미스 어제일리어는 누군가의 엄마가 되는 재능을 묻어 두지 않고 어린이 21명을 택하였습니다. 엄마가 없는 어린이 21명, 아빠가 없는 어린이 21명이었습니다. 도시 빈민가에 사는 어린이 21명이었습니다. 사랑이 필요한 어린이 21명이었습니다. 어제일리어 자매의 가정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배운 21명의 자녀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어머니의 사랑을 선물로 받은 21명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이자 미스 어제일리어의 자녀였습니다.”
목사님은 팔을 들어 맨 앞줄을 향해 손을 흔들며 특별한 손님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어제일리어 자매와 자녀 21명을 칭송하느라 잠잠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마침내 조용해지자, 목사님은 계속 말씀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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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식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어제일리어 자매의 자녀 21명 모두가 자신들의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새로울 것은 없었다. 미스 어제일리어가 이 자녀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자녀 20명이 이야기를 마치자, 목사님은 찬양대에게 다시 노래를 부르도록 손짓했다. 금색의 찬양복을 입은 찬양대는 마치 가브리엘 천사가 천사의 무리를 이끌고 와서 함께 노래하듯 찬양을 불렀다.
음악이 서서히 잦아들자, 어제일리어 자매의 가장 어린 스물한 번째 딸 신디가 일어섰다. 신디는 혼자 오지 않았다. 곁에 작은 소녀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저의 이름은 신디이고 어제일리어 여사의 스물한 번째 딸입니다.” 신디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제일리어 여사가 저를 발견한 곳은 대형 쓰레기 수집용기 뒤였습니다. 저는 큰 종이상자 안에 웅크리고 있었고, 그날 밤은 추웠습니다. 너무 추운 날이었습니다. 종이상자 안에서 혼자서 작은 여자아이를 막 낳았을 때였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몹시 두려웠습니다. 저는 헤로인이 약간 필요했습니다. 깨끗한 천과 물 그리고 기저귀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었습니다. 추위를 무릅쓰고 나가서 기저귀 살 돈을 줄 만한 사람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내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폭풍이 집을 넘어뜨리기 전과 같은 무서운 정적이 교회 안에 흘렀다.
“그때 어제일리어 여사가 저를 발견했습니다. 깨끗한 담요와 따뜻한 물을 가지고 온 것을 보고 제게 필요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딸, 나랑 같이 가자.’라고 말씀하시면서 저와 아기를 데리고 거리를 내려가 계단을 올라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집 안은 깨끗했고 제가 본 집 중 제일 아름다웠습니다. 따뜻한 물을 욕조에 채워 저와 아기를 씻기고 옷을 입힌 뒤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셨습니다. 우리를 보살피는 동안도 노래를 부르며 마치 대단히 가치 있는 사람처럼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신디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교회 안에 있던 모두가 울었고 모두가 어제일리어 자매의 확고한 사랑을 접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상기했다.
“시간이 좀 걸렸어요.” 신디가 마침내 이야기를 계속했다. “미스 어제일리어는 제가 마침내 헤로인을 극복하도록 도와주셨고 아기가 정상적이고 행복하며 건강한 소녀로 자라도록 매일 저와 함께했습니다.”
“제가 진짜 교육을 받도록 돕고 수업이 있을 때는 저의 딸을 돌보아 주셨습니다. 그분의 도움으로 이곳 마을에서 괜찮은 직업을 얻게 되었습니다. 매일 제게 예수님에 대해 가르쳐 주셨고 우리 교회 가족의 일부가 되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정말 어제일리어 여사에게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제일리어 여사의 딸 중 가장 행운이 많은 사람입니다. 제게 사랑을 보여 주셨고, 무엇보다 예수님을 보여 주셨습니다.”
교회에 기쁨이 넘쳤고 모두가 팔을 들어 찬양하며 “할렐루야!”를 외쳤다. 그리고 모두는 그 어느 때 불렀던 것보다 더 크게 ‘자비로운 주 하나님’을 찬양했다.
“어제일리어 자매에게 몸소 낳은 자녀는 없었습니다.”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하지만 어제일리어의 하늘 저택에는 가족이 넘쳐날 것입니다.”
“아~멘!”
딕 더크슨 목사이자 이야기꾼이며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산다. 사람들에게 ‘은혜의 배달꾼’으로 통한다.